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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5호]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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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엔 2375호 효과 북한 떠난 중국 기업 어떤 곳?

▲ 평양 금평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리진쥔 주북한 중국대사(왼쪽). photo 주북한 중국대사관
북한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트럭은 ‘금매’트럭이다. 중국의 ‘진베이(金杯)’자동차를 들여와 북한의 금평(金平)자동차란 회사에서 조립생산한 트럭이다. 금빛 잔을 형상화한 진베이차 마크 위에 북한의 국조(國鳥)인 ‘참매’의 날개를 연상시키는 상표가 붙어 있다. 고급차의 대명사 ‘벤틀리’의 날개 마크를 연상시킨다. 벤틀리 날개 가운데에 있는 ‘B’ 자 대신 ‘G’ 자가 달렸을 뿐이다. 날개 마크 옆에 한글로 크게 적힌 ‘금매’라는 이름만 없다면, 현대차의 고급세단 ‘제네시스’의 날개 마크와 흡사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올해부터 평양 거리를 누비던 ‘금매’표 트럭은 점차 북한 거리에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에 따라 북한 기업과의 합작이 전면 금지되면서 한 축을 떠받치던 중국 측이 철수하면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의 효과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1일,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결의안 2375호는 북한 기업과의 합작 사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앞서 같은 해 9월 6일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수소폭탄)을 단행한 직후였다. 북·중 간 압록강 수력발전소와 북·러 간 나진~하산 철도 등 공공인프라만 제재 대상에서 제외한 채 안보리는 120일(약 4개월) 안에 북한과의 모든 합작사업을 관두도록 못 박았다. 이에 역대 최강의 대북제재 결의안이란 평가를 받았다. 당시 주한 미국대사관은 “본 결의는 북한과의 모든 합작사업을 중단할 것으로 요구한다”며 “이를 통해 그러한 사업으로부터 창출되는 정권의 수입을 제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태동 단계에 있는 미약한 국내 민간 산업을 뒷받침하는 외국인 투자와 기술이전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주한 미국대사관의 예견처럼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로 직격탄을 맞은 곳은 맹아 단계의 북한 교통산업이다. 북한은 광복 직후에만 해도 자동차 제작기술에서 남한을 앞섰다. 1958년에는 평안남도 덕천의 덕천자동차(현 승리자동차연합기업)가 구소련제 ‘GAZ 51호’를 모방한 2.5t급 ‘승리 58호’ 트럭을 출시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후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을 게을리해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한 남한의 자동차산업과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수출은 엄두조차 낼 수 없고 그간 중국과 한국(평화자동차)의 기술지원을 받아 중국산 반제품을 조립생산하는 식으로 자체 자동차 수요를 해결해왔다.
   
   
   북한 트럭 장악 금평자동차
   
대표적인 곳이 북·중 간 합작 자동차기업인 ‘금평자동차’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본사를 둔 수산물 가공회사인 자삼당(資參堂)실업과 북한의 조선응양무역회사가 2014년 3월, 각각 7 대 3 비율로 투자해 만든 상용차 조립생산회사다. 중국 측이 설비와 현금, 북한 측이 토지와 인력을 제공하는 식으로 합작이 이뤄졌는데 투자금액만 1136만유로(약 152억원)에 달했다. 회사 경영은 중국과 북한이 각각 동사장(회장)과 총경리(사장)를 나눠 맡는 식으로 이뤄졌다. 연산 2만대 규모로, 북한이 통일교와 합작으로 남포에 설립해 주로 승용차를 생산하는 평화자동차(연산 1만대)의 2배에 달하는 생산능력이다.
   
   금평자동차는 이 설비를 이용해 선양에서 생산하는 진베이트럭을 반제품 형식으로 들여와 조립한 0.5~30t급 트럭을 북한 전역에 유통해왔다. 고용한 북한 직원들만 114명으로 이를 통해 자동차 자체 생산기술을 습득해왔다. 금평자동차의 저우톄쥔(周鐵軍) 동사장(회장)은 “114명의 북한 직원을 모두 통근버스로 출퇴근시킨다”며 “선양 진베이자동차에서 두 차례 전문가를 파견해 기술지도를 했다”고 밝혔다. 이에 금평자동차는 한동안 북·중 우호의 상징으로 불렸다. 주북한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리진쥔(李進軍)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2015년 7월, 평양시 력포구역 소신1동에 있는 이 회사를 직접 찾기도 했다. 리진쥔 대사는 이 자리에서 “중국과 조선(북한) 양국이 자동차 제조 부문에서 합작을 강화하고 서로 윈윈하는 합작 방식을 만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평자동차의 중국 측 투자자인 자삼당실업은 이듬해인 2016년 9월, 미국 정부가 북한과 핵물자를 거래한 단둥의 훙샹(鴻祥)실업과 마샤오훙(馬曉紅) 회장에 대해 첫 번째 ‘세컨더리 보이콧’을 단행한 직후부터 유무형의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훙샹실업은 선양에서도 북한과 칠보산호텔을 합작 운영해왔다. 결국 1년여가 지난 2017년 9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찬성표를 던진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가 만장일치로 채택되면서 철수가 불가피해졌다. 그 결과 2014년 합작계약 체결 당시 당초 25년으로 예정했던 양자 간의 합작이 일찌감치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 평양의 평진자전거 생산공장. photo 주북한 중국대사관

