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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8호]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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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의 과학자들] 박병곤 천문연 대형망원경사업단장

우주 최초의 별을 찾아 지상 최대 망원경 건설

최준석  선임기자 

▲ GMT에 들어갈 망원경 거울은 미국 애리조나대학의 ‘미러랩(Mirror Lab)’에서 만든다. 광학유리 조각들을 용광로에 넣고(맨 위 사진), 용광로에서 녹인다(두 번째 사진). 녹은 유리들을 식히고 굳으면 표면을 가공한다. 광학유리 덩어리들은 일본 업체 오하라가 만든다. photo GMTO
박병곤 한국천문연구원 대형망원경사업단장은 남반구 칠레 산꼭대기에 직경 25m의 지상 최대 망원경을 설치하는 프로젝트에 16년째 매달리고 있다. 이른바 거대마젤란망원경(GMT·Giant Magellan Telescope) 사업이다. 2006년 이 사업 기획을 시작한 그는 2008년 정부를 설득하여 예산을 따냈고, 이후 미국 카네기천문대가 주관해서 4개국(미국·호주·한국·브라질) 12개 기관과 대학이 참여하는 GMT 사업의 한국 대표로 일하고 있다.
   
   거대마젤란망원경 프로젝트는 돈과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거대과학’으로 한국 천문학의 수준을 단숨에 끌어올릴 사업으로 주목받는다. 주간조선도 몇 차례 보도한 바 있다. 지난 5월 2일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천문연에서 박병곤 단장을 만나 GMT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얘기를 들었다. 박 단장은 사업 내용을 꿰고 있어 설명에 막힘이 없었다.
   
   “현대 천문학이 얘기하는 두 가지 기원, 즉 우주의 기원과 생명의 기원을 사람들은 궁금해한다.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생명은 어떻게 어디서 시작되었나 하는 문제다. 우주의 기원 문제는 우주의 미래가 어떨지와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또 생명 기원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외계행성을 찾아야 하고, 외계행성에 외계생명체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GMT 건설 목적에는 이 두 기원을 찾는 과제가 들어 있다.”
   
   우주는 지금으로부터 약 137억년 전 태어났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초기 우주를 관측하려면 망원경 성능이 좋아야 한다. 망원경이 좋을수록 멀리 있는 별을 볼 수 있으며 멀리 있는 별일수록 그 별빛은 더 오래전 출발했다.
   
   
   130억광년까지 보는 차세대 망원경
   
   “단순히 설명하면 GMT는 지금으로부터 130억광년까지를 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의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가장 멀리 있는 우주 영역, 즉 허블울트라딥필드(Hubble Ultra Deep Field)가 100억년 거리이다. GMT가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훨씬 멀리 본다.”
   
   GMT는 지상에서 우주를 잘 관측할 수 있는 남반구에, 특히 주변에 빛이 없는 오지에다 습도가 낮은 사막 산중에 설치된다. GMT 사이트인 칠레 아타카마사막이 바로 그곳이다. 지금도 아타카마사막의 라스 캄파나스 산 정상에는 천문대가 많다.
   
   박 단장은 “첫 번째 탄생한 별 관측이 한국 연구자들이 제출한 GMT 목표과제에 들어 있다”고 말했다. 빅뱅 이후 수소와 헬륨만 가득했던 태초의 우주에서 언제 어떻게 별이 처음 만들어졌는지 인류는 모르고 있다.
   
   박 단장은 “GMT는 2026년쯤 완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준공까지는 10년 가까이 남았다는 얘기다. “계획보다 많이 지연됐다.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올해쯤 관측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에 따르면 준공이 지연된 데는 예산 확보와 기술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GMT는 지름 25.4m로, 지상 최대 규모다. 우주선진국들이 운영하고 있는 망원경이 10m급이니 GMT는 차세대망원경이다. GMT는 직경 8.4m 크기 둥근 거울 7개로 구성된다. 정축 거울 6개가 비축(非軸) 거울 1개 주위에 배치된다.
   
   “거울 7개를 만드는 게 가장 어렵다. 첫 번째 거울을 2005년부터 만들기 시작했는데 2012년에 완성했다. 7년이 걸렸다. 1개는 완성됐고, 4개를 만들고 있으며, 나머지 2개는 만들어야 한다.” 박 단장은 “한 개를 만들기가 어려웠지, 나머지는 첫 거울을 만들면서 얻은 기술과 경험으로 제작하면 된다”고 말했다.
   
▲ photo 조현호 영상미디어 기자

   “애리조나대학(투산 소재) 미식축구경기장 아래에 미러랩(Mirror Lab)이 있다. 로저 앤젤(Roger Angel)이라는 천문학자가 회전주조(spin cast)법이라는 독창적인 방법을 개발했다. 여기서 거울을 만든다.”
   
