1. 경제
[2465호] 2017.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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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강세장서 깨진 개미들을 위해 투자시장 고수 3인의 조언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 /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장중 기록이긴 하지만 지난 6월 29일 한때 코스피 지수가 2402.8포인트까지 치솟았다. 한국에 주식시장이 열린 이래 최고점이다. 4월 중순 이후 코스피 지수가 가파르게 오르며 5월과 6월 차례로 2300포인트와 2400포인트를 넘어서며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2016년 12월 29일 2026.46포인트이던 코스피 지수 종가 역시 6월 29일 2395.66포인트까지 상승했다. 6개월 만에 369.2포인트나 오른것이다. 이 기간 주가지수 상승률이 18.22%나 된다.
   
   그런데 이렇게 주식시장이 달아오르고 있음에도 상당수 개인투자자들은 웃지 못하는 상황에 빠져 있다.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훨씬 상회할 만큼 높은 투자수익률을 챙기고 있는 외국인·기관투자자들과 달리 개인투자자들만큼은 수익률 성적표가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점을 깰 만큼 강하게 상승하고 있는 올해 주식시장에서 개미들의 수익률은 어떤 상태일까. 앞서 말한 대로 올 1월부터 6월 29일까지, 반년 동안 코스피 지수는 18.22% 상승했다. 그런데 1월 초부터 6월 말까지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산 상위 20개 주식의 평균수익률은 8.4%밖에 되지 않는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낮다.
   
   기관투자자들은 어떨까. 1월 초부터 6월 말까지 기관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상위 20개 주식의 평균 수익률이 30.72%나 된다. 코스피 지수 상승률보다 12.5%포인트나 높다.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같은 기간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29.19%에 이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보다 약 11%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개미들은 자신들이 대거 팔아치운 주식들을 보면서도 가슴을 치고 있다. 1월 초부터 6월 말까지 개미들이 가장 많이 판 주식 상위 20개의 평균 수익률이 무려 39.68%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보다 21.5%포인트나 높다.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상위 20개 주식 평균 수익률과 비교하면 무려 31.3%포인트나 높은 상황이다.
   
   시장에서 흔하게 언급되는 ‘개미가 사면 주가가 떨어지고, 개미가 팔면 그때야 주가가 오른다’는 속설이 2017년 주식시장에서도 그대로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속이 쓰릴 충분한 이유다.
   
   이렇게 좋은 주식시장 상황에서조차 개미들은 왜 저조한 수익률 성적표에 가슴을 치고 있는 것일까. 주간조선이 주요 기관투자자로 꼽히는 자산운용사 대표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그리고 지난해 말까지 대형 증권사를 이끌던 전직 증권사 CEO에게 이런 상황에 대한 분석과 의견을 들어 봤다.
   
   
▲ photo 이경호 영상미디어 차장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생각과 행동이 다른 개미 사행일치부터 돼야 한다”

   
   먼저 한국의 1세대 가치투자자로 유명한 신영자산운용 허남권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허남권 대표는 2017년 강세장에서조차 개미들이 낮은 수익률에 허덕이는 이유를 몇 가지로 분석했다. 첫 번째는 중소형주 투자 성향이 강한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특성을 꼽았다. 강세장에서 지수와 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건 중소형주들이기보다 대형주일 경우가 많다. 2017년 시장이 특히 그렇다. 하지만 올해 역시 대부분의 개미들은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투자에 주력했다는 게 허 대표의 분석이다.
   
   허 대표는 코스피 지수가 1900~2200포인트 사이에 갇혀 있던 2007년부터 약 10년 동안의 경험도 개미들의 저조한 수익률 요인 중 하나라고 했다. 지난 10년 동안 개미들은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 상단이던 2100포인트 정도에 도달하면 주식을 팔고, 이보다 떨어지면 주식을 사들이는 거래 행태를 반복했다. 박스권에 갇힌 지수의 등락을 예측해 투자했던 셈이다.
   
   그런데 올해는 코스피 지수가 그동안 박스권 최상단으로 불렸던 2200포인트를 넘어 2400포인트대까지 쉬지 않고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개미들은 이미 코스피 지수가 2000포인트 후반에서 2100포인트쯤 도달했을 때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주요 주식들을 ‘수익 실현’이나 ‘수익률 만회’를 이유로 이미 상당수 팔아치웠다. 강세장에서 수익을 키워줄 수 있던 주식들이 개미들의 손에서 떠나 버렸다는 의미다.
   
   사실 이는 예전부터 꽤 많이 지적돼왔던 이야기다. 그런데도 개미들은 왜 이 같은 투자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일까. 허 대표는 ‘금리에 대한 이해 부족’과 ‘투자마인드’를 지적했다. 허 대표는 “기준금리가 꽤 오랫동안 1%대로 떨어져 있음에도 개인투자자들 대부분은 금리 10%대 고금리 시대의 투자 마인드에서 여전히 못 벗어난 상태”라고 했다. 그는 “돈의 시간적 가치가 ‘금리’”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1년의 시간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 게 결국 1.25%(기준금리)라는 말입니다. 금리가 이렇게 낮아진 만큼 투자 시간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개미들은 금리 1%대 시대에 여전히 금리 10%가 넘던 시절과 같은 방식으로 주식 투자에 나서고 그만큼의 수익을 원합니다.”
   
   허 대표는 “기업과 시장을 분석해 좋은 주식을 선택하고 그 주식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게 투자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 생각과 다르게 움직이는 현상이 반복돼왔다”고 했다. 그는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면 주식시장에서 실패를 충분히 줄일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의 사행일치(思行一致)”를 강조했다.
   
