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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559호] 2019.05.27

배민 vs 쿠팡 싸움의 끝은?

▲ (왼쪽) 배민라이더스 센터 photo 배민라이더스 / (오른쪽) 쿠팡 물류캠프 현장. photo 오종찬 조선일보 기자
국내 음식배달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지난 5월 20일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민족’과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업계 진출을 예고한 쿠팡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하면서부터다. 배달앱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우아한형제들과 소셜커머스업계 ‘절대강자’인 쿠팡이 정면충돌하자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쿠팡이 6월 초 정식 출시할 예정인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의 영업 과정에서 배달의민족과 배민브라더스를 상대로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쿠팡은 배민라이더스의 핵심 가맹 음식점들을 대상으로 배민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쿠팡이츠와 독점 계약을 맺으면 수수료를 대폭 할인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또 계약해지에 따라 매출이 하락할 경우 최대 수천만원에 이르는 현금 보상안도 제시했다고 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쿠팡의 이 같은 행위는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부당하게 경쟁자를 배제하는 행위’와 ‘부당하게 경쟁자의 고객을 자기와 거래하도록 유인하거나 강제하는 행위’ 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쿠팡이 배민라이더스의 매출 최상위 50대 음식점 명단과 매출 정보까지 확보해 영업활동에 이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해당하는지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쿠팡 측 의견은 다르다. 쿠팡 측은 계약해지 제안에 대해 “회사정책이 아니라 영업 담당자의 의욕이 과도했던 것 같다”며 “재발방지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매출 상위 음식점 명단은 배달의민족에 공개된 주문 수를 바탕으로 만든 자료일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쿠팡이 “여러 기업이 경쟁하면 고객 혜택이 늘어날 텐데 점유율 60%가 넘는 사업자가 신규 진입자를 비난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하자 우아한형제들은 “본질을 흐리기 위해 매출이 10배가 넘는 대형 기업이 오히려 약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맞섰다.
   
   
▲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커피, 베이커리, 디저트 등도 배달을 받을 수 있다. 한 카페에 붙어 있는 우버이츠 안내 스티커.

   소셜커머스 업체들 속속 출전
   
   음식배달 시장을 두고 업체들 간에 날카로운 신경전이 오가는 이유는 음식배달 시장이 아직 가능성이 넘쳐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급속도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국내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약 15조원 규모에서 지난해에는 20조원 이상으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배달의민족’과 ‘배민브라더스’ 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3193억원을 기록하며 1년 전 1626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음식 주문 앱인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어서며 30% 가까이 성장했다.
   
   현재 배달앱을 통해 이뤄지는 거래에서는 배달의민족이 약 6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272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 한 해 자영업자들이 배달의민족을 통해 거래한 규모 또한 5조원대에 달한다. 나머지 시장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운영하는 ‘요기요’와 ‘배달통’이 나눠 갖고 있다.
   
   여기에 매출액 4조원대(지난해 기준)의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이 뛰어들면 어떤 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쿠팡은 지난 4월 1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송파구에서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의 시범운영 서비스를 선보였다. 핵심 브랜드 전략인 ‘로켓배송’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음식 배달업에도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 이외에도 우버(우버이츠), 위메프(위메프오) 등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신규 진입자들이 본격적으로 업계 진출을 노리고 있어 앞으로 음식 배달업계 전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프리미엄 시장을 잡아라”
   
서울 지역에 살고 있는 직장인 김미진씨는 주말이 되면 집에서 빵과 커피를 주문해 마시는 게 낙이라고 한다. 김씨는 “자주 가는 동네 카페의 커피도 배민브라더스나 우버이츠를 통해 주문이 가능해졌다”며 “집 밖에 나가기 귀찮은 날에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사실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의 대결은 업계에 음식배달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최근 국내 배달음식 중개 시장에서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영역이 바로 ‘프리미엄 음식배달 서비스’다. ‘프리미엄 음식배달’은 유명 맛집의 음식이나 디저트 및 베이커리, 커피 등 기존에는 배달이 힘들었던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뜻한다. 이 서비스는 자영업자가 배달직원을 직접 고용하거나 배달대행 업체와 별도 계약을 해야 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주문부터 배달, 결제까지 한 번에 해결돼 ‘일체형 배달앱’으로 불리고 있다.
   