   박병곤 단장에 따르면 용광로에 유리 조각을 넣으면 유리가 녹아내린다. 이를 회전시키면서 서서히 굳히는 방식으로 거울을 만든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들어가서 ‘미러랩’ 자료를 찾아봤다. 애리조나대학 미식축구경기장 주차장 공간 아래 ‘미러랩’이 있다면서 나이 든 모습의 로저 앤젤 교수가 나와 자신이 개발한 ‘회전주조법’을 설명한다. 앤젤 교수는 “과거에는 미국 뉴욕주에 있는 기업 코닝이나 독일에서 유리를 생산했으나, 더 이상 이들 업체가 만들지 않는다. 이제는 미러랩에서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거울 한 개를 새로 만들기 시작할 때 행사 참관차 미러랩을 몇 번 방문했다고 했다.
   
   GMT의 주경(主鏡)에는 이들 거울이 들어가는데 주경이 빛을 모아 보내는 부경(副鏡)도 있다. 부경은 하나의 직경이 1.05m 크기이고, 주경 하나마다 부경이 하나씩 대응한다. 그러니 부경도 모두 7개다. 이 부경 설계를 한국이 하고 있다.
   
▲ 거대마젤란망원경이 완성됐을 때의 상상도. photo GMTO

   “우리가 GMT 사업 참가를 통해 얻는 것 중 큰 게 기술개발 능력이다. 주경을 한국이 만들지는 못하나 부경 개발은 하겠다고 제안했다. GMT에 보여줄 시험모델을 제작하고 이후 실제 모델을 만들게 된다. 지금까지는 시험모델 설계 작업이 잘되고 있다.”
   
   부경 설계 작업은 사업단 내 GMT부경개발팀이 한다. 이성호 박사가 팀을 이끌고 있다. 미국 국립천문대와 대덕의 표준연구원, 고등기술원 연구자도 참여하고 있다.
   
   망원경에는 관측장비인 분광기도 들어간다. 별, 은하의 스펙트럼을 분석해 별의 운동 속도, 구성 성분, 나이를 알 수 있게 하는 장비다. 가시광 분광기와 적외선 분광기 두 종류가 있는데 한국천문연은 현재 가시광 분광기 제작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문대와 공동개발하고 있다. 분광기 이름은 GCLEF. GMT Consortium Large Earth Finder의 약칭이다.
   
   박 단장에 따르면 ‘지구 발견자(Earth Finder)’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는 건 GMT 목적 중 하나가 지구형 행성을 발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GCLEF개발팀은 사업단 내 박찬 박사가 이끌고 있다. 올해 상세설계를 마무리하게 된다고 했다. 박 단장은 “이후 적외선 고분산 분광기를 하려 한다. 내년부터 구체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분광기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초정밀 분광기가 있어야 지구 정도의 행성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천문학계 관심사 중 하나가 바로 외계행성 탐사다.
   
   망원경은 천문학 연구를 위한 기본적인 도구지만 한국의 망원경 시설은 선진국에 한 세대 뒤졌다. 1978년 61㎝ 직경의 소백산천문대가 생겼고, 1996년 1.8m 크기의 보현산 천문대가 완공됐다. “선진국은 이미 1990년대 중반에 8m, 10m급 망원경을 운영했다. 당시 일본이 하와이에 8m급 쓰바루 망원경을 설치했고, 미국은 10m짜리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이미 차세대 망원경으로 20~30m짜리를 준비하던 상태였다.”
   
   그동안 대형 망원경은 한국 천문학계의 열망이고 숙원사업이었다. 8m 망원경을 갖출 거냐, 아니면 20~30m급으로 바로 갈 것이냐를 한국 천문학계는 선택해야 했다. 여기서 20~30m로 바로 가자는 결정을 했고, 이후 GMT 사업에 참여했다고 박 단장은 말했다. 현재 GMT급 망원경 사업은 국제적으로 TMT(Thirty Meter Telescope)와 E-ELT(European Extremely Large Telescope), GMT 3개가 있다. TMT는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그룹과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이 진행 중이며, E-ELT는 유럽 남천문대가 추진하고 있다.
   
   
   다음 세대 천문학자를 위한 망원경
   
   GMT는 2015년 11월 11일 망원경이 들어설 칠레 현장에서 기공식을 가졌다. 사이트는 해발 2500m 산꼭대기를 깎아 축구장 4개 크기다. 사이트 기초공사는 현재 끝났다. 박 단장은 GMT를 감독하는 이사회의 이사로 한국을 대표한다. GMT를 운영하는 기구는 따로 있다. GMTO라는 비영리기관을 미국에 설립했고, 애리조나대학 총장으로 일한 로버트 셸턴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박병곤 단장은 지난 4월 과학의날에 대통령 표창장을 받았다. 그는 서울대 천문학과 82학번. 관측천문학을 공부했다. 1992년 천문연에 들어와 경북 영천 소재 보현산 천문대 설치 작업을 했고, 이후에는 보현산 망원경에 붙일 CCD카메라 제작을 했다. 2005년 보현산 근무를 마치고 대전 천문연 본부에 와서 광학부장직을 맡았는데 이 자리에서 일하며 GMT 기획을 했다. 이와 함께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사업도 했다. “두 가지 사업의 기획, 예산 작업을 했다. 2008년 두 사업 모두 예산을 받았다. 연구도 많이 했지만 프로젝트를 맡아 일해온 게 보람이 있다.” 2020년대 중반 완성될 GMT는 박병곤 단장의 필생 프로젝트다. 구체적인 작품을 갖는 삶이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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