   평진자전거도 직격탄
   
   북한 자전거시장을 사실상 장악했던 북·중 합작기업 평진(平津)자전거도 직격탄을 맞았다. 평진자전거는 중국 톈진(天津)에 본사를 둔 디지털(地吉特爾)무역회사가 북한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와 2005년 합작으로 세운 회사다. 중국과 북한이 각각 51 대 49의 지분으로 투자를 해 연간 30만대의 자전거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북한 전역에 유통해왔다. 평양의 ‘평(平)’ 자와 톈진의 ‘진(津)’ 자를 한 글자씩 따서 붙인 이름으로, 평양시 만경대구역 서산동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모란봉’ ‘날파람(비쾌)’ ‘려명’ 등 약 50종의 자전거를 북한 시장에 유통시켜왔다. 대당 가격은 30~70유로로 평양 일반 시민의 2~3개월치 수입에 달하지만 괜찮은 품질로 북한 자전거시장의 70%를 장악할 정도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회사에 고용된 인원도 2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북한 당국도 북·중 합작 자전거회사인 평진자전거에 막대한 편의를 제공했다. 평진자전거가 생산을 시작한 해인 2005년 10월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이 평진자전거 공장을 직접 찾아 시찰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북한 당국은 평진자전거의 판매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그전까지 일본에서 들여오던 수입 중고자전거에 50%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도 부과했다. 그전까지 북한의 자전거시장은 일제 중고자전거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회사의 중국 측 동사장(회장)인 량통쥔(梁彤軍) 회장은 “김정일 위원장의 시찰과 평가가 평진자전거에 얻기 힘든 홍보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이후 평진자전거는 북·중 우호의 상징이 됐고, 량통쥔 회장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중국 기업 대표로 조선화교(華僑)연합회 량줘진(梁作軍) 부위원장과 함께 북한 내 성화 봉송 주자로 뛰었다. 량통쥔 회장은 2012년 북한 내 중국상공회의소 격인 조선중국상회가 발족했을 때는 초대회장으로 선임돼 최근까지 맡아왔다.
   
   평진자전거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후인 2015년 5월 평양 시내의 자전거 도로를 일제 정비하면서 최대 수혜기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 회사의 연간 판매량은 3만~4만대가량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7월 평양시는 자전거 대여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평양의 신시가지인 만경대구역 광복거리에 조선려명회사와 함께 자전거 대여소 5곳을 조성하고, 평진자전거가 납품한 려명자전거를 일제히 비치했다. 서울시의 무인 자전거 대여 서비스인 ‘따릉이’와 흡사한 공공교통 서비스로, 향후 평양 시내에 대여소를 50곳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이 모습은 주북한 러시아대사관의 페이스북에 의해 공개됐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유행하는 전기자전거 생산라인까지 평양공장에 구축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로, 당초 20년 합작을 목표로 했던 평진자전거 역시 일찌감치 종지부를 찍게 됐다.
   
   
▲ 평양 광복거리에 비치된 려명자전거. photo 주북한 러시아대사관

   북·중 간 무역액 급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375호에 따른 북·중 합작기업의 철수 여파는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2017년 북·중 간 무역규모는 50.6억달러(약 5조5400억원)에 달한다. 전년(53.7억달러) 대비 7%가량 감소한 수치다. 북한으로부터의 수입이 33% 줄어든 것이 컸다. 이를 월별로 들여다보면 2375호의 여파는 더욱 명확하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북·중 간 교역액은 43.6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하지만 2375호 결의안(9월)이 채택되고 효과가 본격화된 11·12월 무역액은 급전직하했다. 지난해 11월 교역액은 3.8억달러로 36% 감소했고, 12월 교역액은 3.1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다.
   
   유엔 결의안 2375호가 단행되기 전까지 북한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했던 중국 기업은 대략 50여곳 정도로 알려진다. 특히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과 함께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간 교역을 전면 중단한 ‘5·24조치’가 단행된 이후 전성기를 맞았다.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북·중 간 교역액이 폭증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를 단행한 직후에는 북한의 중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심화됐다.
   
   이제 북한의 제조업을 유일하게 떠받치던 중국 기업들마저 북한을 떠나고 있다. 최근 북한에서 ‘일본은 백년숙적, 중국은 천년숙적’이란 말이 나온 것도 유엔 결의안 2375호로 인한 중국 기업 일방 철수의 여파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의 말이다. “중국 측은 줄곧 전면적이고 성실히 안보리 결의를 집행하고 있다. 우리가 맡은 국제적 책임을 이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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