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신임 여성 경영진. (왼쪽부터) 엄승희 부사장, 임일순 사장, 최영미 전무. ⓒphoto 홈플러스
홈플러스의 신임 여성 경영진. (왼쪽부터) 엄승희 부사장, 임일순 사장, 최영미 전무. ⓒphoto 홈플러스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의 여성 경영진이 주목받고 있다. 일부 유통 대기업이 성별 안배 차원에서 여성 임원을 확대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여성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사례는 없었다.

지난 10월 13일 새롭게 대표이사를 맡은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국내 유통업계 최초의 여성 CEO가 됐다. 임 대표이사는 최근까지 홈플러스 경영지원부문장(COO·부사장)을 맡아왔으며, 그 이전에는 재무부문장(CFO)을 역임했다. 김상현 부회장과 함께 지난해 홈플러스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끌어낸 주역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냉철하고 꼼꼼한 경영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겨 구성원 간 화합을 이끌어내는 안정된 리더십을 펼치는 인물이라고 홈플러스는 설명했다.

임 대표이사는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같은 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1986년 모토로라 입사를 시작으로 컴팩코리아 등 IT업계를 거쳐 1998년부터 코스트코, 바이더웨이, 호주의 엑스고그룹(Exego Group) 등에서 CFO를 맡아왔다.

홈플러스는 CEO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의 핵심으로 꼽히는 상품부문장과 기업운영의 중심인 인사부문장도 여성이 맡고 있다. 상품 부문은 흔히 ‘대형마트의 꽃’이라고 불린다. 미국 로체스터대 MBA 출신인 엄승희 홈플러스 상품부문장(부사장)은 1987년 미국 GE에서 경력을 시작한 이래, 월마트 미국 본사와 일본지사 등에서 일하다 지난 5월 영입된 상품 및 유통 전문가다. 홈플러스에서는 PB(자체 브랜드) 및 GS(해외 직소싱) 상품을 개발함과 동시에 전체적인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인사부문의 최고책임자 역시 여성이다. 지난해 8월 홈플러스에 합류한 최영미 인사부문장(전무)은 이화여대 경영학 박사 출신으로 현재는 홈플러스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이끌고 있다. 2016년 9월 창립 이래 처음으로 고졸 공개채용 제도를 신설했으며, 올해 1월부터는 기존 일부 비정기적으로 실시해오던 전역 부사관 특별채용을 정기 공개채용 제도로 확대했다. 이밖에도 장애인 일자리 확대 등 상대적으로 소외받을 수 있는 취약계층 채용을 강화하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부문장급 임원 중 여성 비율은 약 38%에 달한다. 전무급 이상 고위임원으로만 범위를 좁히면 절반(50%)이 여성이다. 홈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대형마트 고객의 상당수가 여성인 만큼 고객의 입장에서 대형마트를 바라보는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며 “홈플러스는 그동안 주요 요직에 여성 임원을 배치하는 등 임원 선임에 성별을 가리지 않고 평등한 인사를 진행해왔으며, 향후에도 이 같은 인사방침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키워드

#기업
배용진 기자
저작권자 © 주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