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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7호] 201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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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통신] 고속철 타고 주강삼각주 경제권이 큰다

백춘미  통신원 

▲ 지난 9월 23일 홍콩과 중국 본토를 연결하는 새 고속열차가 개통됐다. photo AP·뉴시스
국경절(10월 1~7일) 황금연휴는 중국 최대 여행시즌이다. 올해도 전년보다 10% 증가한 약 700만명의 중국 관광객이 소위 ‘출경(出境)여행’ 길에 나섰다. 홍콩은 매년 국경절 중국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중 하나다.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이트인 시에청(씨트립)에 따르면, 홍콩은 올해 국경절에도 어김없이 일본, 태국에 이어 3위의 선호여행지에 올랐다. 2016년 한때 1위까지 올랐다가 올해 4위로 떨어진 한국보다 한 계단 위다.
   
   올해 국경절 홍콩 여행이 예년과 다른 점은 고속철을 이용해 홍콩까지 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 9월 23일, 고속철 홍콩구간이 개통하면서 중국 고속철과 직결됐다. 기존에 홍콩 바로 위 광둥성 선전에서 멈춰 섰던 고속철이 홍콩 구룡(九龍)반도에 있는 서(西)구룡역까지 내려가면서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내 44개 고속철역에서 홍콩까지 직접 연결이 가능해졌다.
   
   최고시속 350㎞로 달리는 고속철을 이용하면 베이징의 베이징서역에서 홍콩 서구룡역까지는 8시간45분, 상하이의 훙차오역에서 서구룡역까지는 7시간45분이 소요된다. 기존에 일반열차로 베이징에서 홍콩까지 24시간, 상하이에서 홍콩까지 19시간 걸리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혁명적인 변화다.
   
   고속철 홍콩구간은 지난 9월 23일 개통한 지 일주일 만에 23만명이 이용했을 정도로 초반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국경절 황금연휴 기간에도 벌써 25만장의 표가 팔릴 정도로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국경절 연휴 첫날인 10월 1일, 베이징서역에서 홍콩까지 가는 G79편 열차와 상하이 훙차오역에서 서구룡역까지 가는 G99편 열차는 전 좌석이 매진됐을 정도다.
   
   
   베이징서 홍콩까지 고속철로 8시간45분
   
   사실 베이징~홍콩, 상하이~홍콩 구간에서 고속철의 경쟁력은 그리 크지 않다. 일반적으로 철도는 500~1000㎞ 중거리 구간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얘기된다. 반면 베이징~홍콩, 상하이~홍콩은 직선거리로 각각 1900㎞, 1200㎞에 달한다. 수시로 뜨고 내리는 비행기로는 베이징~홍콩이 3시간30분, 상하이~홍콩이 2시간3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홍콩까지 가는 고속철은 소요시간도 항공기에 비해 길고 편수도 하루 1편에 불과하다.
   
   가격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것도 아니다. 베이징~홍콩, 상하이~홍콩 간에 책정된 고속철 운임은 각각 1077위안(약 17만원), 1008위안으로 항공기 운임보다 결코 저렴하지 않다. 요즘 중국에서도 저가항공(LCC)의 발달로 상하이에서 홍콩까지는 편도 500위안(약 8만원), 베이징에서 홍콩까지는 편도 800위안 정도면 항공기 이동이 가능하다.
   
   오히려 고속철 홍콩구간 개통의 의미는 베이징의 홍콩에 대한 장악력이 강해졌다는 정치적, 상징적 의미와 함께 중국의 제조업 메카인 선전, 광저우와 홍콩 간의 거리가 각각 14분, 48분대로 줄어든 데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다. 과거 광저우에서 홍콩까지는 고속버스로 3시간 정도 걸렸다. 그렇다고 비행기를 띄우기도 애매한 구간이었는데 고속철 개통과 함께 그 거리가 1시간 이내로 좁혀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광저우, 선전과 아시아 최대 금융 중심지인 홍콩은 물리적으로 더욱 긴밀히 결합하게 됐다. 이에 따른 홍콩인들의 기대 역시 크다. 지난 4월 필자가 홍콩을 찾았을 때 개통을 앞둔 고속철 시종착역인 서구룡역 일대를 둘러본 적이 있다. 우선 금싸라기 홍콩 땅에서 모든 고속철 선로와 대합실을 지하에 매설하는 토목공사의 크기에 놀랐다. 덩달아 구룡반도 일대도 몰라볼 정도로 변신 중이었다.
   