   

   홍성국 전 미래에셋대우 사장
   “1억대 사는 데 1분… 너무 쉽게 결정”

   
   지난해 12월 말까지 미래에셋대우의 CEO였던 홍성국 전 사장의 이야기도 들어 봤다. 홍성국 전 사장은 한국 주식시장 1세대 애널리스트로도 유명하다. 올해 강세장에서조차 개미들의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를 홍 전 사장도 몇 가지로 설명했다.
   
   그는 “분석과 고민에 대한 노력의 강도”에 대해 말하며 “모두는 아니지만 많은 수의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쉽게 투자에 나선다”고 했다. 홍 전 사장은 “시장과 투자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깨지는 곳이 주식시장”이라며 “이런 곳에 시장과 기업을 제대로 분석조차 하지 않고 뛰어들기부터 하는 개인들이 많다”고 했다.
   
   “‘주식 투자 한다’는 개인들을 보면 종종 1억원어치의 주식을 사고팔면서 10분은 고사하고 1분 만에 거래를 결정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100만원짜리 TV 하나 사면서도 여러 전자제품 매장을 다니면서 이 제품 저 제품을 비교하고 따지는 사람들이 주식시장에만 오면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주식을 별 고민 없이 덜컥 사거나 팔아치웁니다. 그냥 봐도 얼마나 모순적인 행동입니까.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수와 주가가 오르는, 좋다는 시장에서 이런 일은 더 쉽게 벌어집니다. 좋은 시장 상황에서 팔거나 사면 최소한 손해는 안 볼 거란 생각이 더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홍 전 사장은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는 올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런 투자 성향이 더 짙게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했다.
   
   홍 전 사장은 “시장의 규모는 커졌지만 그에 비해 투자문화는 발전하지 못했다”며 ‘투자문화’도 지적했다. 주식시장을 투자보다는 투기적 성격으로 접근하는 모습이 여전히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비일비재하다는 의미다. 홍 전 사장은 ‘시간에 대한 인식’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도 했다. 그는 “외국인·기관투자자들과 개인투자자들 사이 시장에서 드러나는 시간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상당히 크다”며 “시간은 투자 기간이고, 그 투자 기간이 결국 투자 성과(수익률)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1992년 한국 주식시장이 외국인투자자들에게 개방됐습니다. 당시 한국 투자를 시작한 외국인들 중에는 1992년 사들인 주식을 아직도 보유한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런데 기업의 대주주가 아니고서는 이런 사례를 개인들에게서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친 투자 사례만이 아닙니다. 사들인 주식을 몇 년 동안 보유하는 개인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6개월~1년이면 장기 투자로 불릴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기간은 절대적으로 짧습니다. 저평가된 주식을 잘 골라내 사더라도 그 주식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까지 갖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으니 당연히 수익률을 높이기가 힘든 것이지요.”
   
   홍 전 사장은 “이런 상황이 개미들에게서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며 “저평가됐던 주식들이 2017년, 올해처럼 강세장에서 제 가치를 평가받아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 그때서야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땅을 사는 것처럼 투자할 주식을 찾고 사들여 보유하는 문화도 개인투자자들에게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2017년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들에 비해 높지 않다고 해서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는 게 홍 전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 기업들의 생산성이 본질적으로 좋아지는 상황이고, 특히 알게 모르게 기업들이 투명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기적 안목으로 기업 실적과 투명성, 경제 사이클에 근거한 투자를 하게 되면 강세장에서 높은 수익을 챙겨가는 외국인이나 기관만큼 개인들의 수익률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10년 전과 똑같아서는… 관성을 바꿔야 한다”

   
   하나금융투자(증권)의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는 조용준 센터장에게도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용준 센터장은 올해 상반기 개인들의 수익률이 저조했던 이유로 “오랫동안 이어진 박스권장에서 종목 위주로 매매를 했던 점과 코스피에 비해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큰 코스닥의 상승률이 더뎠던 점”을 지적했다.
   
   조 센터장은 “개인들이 개별 종목 위주로 매매를 하며 지수가 박스권 상단으로 오르면 주식을 팔고 하단까지 내려오면 사는 식의 투자를 반복해왔다”며 “올해는 지수가 박스권을 넘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투자 기회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지만 조 센터장은 “개인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이 올해 수치상 낮게 나타난다고 해서 모든 개인들의 수익률이 낮은 건 아니다”며 “일반화하는 건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개인 중에도 좋은 시점에서 좋은 가치로 보유 주식을 팔아 기관과 외국인을 능가할 만큼 상당한 수익을 올린 사례도 많다”며 “개인들의 투자패턴 역시 과거에 비해 외국인과 기관만큼 분석적이고 영리하게 바뀌어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했다.
   
   조 센터장은 “금리와 주가가 1년 정도는 동반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오히려 지금 같은 강세장에서 개인들이 시장을 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 1분기 기업이익이 약 35% 정도 성장할 만큼 한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올해 주가지수 급등의 핵심 이유입니다. 이렇게 이익이 증가하는 기업과 당분간 이어질 국내외 금리 인상 기조를 잘 읽어내는 게 중요합니다. 이 사이클을 읽고 단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최소 1년 이상 기업 실적에 중점을 둔 투자를 고려해야 할 때입니다.”
   
   조 센터장은 “관성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지난 10년간 시장이 못 오른다는 가정에 맞춰 개인들은 개별종목 위주로 투자하는 관성이 생겼는데, 이제는 금리가 오르고 기업 이익이 늘고 있으니 전체 시장에 중점을 둔 투자 안목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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