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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2호] 201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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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경수 한국경제학회 회장이 말하는 ‘한국 경제 위기론’

“생산성 추락이 위기의 핵심 OECD 중 우리만 계속 떨어져”

조동진  기자 

photo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지금 우리 기준금리를 ‘정상적’으로 보기 힘들지요. 문제는 ‘비정상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 상황을 벗어나기가 상당히 힘들다는 게 우리 경제 현실이라는 겁니다. 그럼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가겠다’는 것인지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우리 사회에 솔직하게 말하고, 소통에 나서야지요. 그런데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지 한은 스스로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기준금리 실기라는 비판에 직면한 한국은행이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묻자 김경수(65) 한국경제학회장이 꺼내놓은 말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대내외에서 밀려들고 있는 충격에 흔들리고 있지만 충격을 흡수하고 걷어내줄 완충제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위기론이 빠르게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 경제의 위기론을 키우고 있는 요인들 중에서도 비판의 핵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실패 논란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꺼내들었던 각종 경제정책들까지 문제를 일으키며 위기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비정상적 기준금리 지속
   
   한국 경제,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이 문제들을 풀어나가야 하는지 김경수 한국경제학회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이기도 한 김경수 회장은 올해 3월부터 한국 경제학계 최대 조직인 한국경제학회를 이끌고 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년 동안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의 원장을 맡았을 만큼 통화정책에도 일가견이 있다.
   
   지난 11월 6일 오후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거시경제와 금융·통화 분야 전문가인 김 회장에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부터 물어봤다.
   
   11월은 금통위가 올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달이다. 지난 10월 중순까지도 시장과 언론은 ‘금통위가 10월 인상 분위기를 조성하고 11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대거 쏟아냈다. 심지어 정부 측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하며 한국은행을 향해 인상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이 발언 직후 한국은행과 금통위 수장을 겸하고 있는 이주열 총재가 정부 측 의지에 답을 하듯 뜬금없이 ‘금융안정’을 내세우며 금리인상 분위기 띄우기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그랬던 상황이 10월 말부터 다시 급변했다. 실물경제가 심각한 침체상태에 들어섰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투자와 소비 관련 각종 지표의 추락도 확인됐다. IMF와 OECD 등 경제 관련 주요 국제기구들이 올해는 물론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까지 내려버렸다. 심지어 그동안 올해 경제성장률을 2.9%로 전망했던 한국은행조차 전망치를 0.2%나 스스로 낮춰버렸다.
   
   11월이 되자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까지 ‘2018년 하반기 경제 전망’을 통해 경고성 발표를 내놨다. 2019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2.6%에 그칠 것이고, 설비와 건설 등 각종 투자지표도 급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뜩이나 힘든 고용시장에서 취업자 수가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함께 내놓았다.
   
   ‘올려야 할 때 안 올리고, 내려야 할 때 안 내리면서 기준금리 정책이 엉망이 돼버렸다’는 비판에 휩싸여 있는 한국은행에 11월 기준금리 결정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상황과 지표들이 대거 쏟아진 것이다. 그동안 보여온 엉성한 기준금리 정책이 이제는 ‘올려도 문제, 동결해도 문제’라는 후폭풍이 돼 딜레마를 안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한국은행 금통위의 선택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김경수 회장에게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는지 동결해야 하는지” 묻자 “9월과 10월 중순까지의 상황과 10월 중순 이후 지금의 상황은 모든 게 다 바뀌어버렸다”며 “분명한 것은 국내외 사방에서 한국 경제에 상당히 비우호적인 위험이 커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한국경제학회장의 언급이) 자칫 금통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의견을 말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분명한 것은 (한국 기준금리가 상당히 오랫동안) 비정상적 상태로 이어져온 게 맞다”며 “이렇게 정상적 상황으로 보기 힘든 상태가 지속돼온 것도 문제지만, 더 문제는 이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도 상당히 힘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딜레마 자초한 기준금리 실기
   
   그는 결국 한국은행이 우리 사회와 금리정책을 두고 소통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고, 그것이 현재 불거지고 있는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기준금리 결정은 사실 ‘올리거나, 그대로 두거나, 내리는 것’ 단 세 방향뿐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상황과 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김 회장 역시 “어떤 결정이든 중앙은행이라면 나름의 결정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 부분이 취약했다”며 “한국은행이 갖고 있는 당장의 기준금리 방향의 핵심은 사실 ‘소통’”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이 미국 Fed(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예를 들었다. “미국 연준은 (금융위기 이후 선택할 수밖에 없던) 제로(0%)금리라는 아주 비정상적 상황에 대해 미국 경제 주체들은 물론 사회 전체에 현실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제로금리 이후 ‘미국 통화와 경제 운영 기준, 향후 가고자 하는 방향이 무엇이다’라는 점을 미국 사회에 끊임없이 이야기했어요. 또 자연금리 수준에 대해서도 꾸밈없이 말했고, 특히 ‘어떤 조건이나 상황이 형성되면 금리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가져가겠다’는 결정 기준까지 명확히 제시해왔습니다.”
   