   당시 해외 언론에서 “고속철 개통과 함께 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가 위협받을 것”이란 반중파들의 주장이 주로 소개된 것과 달리 정작 구룡반도 일대 상인들은 고속철이 개통되면 씀씀이가 화끈한 중국 관광객이 더 몰려올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또한 현지 부동산 중개업체들은 고속철이 개통되면 홍콩의 닭장 같은 집을 벗어나 같은 돈으로 대륙의 더 넓고 쾌적한 집을 분양받아 홍콩까지 출퇴근할 수 있다는 부동산 광고를 여기저기 내걸고 있었다.
   
   홍콩을 정점으로 선전, 광저우, 주하이, 마카오까지 이어지는 주강(珠江)삼각주 경제권은 상하이를 정점으로 쑤저우, 난징, 항저우를 아우르는 장강(長江)삼각주 경제권과 여러 면에서 닮았다. 또 한편에서 주강삼각주 경제권과 장강삼각주 경제권은 중국 경제를 끌어가는 쌍두마차로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각 경제권의 대표 도시인 상하이, 광저우, 선전은 베이징과 함께 중국의 1선 도시로 모든 지표에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동안 주강삼각주의 가장 큰 약점은 홍콩이란 국제도시를 배후에 뒀지만, 일국양제를 운용하는 홍콩과 매끄럽게 연결이 안 되는 점이었다. 특히 선전과 홍콩은 지척에 있지만 해외여행에 준하는 통관절차를 거쳐야 비로소 출입경이 가능했다. 여러 제도도 달라서, 자동차 운전만 해도 중국 대륙에서는 운전석이 왼쪽에 있고 우측통행을 하지만, 홍콩에서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고 좌측통행을 한다.
   
   
▲ 새 고속열차의 출발역인 홍콩 서구룡역. photo 바이두

   한국 버금가는 새로운 경제권의 탄생
   
   하지만 이런 불편은 고속철이 홍콩의 경계를 허물고 들어온 것처럼 서서히 사라지는 추세다. 올 연말 홍콩에서 마카오, 주하이를 연결하는 총연장 55㎞의 세계 최장 해상교량 강주아오(港珠澳)대교까지 개통되면 주강삼각주 경제권의 일체화는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주아오대교 역시 국경절에 앞선 지난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의 시범운행을 마치고 전면 개통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강주아오대교가 개통되면 홍콩에서 마카오, 주하이까지의 거리는 40분대로 좁혀진다. 과거에는 육로로 약 4시간 이상 걸리던 길이다. 사람과 화물이 24시간 오갈 수 있는 육로 통관체계도 구축된다. 고속철 홍콩 직결과 강주아오대교는 주강삼각주를 뜻하는 ‘대만구(大灣區)’ 프로젝트의 핵심사업들이다.
   
   대만구 프로젝트는 중국의 양대 특별행정구인 홍콩과 마카오를 광저우, 선전, 주하이 등 광둥성 내 9개 도시와 하나의 경제권으로 긴밀히 엮는 프로젝트다. 대만구에 해당하는 지역의 인구만 6600만명으로, 지난해 기준 GDP만 10조위안(약 1조4500억달러)이 넘는다. 인구(5100만명)와 GDP(1조5308억달러) 측면에서 한국과 버금가는 경제권 하나가 중국 남부에 새로 태어나는 셈이다. 주강삼각주 일대는 국가가 아닌 대지역이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메가리전(Mega Region)’의 전형적인 모델이다.
   
   한국은 중앙집권이 강하고 지방이 중앙에 지나치게 종속돼 있다. 서울 역시 수도권 규제에 가로막혀 충분히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양대 광역경제권인 수도권과 동남권(부울경) 사이의 시간적 거리도 경부고속철 2단계 개통(2010년) 후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베이징에서 홍콩까지 최고시속 350㎞로 질주하는 중국 고속철을 보면서 300㎞에 그치는 한국 고속철이 굼떠 보이는 것은 필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한국은 중국과 속도경쟁에서도 뒤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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