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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500호] 2018.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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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의 과학자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최재동 박사

최초의 국산 정지궤도위성을 쏘다

최준석  선임기자 

photo 조현호 영상미디어 기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본관 위에 큰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항우연은 항공기와 로켓, 위성을 개발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 항우연은 왜 이렇게 큰 태극기를 게양해놓고 있을까 싶었다. 지난 3월 9일이었다.
   
   본관을 지나 인근의 ‘위성시험동’에 들어갔을 때, 그 안에서도 대형 태극기들을 볼 수 있었다. 몇 개의 대형 위성 조립장 안 벽면에 걸려 있었다. 홍보실 오요한씨는 의아해하는 나에게 “외국에서 기술을 배워오면서 서러움을 많이 받았다. 태극기는 우리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기술민족주의에 대한 갈망에서 내걸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최재동 박사는 항우연의 ‘기술민족주의’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만한 인물이다. 현재 보직은 정지궤도 복합위성 체계팀 팀장. 한국 기술로 만든 최초의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 2A호와 2B호 개발 책임자다. 2011년 7월부터 7200억원을 들여 진행 중인 국가 프로젝트다. 천리안 2A호는 오는 11월, 2B호는 내년 하반기에 쏘아 올린다. 2010년 6월에 발사된 천리안 1호(설계수명 7년)를 대체할 예정이다. 천리안 1호는 한국 최초의 정지궤도위성이지만 프랑스 에어버스의 기술로 제작했다. 말이 공동개발이지 대부분을 그들에게 의존했다. 최 박사는 당시 에어버스 본사가 있는 프랑스 툴루즈에 가서 2년을 머물렀다. 툴루즈는 스페인과의 국경에서 가까운 도시다.
   
   
   천리안 2A, 2B 한반도 하늘을 지킨다
   
   “에어버스 측은 회사 밖에 컨테이너 몇 개를 갖다놓고 항우연 연구자들의 임시사무실로 쓰도록 했다. 컨테이너 사무실 주위에는 펜스를 쳤다. 에어버스 안으로는 못 들어오게 했다. 또 에어버스 측은 우리와 회의할 일이 있으면 컨테이너 임시사무실로 왔다.” ‘한국은 한 번만 공동으로 만들면 다음에는 국산화를 해낸다’고 알려져 있어서인지 프랑스는 기술 노출을 극도로 꺼렸다고 한다.
   
   최 팀장은 위성 전력시스템 개발이 전문 영역이다. 충남대 전기공학과 출신. 학교 졸업 후 1994년 항우연에 들어와 위성에만 24년을 매달렸다. 그가 개발이나 운영에 관여한 위성만 해도 9개다. 우리별 1·2호(발사 후 전력 운영 분석), 우리별 3호(1999년 발사한 과학위성), 무궁화위성 1·2·3호(KT의 통신위성), 천리안 1호(전력시스템 개발 및 조립·시험 담당, 2003년 5월~2011년 6월)를 담당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한국 독자 기술로 만드는 첫 정지궤도복합위성의 총괄개발책임을 맡고 있다.
   
   항우연 위성시험동 2층 복도를 따라가니 위성 조립장들을 유리창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중 한 곳에 ‘정지궤도복합위성 천리안 2A호 비행모델(FM) 조립 및 시험’이라고 쓰여 있었다. 금박으로 싸인 위성 한 개와, 조립하려고 늘어놓은 또 한 개의 위성이 보였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사진 자료 모습 그대로였다. 위성은 크기가 생각보다 컸다. 높이 4.6m이고, 무게는 3.5t이라고 했다.
   
   최재동 박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천리안위성 1호와 똑같게 만들려고 했다. 그게 쉬우니까. 그런데 탑재체가 달라지면서 무게가 늘어나고 부피도 늘어났다. 기존에 쓰려고 했던 추진 시스템과 구조물을 다 바꿔야 했다. 새롭게 적응하고 새롭게 시도한 부분이 많아 고생했다.”
   
   가장 큰 부분은 연료탱크. 천리안 1호의 연료탱크는 위성 안에 길게 세웠다. 천리안 2호는 크기가 커져 위아래로 두 개가 놓이는 구조가 됐다. 패널 높이도 1m 정도 높아졌고, 무게도 2.5t에서 1t 정도 늘어났다.
   
