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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8호] 201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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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위태로운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선 그들

재벌가의 사위들

홍성추  재벌평론가·전 서울신문 산업부장 sch8@naver.com

▲ 애경그룹 사위인 안용찬 부회장, 신세계그룹 사위인 문성욱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이혼한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왼쪽부터) photo 뉴시스
재벌가 사위를 보고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재벌가 사위들은 대부분 지인을 만나면 “너는 좋겠다. 재벌가 사위라서”라는 식의 말을 듣는다. 실제로 그럴까.
   
   재벌가 사위는 아무나 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1960~1970년대 재벌가 사위는 대부분 ‘맞춤형’이었다. 권력가나 비슷한 재벌가, 또는 법조인이나 의사, 대학교수 등 일반인과는 다른 유형이었다. 며칠 전 작고한 조운해 전 강북삼성병원 이사장이 대표적인 경우다. 의사인 그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녀와 결혼했다. 당시 재벌가의 혼인은 대부분 정략결혼이라고 할 수 있는 ‘통혼’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3세에 이르러서는 다른 변화가 나타난다. 자유연애하다 결혼하는 재벌가 자제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단적인 예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맏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정몽구 현대그룹 회장의 셋째 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리조트 전무다.
   
   1999년 이부진 사장이 결혼할 때는 장안의 화제였다. 국내 최대의 재벌가 사위로 평범한 집안 출신이 간택되었다며 ‘남데렐라’라는 별칭마저 주어졌다. 삼성전기 사원이었던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은 삼성가 사위가 되면서 미국 지사로 전근, ‘학벌 세탁’과 경영수업까지 받았다. 그야말로 ‘벼락출세’한 경우로 뭇 남성들의 시샘을 받았다.
   
   순탄할 것 같은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않았다. 결혼 15년 만에 파경 소식이 알려졌다. 조용히 이혼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일반인의 예상을 깨고 법정으로까지 비화됐다. 이 사장과 임 전 고문의 이혼소송은 2014년 10월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을 상대로 이혼조정 및 친권자 지정 신청을 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2017년 7월 이혼 결정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이 사장 재산 중 86억원을 임 전 고문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며, 자녀 친권 및 양육권자로는 이 사장을 지정했다. 임 전 고문이 이에 불복하면서 항소심 재판까지 열렸다. 지난 2월 소송이 재개돼 지금까지 진행형이다. 이혼 사유는 여러 가지 소문이 무성했으나 확실한 것은 ‘집안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환경이다. 재벌가와 평범한 가정의 직장인 출신이라는 ‘신분’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결과다. 어떻게 결말이 날지는 법원에서 가려지겠지만 심한 후유증을 낳을 것임은 분명하다.
   
   이부진 부부의 이혼소송에 이어 최근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장녀 조현아씨의 이혼소송이 불거져 세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조현아씨 역시 재벌가에선 흔치 않게 초등학교 동창인 의사와 결혼했다. 연애결혼으로 알려졌다. ‘땅콩회항’ 사건으로 유명세를 탄 조현아씨는 이혼소송에서도 많은 뒷말을 남기고 있다. 이혼소송 중인 조현아씨의 남편 박모씨가 조씨의 폭언 영상을 잇따라 공개하고 나섰다. 박씨는 최근 페이스북에 “거대 재벌과 맞서는 게 두렵지만 아이들의 아빠로서 용기를 내 우리 아이들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남편의 형사고소 사실이 알려지자 조씨 역시 대응에 나섰다. 조씨 측은 입장문을 통해 “박씨가 일방적인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며 “명예훼손 등 형사적인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씨는 “자녀를 학대하거나 남편을 폭행한 사실이 없다”면서 “박씨가 알코올중독 증세로 인해 잘못 기억한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허위로 주장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혼인 파탄의 원인은 남편 박씨의 알코올·약물 문제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이혼 위자료나 재산분할에 있어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조씨의 폭력 동영상과 욕설 음성이 공개되면서 재벌가 자녀의 또 다른 민낯이 공개돼 구설에 올랐다. 이혼소송에 이어 형사고소까지 얽혀 있어 어떤 결말이 날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재벌가의 파혼이 지저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때의 ‘남데렐라’에서 원수가 되고만 셈이다.
   