   실제 김 회장이 강조한 미국 Fed와 한국은행, 금통위가 보여준 모습은 크게 다르다. 한국은행과 금통위는 소통이나 설명보다 사실상 비밀주의에 가까웠다는 평이 크다. 김 회장은 “중앙은행이 그 사회와 얼마나 소통을 잘하고, 얼마나 조화로운 호흡을 가져갈 수 있는지가 무리 없는 통화정책을 펴는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생각하는 정상적인 기준금리 수준이 어디인지, 또 어떤 여건과 상황이 되면 어떤 기준을 갖고 어떻게 금리를 운영할 것인지와 같은 기본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은행 이제라도 소통해라
   
   김 회장은 한국은행이 유지해온 기준금리에 대해 “정상적인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표현했다. 그에게 “왜 정상적이지 않은지”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 역사상 지금 같은 1.5% 기준금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유지됐던 기억이 없습니다.(확인 결과 1999년 이후 2015년까지 기준금리가 1.5%까지 떨어진 적이 없다. 2015년 6월 처음 1.5%가 된 후 2016년 6월 1.25%로 더 떨어졌다가 2017년 11월 다시 지금의 1.5%가 됐다.)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 오래 지속돼온 것이지요. 문제는 이런 (초저금리) 상태에 우리 사회가 길들여지면 여기서 벗어나기 힘들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는 10월 초 한국에서 열렸던 국제 경제 컨퍼런스에서 인도인 이코노미스트가 “과유불급”이란 표현으로 한국의 기준금리를 향해 던진 경고를 상기시켰다. “인도 이코노미스트에게 한국 금리 상황은 ‘지나치면 모자란 것보다 못한 상태’로 비쳤을 겁니다. 한국에 대해 ‘이렇게 낮은 기준금리가 너무 오래가면 어디선가 반드시 불균형이 생길 것이고, 그것이 반드시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경고한 겁니다. 지금 한국 경제와 기준금리 논란에 대해 이것으로 설명을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김 회장은 한국은행과 총재가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역시 오롯이 자신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소통조차 하려 하지 않는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문제와 논란들이 끊임없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 경쟁력 급락으로 구조조정 과정에 있는 거제 대우조선해양 선박 건조 현장. photo 뉴시스

   현실적 위기 실물경제 추락
   
   한국은행과 기준금리 문제는 최근 부쩍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한국의 경제 체력 이야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의 취약점을 지적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대규모 해외자본 유출입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이다.
   
   최근의 위기신호는 어떨까.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 미국 장기채 금리 상승,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자 대거 이탈 등 외환시장의 불안 요소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버틸 수 있다는 평이 대세다. 9월 말 기준 세계 8위 수준인 4030억달러(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 줄어든 해외 단기채 비중과 만기 분산 등 1998년 외환위기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소위 유동성 불일치 현상이 상당 부분 희석된 게 큰 이유다.
   
   김 회장 역시 ‘외환 부문보다 한국 내 실물경제의 추락이 지금 현재 위기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낮은 생산성과 저조한 경제활동 참여율, 여기에 가계부채로 인한 부진한 소비, 이 세 요소가 결국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추락하고 있는 생산성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생산성은 한 국가의 경제 성장동력으로 이해되고 있다. 즉 생산성의 추락은 성장동력이 꺼져가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경제 성장이라는 면에서 생산성 문제는 결국 가장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며 “이 요소를 통해 경제 운영 방향이 결정된다”고 했다. 김 회장이 자신의 노트북을 켜 OECD 주요국들의 각종 생산성 관련 그래프를 보여줬다.
   
