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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7호] 201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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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17조 강소기업 모빌아이의 한국 차 공습

▲ 차량에 장착된 모빌아이가 보행자를 인식해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있다. photo 모빌아이
올해 자율주행차 업계 사상 최대 금액으로 인수돼 화제를 모은 이스라엘 기술 기반 강소기업인 ‘모빌아이(Mobileye)’가 국내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지난 3월 17조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미국의 반도체회사 인텔에 인수된 모빌아이는 국내 통신사, 법인택시, 렌터카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에 들어왔다.
   
   모빌아이는 1999년 암논 샤슈아 히브리대 교수가 창업한 회사다.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자동차운전자보조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2014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ADAS는 차량에 부착된 카메라 및 센서로 주변 환경 정보를 파악해 운전 중 위험을 감지하고 사고를 방지해 안전한 주행을 돕는 기기다. 모빌아이는 현재 BMW, 현대차 등 세계 완성차 브랜드에 ADAS 솔루션을 납품하는 유일한 업체로 꼽힌다. ADAS를 사용하는 세계 완성차 회사는 대부분 이 회사의 제품을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인텔에 인수됐지만 모빌아이는 아직까지 회사명과 로고를 그대로 사용 중이다. 창업자이자 CEO인 암논 샤슈아 히브리대 교수 역시 인텔 수석부사장과 모빌아이 CEO 두 직함을 함께 유지하고 있다. 샤슈아 교수는 지난 10월 한국을 찾아 “자율주행차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인텔의 자원이 필요했다”며 합병 이유를 밝혔다. 모빌아이는 직원 수 600명 내외의 작은 회사였지만 합병 이후 인텔의 전문 인력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8월 차량공유 업체 ‘쏘카’는 최첨단 ADAS를 총 300대의 차량에 시범 부착해 운행한다고 밝혔다. 당시 쏘카는 “카셰어링 선두기업으로서 이용객들에게 더 안전한 주행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업계 최대 규모인 총 300대의 차량에 ADAS를 순차적으로 시범 도입한다”고 했다. 쏘카는 당시 “ADAS가 적용된 기아자동차의 스팅어·모닝 신차 50대를 각각 구매해 쏘카존에 배차하고 기존 쏘카가 운영 중인 아반떼AD를 포함한 차량 200대에는 SK텔레콤의 차량관제 솔루션 ‘리모트 ADAS’를 최초로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쏘카’의 2대 주주는 최근 자율주행에 박차를 가하는 SK다.
   
   쏘카 측은 당시 ADAS를 부착한다고 밝혔을 뿐 구체적으로 어떤 ADAS가 부착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쏘카에 현재 설치돼 운영되는 ADAS는 모빌아이의 Eyeq2칩이 심어진 ‘모빌아이 630’이다. 모빌아이를 차용한 만큼 쏘카의 ADAS는 단순히 장애물을 감지해 운전자를 돕는 ADAS가 아니다. 모빌아이는 자율주행을 위한 통합 관제 솔루션이다. 감지센서를 통해 앞차와 거리를 계산해 차량이 안전한 속도와 거리를 유지하면서 달리는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것이다. 모빌아이의 기기는 수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전송해 고정밀지도를 만드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SK는 현재 모빌아이의 기기에 ‘리모트 ADAS’라는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쏘카에 적용하고 있다. SK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모빌아이를 쏘카에 설치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6월 KT도 모빌아이와 ‘커넥티드 ADAS’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커넥티드 ADAS’는 KT의 전용 플랫폼인 기가 드라이브와 모빌아이 ADAS 솔루션을 결합해 운전 시 수집된 주행정보를 기반으로 차량관제 기능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KT는 인천과 대구 택시회사 2곳과 협력해 택시 100대에 ‘커넥티드 ADAS’ 솔루션을 적용해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
   
   모빌아이는 올해 한국에서 급속하게 성장했다. 현재 한국에 시판되는 모빌아이 제품을 총괄하는 박성욱 모빌아이 한국지사장은 지난 12월 13일 기자와 만나 올해 국내 제품 판매량에 대해 “판매량이나 점유율과 관련된 숫자는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보급된 대수를 합친 것보다 올 한 해 동안 보급된 대수가 4~5배 정도 많았다”고 말했다. 국내 판매되는 모빌아이는 SK텔레콤, KT 등 통신사 이외에도 법인택시, 렌터카 업체 등에 시판용(애프터마켓) 기기를 부착하는 방식이다. 모빌아이는 현지 법인이 있는 미국·중국·독일·프랑스를 포함해 세계 10개국에 진출해 있다.
   
   
   인텔이 17조 베팅한 회사
   
   올해 모빌아이의 한국 진출이 활발해진 이유로는 지난해 국내 업체로는 처음 기기를 도입한 천안의 한 택시업체와 제주도의 렌터카 업체의 사고율 관련 데이터가 나온 것이 꼽힌다. 예전에는 사고율 감소, 사고로 인한 비용 감소 등의 객관적 데이터가 부족해 해외 사례에 의존했지만 지난해 시범사업 데이터들이 올해 나오기 시작하면서 객관성을 담보해 판매량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지난 10월 모빌아이의 창업자인 암논 샤슈아 교수는 한국을 찾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두 회사는 자율주행과 관련한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현재 시판용으로 나온 모빌아이의 제품이 아니라 개발 중인 차기 모델을 어떻게 현대차의 차량에 탑재할지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모빌아이는 완성차에 직접 납품하는 제품(OEM)의 경우 모두 예루살렘의 본사에서 직접 관리한다고 한다.
   