   최 팀장은 “설계 단계에서 꽤 고생했다. 위성의 무게중심이 변하니까 제어가 달라져야 했다. 제어 알고리즘을 반영해야 하고, 구조 안정성을 해석해야 했다”고 말했다. 위성의 자세 제어는 ‘자세 제어 휠’이 한다. 천리안위성 2호에는 다섯 개의 휠이 들어가 있다. 작은 팽이 모양 원판이 고속으로 회전한다. 정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지시에 따라 돌며 위성의 자세를 제어한다. 최 팀장은 특히 “작년에 밤새워 일하고 주말 작업도 많이 했다. 매 순간, 매 단계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설계 단계의 도전은 저궤도위성인 아리랑위성을 만들어본 경험과, 연구원 개개인이 개발한 기술, 항우연이 습득한 기술 등으로 결국 극복할 수 있었다.
   
   설계 다음은 제작 단계. 항우연의 위성 관련 협력업체들 역시 정지궤도위성은 처음이었다. 이들도 항우연이 요구하는 수준의 부품을 만들어내는 게 쉽지 않았다. “국내 산업체의 시행착오가 많았다.” 최 팀장은 목소리가 크지 않고 말을 아끼는 스타일이다. 그는 구체적인 제작 단계의 어려움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만 말했다. 결국 한국항공우주산업㈜, 쎄트렉아이, 두원중공업, AP우주항공은 정지궤도위성 핵심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탑재 컴퓨터 전력부품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게 하는 열(Heat) 파이프는 두원중공업이, 탑재체 접속 유닛은 쎄트렉아이가 개발해냈다.
   
   조립 단계도 쉽지 않았다. 도면을 3D모델링해서 그린 후 3차원으로 모든 부품 배치를 일일이 확인했다. 공간 배치, 부품 배치, 전선 경로, 전선 굵기를 사전에 면밀히 살폈다. 그럼에도 실제 제작해 보니 맞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위치를 재조정해야 했다. 조립 자체가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단순히 전선 연결만 해서는 끝날 일이 아니었다. 위성 한 개당 전선이 5만개가 들어간다. 연결 포인트가 10만개다. 하나하나의 전선이 제대로 연결되어야 오작동하지 않는다.
   
   천리안 2A호와 2B호는 거의 비슷하나 위성 위에 올라가는 탑재체가 다르다. 따라서 탑재체와 위성 본체가 연결되는 부위도 조금 다르다. 2A호에는 270㎏의 기상 카메라(미국업체 해리스 제작)가 실려 있고, 한반도를 2분 이내에 촬영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공간해상도가 4배 이상 정밀해졌다고 최 팀장은 설명했다. 2B호는 해양오염, 적조 관측 목적에 맞게 프랑스 에어버스와 항우연 탑재체팀이 공동 개발한 장비를 싣게 된다.
   
   천리안 2A호는 제작이 거의 완료됐다. 천리안 2B호는 현재 조립장에 펼쳐놓았지만 부품 장착은 끝났다. 펼쳐놓고 전장품을 연결해 시험 중이다. 2A호처럼 6면체 조립하고, 우주환경시험을 하면 된다고 최 팀장은 말했다. 2A호는 10~11월에 남미의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러시아 안토노프 수송기에 실려 한국을 떠나, 중간에 두 번 연료 보급을 위해 기착하고 남미로 가게 된다. 지상 3만5786㎞ 고도, 동경 128.2도에서 한반도를 계속 관측하는 임무를 10년간 수행하게 된다. 한반도 상공에 머물러 있는 ‘정지궤도위성’으로, 일정한 시간마다 한반도 상공을 지나가는 저궤도위성과는 다르다.
   
   
   “한국의 위성 개발 능력 세계 6~7위”
   
   최 팀장은 항우연의 위성 개발 능력과 관련해 “세계 6~7위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정지궤도위성 개발 능력과 위성에 실린 카메라 능력을 기준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것. 그는 독자 위성 개발 능력과 관련 “목적지에 거의 다 왔다”고 말했다. 기술을 완전히 확보하면 국가 수요에 부응하고 해외 기술 이전에도 나설 수 있다는 것. “정지궤도위성은 수요가 많다. 산불감시, 저궤도위성에서 자료를 받아 지상으로 보내는 자료중계위성, 섬이 많은 국가가 쓸 수 있는 휴대폰형 통신위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많다.” 최 팀장에게는 2019년 9월 천리안 2호 임무의 끝이 새로운 출발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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