   재벌가 사위 중에 조용히 이혼을 마무리 지은 경우도 있다. 현대차그룹가의 셋째 딸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리조트 전무와 남편 신성재씨의 경우다. 이들은 이혼을 ‘깔끔하게’ 진행했다. 신성재씨는 현대차그룹에 납품을 하는 회사의 자제다. 1995년 현대모비스의 평사원으로 입사해서 2년 뒤 정 고문과 결혼했다. 결혼과 동시에 초고속 승진을 하며 한때 현대하이스코어 사장을 역임하는 등 ‘사위 경영인’으로서 각광을 받았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과 함께 현대가의 대표적인 ‘사위 경영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결국 사위는 사위일 뿐이었다. 결혼생활 15년 만에 이혼을 하면서 회사도 그만뒀다. 퇴사 때 별다른 옵션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항간에는 ‘100억원대의 위자료를 받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당시 신 사장 퇴직금으로 근 100억원에 이르는 금액이 책정됐는데 이를 두고 나온 얘기 같다.
   
   
   ‘남데렐라’는 가능한가
   
   SK그룹 최종현 회장의 장녀가 평범한 사원과 결혼했다고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생전 최 회장은 “사위는 SK그룹 내에서 고르겠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하다가 실제로 사위를 ‘간택’했다. 평사원에서 재벌가 사위가 된 김준일씨는 최 회장의 장녀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과 결혼했지만 결혼생활은 그리 길지 않았다. 소리 소문 없이 이혼, 현재 최 이사장은 혼자 살고 있다.
   
   재벌가 사위이면서 경영인으로 능력을 평가받는 이들도 꽤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둘째 딸인 정명이씨와 결혼한 그는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입지를 완전히 굳힌 상태다. 정 부회장은 학원재벌 아들로서 평범한 집안은 아니다.
   
   안용찬 애경그룹 부회장도 ‘사위 경영인’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경우다. 장연신 회장의 장녀인 채은정씨와 결혼한 그는 적자투성이인 제주항공을 맡아 오늘의 반석 위에 올려놓은 주인공이다. 처남인 채형석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안 부회장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사위인 문성욱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 역시 재벌가 사위로서 그룹 내에서 대접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의 외동딸인 정유경씨와 결혼해 신세계그룹 해외부문을 책임지는 경영인이다. 문 부사장 역시 이름 있는 재벌가나 권력자 집안은 아니다. 한때 중국 사업을 책임지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다가 지금은 주춤한 상태라는 것이 그룹 안팎의 평가다. 사위의 한계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
   
   이렇듯 재벌가 사위들은 명암이 분명히 갈린다. 이혼하면서도 일반인 가정처럼 ‘지저분한’ 송사로 이어지는 집안이 있는가 하면 조용히 이혼을 마무리하는 곳도 있다. 이혼을 하면서 재벌가로부터 천문학적인 위자료를 받았다는 얘기는 아직 없다. 재벌가의 이혼소송이 길어지는 것도 결국 ‘위자료’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혼소송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지저분한’ 가정사가 공개되기도 한다. 현재 한창 진행 중인 대한항공 조현아 부부가 대표적이다. 재벌가 사위로서 한때는 온갖 부러움을 샀지만 사위로서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혼하게 되면 그 과정에 온갖 얘기들이 여과 없이 드러나게 돼 있다. 아들이 있는데 사위에게 그룹을 넘겨준 경우도 아직 없다. 재산상속에 있어서는 역시 아들이 우선이다. ‘남데렐라’로서의 부러움은 잠시고, 잘못됐을 경우 추한 가정사까지 공개돼 일반인들의 조소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이 재벌가 사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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