   인텔은 왜 모빌아이에 17조원이라는 거액을 들였을까. 그 이유로 모빌아이의 탁월한 카메라 센싱(감지) 능력을 꼽는 이들이 많다. 틀린 건 아니지만 감지 능력이 전부는 아니다. 모빌아이 측이 스스로 꼽는 핵심 기능은 기기를 통해 자체적으로 초고정밀 지도를 구축할 수 있는 빅데이터 생성 능력이다.
   
   모빌아이는 자율주행을 위해 필요한 ADAS카메라의 센서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기가 지닌 기계학습 기능을 통해 자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사물을 카메라로 감지만 할 수 있는 일반 ADAS와는 전혀 다르다. 모빌아이 ADAS는 졸음운전 방지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자율주행을 이루기 위한 센서 수단이다. 자율주행을 위해 필요한 감지, 지도 제작 능력, 자체 분석 기능을 모두 이 기기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 센서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도 기기에 탑재돼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인텔이 왜 모빌아이를 그렇게 비싸게 샀냐”보다 “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모빌아이가 왜 인텔을 택했냐”는 물음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자율주행차 업계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을 위한 세 요소로 차량 주위 360도를 감지할 수 있는 감지능력, 고정밀(HD)지도, 운전정책을 꼽는다. 이 중 핵심은 고정밀지도이다. 자율주행차 업계에는 크게 나눠서 보면 두 진영이 있다. 하나는 미국의 구글과 중국의 바이두로 대변되는 IT 진영, 다른 하나는 현대차, BMW 등 기존의 완성차 제조사 진영이다. 구글 같은 경우는 이미 구글맵을 통해 자체적으로 고정밀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상시 전송이 가능한 수준으로 고정밀지도의 용량을 줄이는 것은 숙제다. 한국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고정밀지도를 가진다 하더라도 클라우드 서버와 데이터 통신을 해야 하는데 현재의 LTE통신을 이용하면 1㎞를 주행하기 위해 1~2GB의 지도 용량이 필요하다. 경제성 문제 때문에 상용화가 어렵다.
   
   반면 제조사 진영은 IT 진영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정밀지도 생성 능력이 부족하다. 오차범위가 수미터에 달하는 기존의 내비게이션 지도는 자율주행에 이용할 수 없다. 오차가 너무 커 구조물을 식별하고 이를 피해가도록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오차범위가 10~20㎝ 이내인 고정밀지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독일의 경쟁3사인 BMW, 폭스바겐, 다임러는 ‘히어(Here)’라는 지도제작 업체를 노키아로부터 공동인수하기도 했다. 고정밀지도를 구축하기 위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은 것이다.
   
   
   정보 유출 우려도
   
   모빌아이의 한국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국내의 지리·교통정보 유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모빌아이의 ADAS는 일반 ADAS와 달리 카메라가 잡은 영상을 클라우드에 실시간으로 전송해 고정밀지도 구축에 활용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빌아이는 올해 초 BMW와 협력해 ADAS 센서가 달린 차량을 통해 크라우드소싱 방식(여러 차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모으는 방식)으로 주행 데이터를 얻어내 자율주행에 필요한 지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모빌아이를 인수한 인텔은 모빌아이의 ADAS 설치 차량을 통한 데이터 사업을 하겠다고 직접 밝혔다.
   
   이 때문에 모빌아이가 수집한 도로 정보의 해외 반출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축적된 기반기술 데이터가 외국 기업에 의해 유출되면 ‘데이터 주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차량 사용자에 대한 공지나 동의 절차·보상 없이 데이터 수집이 이뤄진다면 소비자 주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모빌아이는 현재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기기를 설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에 들여온 제품은 ‘REM(Road Experience Management)’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현행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것이 모빌아이 측의 설명이다. REM은 수집한 도로 상황과 지리 정보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실시간으로 다시 받아 자율주행에 이용하는 모빌아이의 기술이다. 박성욱 모빌아이 한국지사장은 “현재 한국에 시판되는 모빌아이는 모두 REM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Eyeq2가 탑재된 버전이라 국내 도로 주행 데이터를 자체 클라우드로 전송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지리 정보 데이터를 허가 없이 해외로 반출할 경우 현행법에 저촉된다. 이 때문에 국내 지리·공간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해외 업체라 해도 서버는 국내에 둬야 한다. 모빌아이는 2014년 개발된 Eyeq3 이상 제품부터 REM기능을 지원한다. 모빌아이는 내년부터 REM 기능이 있는 모델을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다. 박 지사장은 “국내 데이터 반출 문제가 있기 때문에 국내 파트너와 함께할 것”이라며 “내년 이맘때쯤이면 구체적인 협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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