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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514호] 20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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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볼보, 다음은 벤츠? 중국産 자동차의 공습

조동진  기자 

▲ 지난 4월 베이징 차이나 오토쇼에 전시된 볼보 자동차. photo AP·뉴시스
최근 스웨덴 자동차 브랜드 볼보(Volvo)가 ‘중국에서 만든 자동차를 한국에 들여와 팔겠다’고 밝혔다. 한국에 진출한 유럽과 미국,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 중 중국 공장에서 만든 자동차를 한국 시장에 들여와 파는 첫 사례다. 볼보가 중국산 자동차를 한국에 수입해 팔기로 하면서 품질과 안전성, 가격 등‘중국산(産)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볼보는 스웨덴 브랜드이지만 중국 자동차 브랜드 지리(吉利)가 2010년 인수해 소유하고 있다.
   
   볼보가 중국에서 생산해 한국으로 들여와 팔겠다고 밝힌 자동차는 세단형인 S90모델(가솔린 T5모델과 디젤 D5AWD모델 두 종류)이다. S90은 배기량 1969㏄로 원래 한국에서 팔던 차는 스웨덴 토스란다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이었다. 하지만 2019년형 S90부터는 중국 헤이룽장성 다칭(大慶) 공장에서 만든 차를 한국에 들여와 팔겠다는 것이다.
   
   볼보 측은 중국산 S90모델을 기존 스웨덴에서 들여와 팔던 S90보다 다소 싼 가격에 팔 방침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팔아왔던 기존 스웨덴산 S90보다 600만원 정도 싼 가격인 5930만~6890만원에 팔겠다는 입장이다. 신형임에도 불구하고 2019년형 S90을 싸게 팔려는 것은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사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인식은 아직 상당히 부정적이다. 브랜드를 막론하고 낮은 품질과 불안한 안전성의 이미지가 굳어져 있다. 볼보 측도 한국 시장과 소비자들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 중국산 자동차의 이 같은 이미지와 현실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지난 6월 초 볼보자동차코리아 이윤모 대표는 중국산 수입 방침을 밝히면서 “볼보만의 엄격한 글로벌 품질·제조 기준을 전 세계 공장에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점을 애써 강조하기도 했다.
   
   
   중국산 먹히나
   
   중국산 자동차들의 한국 진출은 2010년대 초부터였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선룽(申龍)버스가 한국 시장에 중소형 버스를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한 것이 처음이었다. 선룽버스는 중국인이 많이 찾는 제주도에서 영업을 강화하기도 했다. 선룽에 이어 중국 최대 자동차기업인 베이징자동차그룹의 계열사 베이징포톤(北汽福田)은 한국 자동차 브랜드보다 800만~1000만원가량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영세 사업자가 많은 택배와 개인 건설업 종사자들을 상대로 소형 트럭 영업에 나서기도 했다.
   
   버스와 중소형 트럭 등 상용차로 한국 시장과 소비자에게 선을 보였던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지난해부터 조금씩 달라지지 시작했다. 지난해 1월, 베이징자동차그룹과 은기실업이 합작한 베이징인샹(北汽銀翔)이 중국 충칭에서 생산한 승용 SUV ‘켄보600’을 한국에 내놓으며 중국산 자동차 최초로 승용차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의 한국 진출은 그동안 ‘실패’로 평가돼왔다. 한국에 들어오던 초기에는 시장과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언론의 조명 덕분에 관심을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싼 가격을 제외하면 신뢰하기 힘든 품질과 조잡한 제품, 낮은 안전성과 부족한 성능, 불편하고 부족한 AS망과 존재감 없는 브랜드 인지도 등으로 한국 소비자에게 철저히 외면받은 게 사실이다.
   
   한국 시장에서의 이 같은 부진은 중국이 오래전 이미 미국을 넘어선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뜻밖이다. 지난해 자동차 왕국으로 불리는 미국의 자동차 총생산량은 1118만2000대였지만 중국은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2901만5000대(한국자동차산업협회 기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무려 29.3%에 이르는 것으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만들어진 자동차 3대 중 한 대가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다.
   
   유럽과 미국,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물론 중국 브랜드들까지 중국 전역에 자동차 생산공장을 새로 짓거나 확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늘리면서 중국은 이미 9년 전부터 자동차 생산량 부동의 세계 1위 자리를 꿰차고 있다. 그런데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중국의 바로 옆나라인 한국에서 중국산 자동차들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볼보의 중국산 수입에 대해서는 시장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다른 중국산 자동차 브랜드들의 한국 진출과는 조금 다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과 함께 한국 시장에서 힘들게 쌓아올린 기존 이미지까지 망가질 수 있다는 부정적 견해도 나온다.
   
