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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6호] 2017.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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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카풀앱 풀러스 우버가 못 뚫은 규제 넘어설까

▲ 풀러스 앱을 실행한 화면.
#1_ 지난 11월 20일과 22일, 국회와 서울시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토론회 두 개가 연속으로 무산됐다. 두 토론회는 모두 카풀(차량 동승) 관련 토론회. 하나는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실에서 열기로 한 ‘스타트업 발전을 위한 규제 개선 정책토론회’였고, 다른 하나는 서울시가 주최해 열기로 한 ‘카풀 서비스 범사회적 토론회’였다. 하지만 김수민 의원실 토론회는 행사가 열리기로 한 시간 전부터 의원실을 점거한 택시기사들의 반발로 무산됐고, 다음날 서울시도 11월 22일 열기로 한 토론회를 잠정 연기했다.
   
   
   #2_ 하루 뒤인 11월 23일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현재 출·퇴근시간에 한해 허용된 카풀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다. 황 의원은 이 법안 제안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최근 택시의 과잉공급 및 과소수요로 택시 사업의 어려움이 사회적 문제가 되어 택시의 감차가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 ‘카풀’을 허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유상으로 함께 타는 경우를 금지사항에 포함시킴으로써 택시 사업의 불황 해결에 기여하고 동승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를 줄이고자 한다.” 이 법안 발의에는 황 의원을 포함한 국민의당 의원 9명과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참여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현재 가능한 평일 아침과 저녁 시간의 카풀도 모두 금지된다.
   
   
   카풀앱을 막는 택시업계의 반발에 선출직인 국회의원과 공무원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카풀앱을 필사적으로 막는 택시업계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카풀앱 서비스의 글로벌 대표주자인 우버(Uber)가 상륙한 세계 각국의 택시업계는 사실상 고사에 가까운 상태다. 2009년 창립된 우버는 영국, 베트남 등 전 세계 각국에 서비스되면서 지역 택시기사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우버의 기업가치는 현재 685억달러(약 80조원)에 달한다. 2013년에는 국내에도 진출을 시도했지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이라는 국토교통부의 판단에 막히면서 벽에 부딪힌 상태다. 현재 국내에서는 일부 파생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택시업계는 현재 카풀을 필사적으로 저지하고 있다. 생계가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 11월 초 국산 카풀앱 ‘풀러스’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풀러스는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을 부르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일반 택시에 비해 요금이 30∼40% 저렴하다.
   
   풀러스가 기존에 카풀앱을 운영하던 시간은 출근시간인 오전 5시부터 11시까지, 퇴근시간인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였다. 하지만 이 시간에만 한정적으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24시간으로 확대하자 서울시가 풀러스를 경찰에 수사의뢰한 것이다. 풀러스의 한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설문한 결과 주말에 출근하는 소비자들이 주말에도 풀러스를 서비스해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풀러스보다 먼저 카풀앱 서비스를 제공하던 국산 카풀앱 ‘럭시’도 비슷한 규제에 막힌 상태다. 럭시를 통해 돈을 받고 승객을 태워준 드라이버 일부가 출·퇴근시간이 아닐 때 돈을 받고 승객을 태워줬다는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시가 풀러스를 고발하자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한변호사협회는 공동성명을 통해 “서울시 조치는 혁신성장과 네거티브 규제기조에 반한다”며 서울시를 일제히 비판했다. 코리아스타트업을 법률 지원하는 대한변호사협회는 다음과 같은 성명을 냈다. “서울시가 기득권 사업자 보호를 위해 법령 해석을 하고 있다. 법과 정책에서 금지한 사업이 아니면 사업을 허용하는 네거티브 시스템으로 법령을 바꾸고 기존 사업자만이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인들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새로운 혁신 서비스 등장과 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규제에 대한 시각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서울시의 풀러스 고발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차량 공유 서비스’가 공유경제를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분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스타트업 육성 방안의 하나로 내세우는 ‘네거티브 규제’는 스타트업이 서비스하는 분야의 경우 선제적으로 허용을 하고 규제할 것이 있으면 차차 하자는 방식이다. 먼저 규제를 하고 나중에 허용을 하는 ‘포지티브 규제’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카풀앱을 둘러싼 쟁점 중 핵심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규정된 ‘출·퇴근시간’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다. 현행 여객운수사업법이 카풀을 출·퇴근시간에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라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IT업계 등을 중심으로 유연근무제가 점차 확산되면서 카풀앱을 서비스하는 측에서는 출·퇴근시간을 가능한 유연하게 판단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가 이처럼 카풀앱 서비스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은 택시업계가 표심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업용으로 등록한 택시기사만 27만명이 넘는 데다 4인가족으로 계산하면 어림잡아도 100만명의 유권자가 택시로 인해 생계를 유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택시기사가 승객을 태우고 다니면서 지지 정당이나 후보를 말하는 ‘여론 전달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의 문제가 된다는 설명이다. 황주홍 의원 등이 출·퇴근시간에도 아예 차량 동승 서비스를 금지하는 개정 법안을 낸 것은 택시업계의 표심을 노린 법안이다.
   
   일각에서는 카풀앱 서비스의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노란색 영업용 번호판을 달고 달리는 택시와 달리, 카풀앱 서비스를 통해 손님을 태우고 다니는 차량은 일반 차량과 겉보기로는 구별되지 않는다. 운전기사도 택시의 경우처럼 별개의 면허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낯선 사람의 차량에 손님을 태우는 카풀 서비스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가 있다. 풀러스 측은 “차량 운전자의 프로필과 별점을 탑승 전에 확인할 수 있고, 차량등록증과 보험증서를 통해 철저한 신원확인 절차를 거친 운전자만 활동 가능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공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로 넘어간 상태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1월 15일 연 기자회견에서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민·관 팀플레이를 통한 규제, 제도 혁신이다. 이를 위해 해커톤을 다음 달 도입하겠다”고 했다.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개발자가 모여 마라톤을 하듯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쉬지 않고 아이디어를 내고 결과물을 만드는 대회다. 민·관이 끝장 토론을 벌여 제도의 초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장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카풀앱을 거론하면서 “위법 논란이 불거진 카풀 서비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출연하는 새로운 서비스와 기존 교통산업의 충돌”이라고 분석했다. ‘해커톤’ 첫 주제로 다뤄질 만큼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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