   “이 통계를 유심히 보면 확인되는 것이 있습니다. 다른 OECD 회원국들과 달리 유독 한국만 생산성이 추락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과 EU 주요국, 심지어 오랜 침체에 빠졌다는 일본조차 생산성 지표가 떨어지면 얼마 후 다시 이전 상태로 복원되는 모습을 통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만은 2007년 이후 생산성 수치가 급속하게 떨어지며 전혀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다양한 생산성 지표 중 특히 ‘총요소생산성’ 문제를 지적하며 “2016년에는 한국의 생산성이 오랜 침체로 정체에 빠졌다는 일본보다 떨어지는 것이 확인된다”며 “한국 경제에는 상당히 불길한 통계이고 흐름”이라고 했다. 생산성 하락 문제가 더 심각한 이유가 있다. 특정 한두 분야가 아니라 사실상 우리 산업 전체에서 확인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는 추락만 할 뿐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생산성 문제와 함께 저조한 경제활동 참여율도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당장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OECD의 통계를 보면 그가 왜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지 알 수 있다. 한국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69.2%에 불과하다. 현재 일본이 77.5%인 것은 물론, OECD 전체가 71.1%다.
   
   김 회장은 “얼마 전 통계청 발표 자료를 보니 구직 기간 6개월 이상 장기 구직자가 15만명 이상으로 굉장히 늘었다”며 “이런 장기 구직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취업시장에서 이탈해 결국 실망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즉 장기 구직자가 비경제활동 인구로 떨어져나갈 가능성이 크고, 이것이 경제적 취약성을 불러오는 것은 물론 나아가 사회문제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성 몰락과 소비여력 잃은 가계
   
   가계부채 문제는 이미 10년을 앓고 있는 고질적 문제다. 그는 “흔히 시한폭탄이라고 표현하지만 사실은 이미 터진 폭탄”이라며 “결국 여기서 경제적 악순환 고리가 시작된다”고 했다.
   
   지난해 IMF가 보고서를 하나 내놓았다. 보고서 내용 중 가계부채와 관련해 한국 경제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IMF는 가계부채가 GDP 대비 임계수치인 65%를 넘어서면 해당 국가의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마이너스(-)’ 인과관계가 형성된다고 경고했다. 과다한 부채로 인해 가계소득 대부분을 이자 상환에 써야 해 정작 소비에 사용할 여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김 회장은 “2002년 GDP 대비 소비 비율이 55.2%이던 것이, 지난해 48.1%로 떨어졌다”며 한국의 GDP 대비 소비 비율이 급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쉽게 이야기하면 2002년까지 한국의 가계는 100만원 소득 중 55만원을 쓸 수 있었는데, 지난해부터는 48만원밖에 못 쓴다는 의미다. 김 회장은 “이렇게 소비여력이 빠르고 크게,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했다. 실제 GDP 대비 소비 비율이 낮은 상태에서 계속 하락 추세를 보이는 나라는 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
   
   그는 한국 가계의 급속한 소비여력 축소의 핵심이 가계부채의 증가, 특히 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 시장으로 쏠린 부채 급증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30대의 주택 매입 비중이 늘며 덩달아 주택담보대출 역시 급증했다”며 “이 세대가 소득의 대부분을 집값과 이자로 쓰고 있고, 앞으로 들어올 소득 역시 대출 상환에 써야 하는 상태”라고 했다. 한마디로 소비를 할 여력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지속적인 소비여력 상실은 수요 악화 문제로 이어지고 결국 공급 축소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앞서 이야기했던 생산성 악화를 야기하는 악순환의 중요 이유인 것이다. 그는 결국 이 같은 생산성과 경제활동 참여율 급락, 가계부채로 인한 소비여력 축소에서 이미 문제가 터졌고, 이것이 우리 실물경제에 충격을 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에 닥쳐오는 겨울
   
   실물경제에 문제가 생겼고, 특히 생산성과 가계부채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산업과 기업, 가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이들 경제 주체의 구조조정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당장 턱까지 차오른 위험수위를 낮추고 근원적 위험을 제거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에 따른 고통은 있겠지만 실제 몰아칠 위기에 대한 일종의 예방주사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좀 더 일찍 인지하고 구조조정을 좀 더 빨리 시작했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유연한 경제 운영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한국 경제 상황에서 원활한 구조조정이란 것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 역시 “사회 안전망이 취약한 사회·경제 구조에서 필연적으로 실업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조정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로 이 상황에 동의했다.
   
   한국 경제가 ‘추운 겨울’로 들어서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봄이 올 수 있겠지만 눈앞에 닥쳐온 추운 겨울을 버텨나갈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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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김세환  ( 2018-11-12 )    수정   삭제
이율을 인상할려며는 차용금을 자본금에서 제외해야 한다. 왜 채무를 자본금으로 인정하는가 차용금은 회계법상 자산으로 인정할 수는 있어도 절대 자본으로 인정될 수는 없다.
그렇지 않는가요 정말 개가 웃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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