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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7호] 201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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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젊은 피 수혈로 노화 막는다! 뉴욕서 회춘 클리닉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 ‘암브로시아’는 16세부터 25세까지의 건강한 청년들의 혈액을 공급받아 노화를 늦추기 원하는 35세 이상의 사람들에게 이틀에 걸쳐 1.5L의 혈장 성분을 수혈한다.
시간을 거꾸로 되돌려 회춘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젊은이의 건강한 피를 노인에게 수혈해 노화를 막는 ‘회춘 클리닉’이 미국 뉴욕에 문을 열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치매 등 노화로 인한 질병에도 새 치료법을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사람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 생명과학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사람에게 설계된 수명은 약 120년이다. 염색체 끝부분에 달린 텔로미어(Telomere·말단소체)가 세포분열을 거듭할수록 점점 짧아지는데, 사람의 경우 120년 정도면 더 이상 세포분열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120세 넘게 장수한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사람의 노화는 보통 26세부터 시작돼 신체 나이 38세에 이르렀을 때 가장 빠르게 진행된다. 이는 미국 듀크대학의 댄 벨스키 교수팀이 1972~1973년에 태어난 성인 954명을 대상으로 텔로미어, 장, 간, 폐, 콜레스테롤 수치, 심폐기능 등 총 18가지 항목을 조사한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다.
   
   그렇다면 노화를 막는 방법이 없을까. 과학자들이 그 방법의 하나로 주목하는 것이 바로 ‘젊은 피 수혈’이다. 지난 9월 27일 미국 IT 전문매체 매셔블(Mashable)은 스탠퍼드대학의 연구를 인용해 신체 건강한 젊은이들의 피를 나이 든 사람의 몸속에 주입하면 자연 치유의 힘이 좋아진다고 발표했다. 덧붙여 스탠퍼드대 의과대학 시절 쥐 수혈 실험에 참여해 그 효과를 직접 확인한 제시 카마진(Jesse Karmazin)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미국의 대도시인 뉴욕에 ‘회춘 클리닉’을 오픈할 계획이라는 내용도 밝혔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라
   
   스탠퍼드대 의과대학은 미국에서 수혈을 통한 회춘 연구를 가장 활발하게 진행하는 곳이다. 젊은 쥐의 피를 늙은 쥐에게 투여하는 실험을 통해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있는 열쇠’를 찾아왔다. 그중의 하나가 2014년 토니 와이스 코레이 박사팀이 실시한 쥐 실험이다. 연구팀은 젊은 쥐와 늙은 쥐의 혈관을 하나로 연결하고 나서 5주 동안 관찰했는데, 늙은 쥐의 근육이 젊은 쥐의 근육만큼 회복력이 빨라졌고 뇌 또한 젊어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후 연구팀은 젊은 쥐에서 뽑아낸 소량의 혈장(혈액에서 혈구를 제거한 것)을 늙은 쥐에게 직접 투입한 결과 늙은 쥐의 학습능력과 기억능력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람의 경우로 예를 든다면 처음 가본 주차장에서 주차 장소를 훨씬 잘 떠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주위 사물을 더 잘 기억해내기 때문이다. 늙은 쥐들은 젊은 쥐들의 피를 받은 후 해마(기억을 관장하는 뇌 부위) 속의 새로운 신경세포가 폭증했다. 해마는 기억력 생성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다. 결국 젊은 쥐의 피에 젊음의 샘을 유지하는 비밀의 물질이 있는 셈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지금도 뇌 안의 노화시계를 천천히 움직이는 방법을 젊은 피에서 찾고 있다.
   
   지난해 4월에도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신생아의 탯줄 혈장 실험 논문을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늙은 쥐에게 신생아의 탯줄 혈장을 주입하자 노화를 막고 기억력이 향상되었다는 것. 보통 쥐의 평균수명은 약 2년인데, 젊은 피를 수혈받은 18개월 된 쥐는 4개월 된 쥐에 맞먹는 기억력을 보였다. 당시 연구팀이 밝힌, 노화를 되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은 단백질 분해효소인 TIMP2였다.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지난해 11월에는 사람에게 직접 젊은 피를 수혈하는 시험을 실시했다. 65세 이상의 치매 환자 18명에게 젊은 사람의 혈액에서 추출한 혈장을 투여한 결과 치매 현상이 상당히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런 임상시험을 사람들에게 직접 해주는 기업도 있다. 스탠퍼드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제시 카마진이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 몬테레이에 창업한 암브로시아(Ambrosia)다. ‘암브로시아’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의 음식에서 따온 이름으로 암브로시아를 먹은 신들은 영생할 수 있다고 한다.
   
   암브로시아는 16세부터 25세까지의 건강한 젊은 청년들의 혈액을 혈액은행으로부터 공급받아 노화를 늦추기 원하는 35세 이상의 참가자에게 젊은 혈장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임상시험에 참가한 사람은 약 150명. 이들에게 이틀에 걸쳐 1.5L의 혈장 성분을 수혈한다. 그런 후 노화의 분자 지표를 관찰하기 위해 헤모글로빈 수치, 알츠하이머·염증 지표 등 150여가지 생체지표를 분석한다. 이들의 데이터 분석 결과 젊은 피를 수혈받은 사람들은 집중력, 기억력이 뛰어나게 좋아진 한편 질 좋은 수면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의 뉴스는 젊은 피를 늙은 사람에게 수혈하는 방식으로 젊음을 되돌리는 이 암브로시아 기업이 뉴욕으로 옮겨 ‘회춘 클리닉’으로 다시 문을 연다는 것이다. 뉴욕에 노인인구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이전 이유다.
   
   
   한편에선 부작용 우려 제기하기도
   
   젊은 피에서 분리한 혈장을 두 번 투여받는 데 드는 비용은 8000달러. 우리 돈으로 889만원 정도니 비싼 편이다. 그래도 젊은 사람의 피를 수혈받기 원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대기 리스트가 엄청 길다고 한다. 젊은 피 수혈을 받은 90세 넘은 노인이 이전보다 훨씬 건강해졌다는 소식도 들린다.
   
   의학계는 ‘사람들이 실제 더 젊어졌다’는 암브로시아의 임상시험에 대해 “시계를 늦추는 게 아니라 아예 거꾸로 되돌릴 길이 열렸다”며 흥분하고 있다. 이들의 연구가 계속해서 성과를 맺는다면 의학계에 페니실린 발견에 버금가는 혜택을 안겨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일고 있다. 또 심장병이나 치매 등 노화로 인한 질병에 새 치료법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반면 일부 과학자들은 노화한 신체를 회춘시키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젊은 피 수혈이 회춘에 도움이 된다는 임상 증거가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젊은 피 수혈로 노화된 줄기세포를 깨울 경우 통제가 불가능할 만큼 줄기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해 암 발생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카마진은 “지금까지 임상시험 참가자들 가운데 수혈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사람은 몇몇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대부분 암·심장병·알츠하이머·염증 등 수치 면에서 긍정적 효과만 경험했을 뿐 부작용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올해 안으로 임상 결과를 학술지에 발표해 회춘 효과를 증명해 보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과연 젊은 피 수혈은 청춘을 되돌리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암브로시아 임상은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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