   다른 중국산 자동차들의 한국 진출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는 볼보가 중국 자본에 넘어갔다고 해도 한국 자동차시장에서 나름 선전해온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볼보의 브랜드 파워를 감안하면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가격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할 경우 중국산도 먹힐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소비자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현재 일본 브랜드인 혼다의 중형세단을 타고 있는 박건호씨는 “외제차나 한국산 중형차 이상을 타는 사람이 차를 바꿀 때 굳이 중국산 자동차로 바꿀 생각을 할까 싶다”며 “지금 타는 차보다 조금이라도 좋은 차를 타고 싶은 게 보통의 사람 마음인데 가격을 떠나 중국산 자동차가 그런 조건에 부합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국산 준중형차를 소유한 이지우씨는 “중국산 자동차를 판다면서 스웨덴에서 만들어 팔던 기존 볼보보다 기껏 500만~600만원 정도 내려 파는 게 합리적이고 저렴한지 믿기 힘들다”며 “5000만원대 후반에서 6000만원 후반대라면 할인을 잘 받을 경우 벤츠나 BMW 같은 독일산 자동차도 살 수 있는 가격”라고 했다. 그는 “지금보다 1000만원이 더 싸다 해도 비슷한 등급의 한국산 차보다 비싸 보이는 중국산 자동차를 살 이유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볼보 자동차를 타고 있는 김모씨는 “2년 후쯤 차를 바꾸기 위해 중고로 팔 때 가격이 많이 떨어져 있을 것 같아 걱정”이라며 “볼보 자체도 독일이나 영국, 일본 고급 브랜드 차보다 이미지와 인지도가 낮은데 세금까지 포함하면 7000만원 넘게 주고 굳이 중국산 볼보 세단을 사려는 한국 사람이 많을까 싶다”고 했다.
   
   
   볼보 거짓말 논란
   
   이런 분위기와 함께 중국산 수입 여부를 둘러싸고 볼보자동차코리아 측 경영자들이 말을 바꿨다는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2016년 11월 한국을 찾았던 볼보자동차 CEO 하칸 사무엘손이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중국산 볼보를 한국에 팔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에는 스웨덴에서 생산된 자동차만 팔겠다”고 밝힌 것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이윤모 사장도 “한국 시장에 판매하는 S90은 스웨덴 토스란다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수입한다”며 “중국산은 들여올 계획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불과 1년 반 만에 볼보 측이 입장을 바꾸자 소비자들은 “스스로 신뢰를 깎아내리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볼보의 중국산 자동차 S90은 이르면 오는 8월에서 9월쯤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측에 기존 입장을 뒤집고 중국산 자동차를 들여오게 된 배경과 가격 책정 등에 대해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담당자나 관계자를 연결해줄 수 없다”며 취재에 전혀 응하지 않았다.
   
   현재 볼보 이외에는 중국에서 만든 자동차를 한국에 들여와 팔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유럽과 미국,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없다. 하지만 볼보의 중국산 자동차 판매 실적에 따라 중국산 자동차를 들여와 한국에서 팔겠다고 나설 해외 자동차 브랜드가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볼보도 앞으로의 실적을 지켜보면서 S90 이외 한국에서 팔고 있는 소형 SUV인 XC40 같은 다른 모델들까지 중국산으로 전량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볼보 외에 중국산을 들여올 가능성이 점쳐지는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다. 올해 2월 말 볼보의 주인인 지리 자동차가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의 지분 10% 가까이를 사들이며 대주주가 됐기 때문이다. 지리자동차가 메르세데스-벤츠 경영에 관여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지리자동차가 다임러의 대주주라는 이유로만으로도 중국산 벤츠의 한국 수입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벤츠 한국 올 가능성은 적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무려 6만8800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단일 외제차 브랜드 최초로 6만대 이상을 팔아치웠다. 5000만원 이상 한국 고가 자동차와 대형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영향력은 한국 국산 브랜드만큼이나 크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중국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다. 더구나 벤츠는 중국 시장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와 함께 꾸준히 중국의 생산 시설과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메르세데스-벤츠가 중국산 자동차를 들여와 한국에서 벤츠 브랜드로 팔 경우 볼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물론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산 수입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17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은 “중국에서는 생산 수요를 못 따르고 있어 다른 곳에서 만든 것도 중국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중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벤츠 브랜드로 한국에 들여올 가능성은 적다”라고 직접 밝혔다.
   
   한국에서 중국산 자동차는 품질과 안전성에서 강한 의문이 따라다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유럽 등 해외 유명 자동차 브랜드가 중국에서 생산해 한국에 들여온 자동차들이 품질과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입증할 경우 중국산 자동차는 한국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심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받고 있는 해외 자동차 브랜드들이 중국 공장을 활용해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으로 자동차를 공급한다면 한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도 있다.
   
   한국 자동차시장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사실상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다. 이해하기 힘든 옵션을 동원해 불합리한 가격을 책정하고, 내수·수출 차량 간 품질 차별 의혹 등 시장 왜곡 문제가 늘 지적되고 있다. 이런 점에 비춰 보면 한국 시장에서 합리적 가격을 앞세운 중국산 자동차들이 안전성 같은 제품 불신을 해소한다면 건전한 경쟁을 불러와 오히려 자동차산업에 활기를 가져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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