   2017년 한국에 진출한 미국 우버의 ‘우버이츠’와 배달의민족 안에 ‘앱인앱’ 형태로 포함돼 있는 ‘배민라이더스’가 대표적이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역시 ‘요기요플러스’와 ‘푸드플라이’ 등을 통해 프리미엄 음식배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 프리미엄 음식배달은 배달앱 시장의 새로운 수익창출 창구가 되고 있다. 2015년 6월 서울 강남 일대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배민라이더스는 현재 서울 전역과 인천, 부천, 분당, 일산 등 수도권 일대로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
   
   쿠팡이츠 역시 이와 유사한 ‘일체형 배달앱’이기 때문에 기존의 프리미엄 음식배달과 사업 영역이 완벽히 겹친다. 쿠팡은 지난 4월 ‘쿠팡이츠’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음식배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음식배달 서비스를 발판 삼아 일반 음식배달 서비스로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우아한형제들에게는 상당한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배달앱 시장 ‘성장통’도 커
   
   문제는 너나 할 것 없이 음식배달 시장에 뛰어드는 통에 업계는 이미 과당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태라는 점이다. 배달앱 가맹점주들은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오히려 부담이 더 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한 배달의민족 가맹점주는 “배달의민족이란 업체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초심으로 돌아갔으면 한다”며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경기가 안 좋아 정말 힘들다. 쿠팡이츠의 문제를 논하기 전에 기존 가맹점주들의 편의를 좀 더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해 말 발표한 ‘온라인 배달업체 이용 소상공인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시장이 커지면서 소상공인 피해 사례도 급증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 온라인 배달업체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3사의 시장점유율이 거의 100%에 이르고 있다. 이들 온라인 배달업체는 주로 주문과 결제 수수료, 광고비, 배달비 등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은 2015년 10% 수준의 중개수수료를 없애기로 선언하고 대대적 홍보에 나서면서 급격히 성장해왔다. 특히 슈퍼리스트, 울트라콜 등 광고 상품을 확대해왔는데 슈퍼리스트는 앱 상단에 업체를 노출해주는 대가로 광고비를 경매에 부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상공인 업체들은 온라인 배달업체를 통해 매출 증가 효과를 보고 있지만 한편으론 배달앱 업체의 과당경쟁으로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다고 호소한다. 소상공인연합회가 ㈜리서치랩에 의뢰해 2018년 전국 소상공인 사업체 1000곳을 대상으로 실행한 실태조사 결과, 배달앱 서비스의 문제점은 ‘배달업체의 광고비 폭리’가 41.3%로 가장 높았다. 또 ‘시장의 과당경쟁 유발’이 33.8%, ‘허위·불공정 등의 규제가 없음’이 31.3%로 나타났다.
   
   배달앱을 이용하는 이유로 소상공인들은 43.5%가 “다른 업체와 경쟁 등 영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이용한다”고 밝혔다. 또 27.7%는 ‘광고와 홍보를 위해 자발적으로 가입’, 25%는 ‘주문 및 배달 업무의 편의를 위해 자발적으로 가입을 했다’고 밝혔다.
   
   이외에 온라인 배달앱을 이용하고 있는 소상공인이 부담하는 판매수수료는 평균 7.33%에 달한 반면, 소상공인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수수료는 평균 3.50%로 나타났다. 또 배달앱의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과다한 광고비’가 76.3%로 가장 높았고 ‘판매자에게 일방적 책임전가’(15.5%), ‘일방적인 정산절차’(15.1%), ‘광고수단 제한’(12.6%), ‘전용 단말기 이용 강제’(11.9%), ‘거래상 지위남용’(9.0%) 순으로 나타났다.
   
   
   배달앱 규제 도입 필요성 제기
   
   배달앱 이용으로 인한 피해가 늘면서 ‘무한질주’하는 배달앱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함께 진행한 ‘배달앱 문제 개선 정책토론회’에서는 독과점 구조인 배달앱에 대한 규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성훈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배달앱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 자영업 매출 상승을 견인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진 못했다”며 “자영업자들은 오프라인 판촉비 대체 효과보다는 배달앱 수수료 비용의 추가로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현행법 체계상 배달앱에 대한 규제가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고형석 선문대 법경찰학과 교수는 “가맹사업법, 공정거래법,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등 현행법 체계상 새로운 사업 방식인 배달앱을 규율하기 어려운 한계도 남아 있다”며 “배달앱 거래를 전문적으로 규율하는 법이 없어 규제가 곤란하고 이는 영세상인의 보호 또는 골목상권의 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소비자 피해에 대해서도 배달앱 운영자의 책임 조항이 없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가맹점 사업자에게 떠넘긴다”며 “홈쇼핑, 쇼핑몰, 부동산 등 모든 상품 중개자는 피해 발생 시 일정 책임을 지는데 배달앱만은 책임을 지지 않고 수익 창출에만 몰두하고 있어 공정한 규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배달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규제가 입법 예고된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등 하위법령 개정안을 내놨다. 이는 지난 1월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부 개정됨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번 규칙 개정안은 빠르게 증가하는 배달 앱 배달종사자의 산재 예방을 위해 배달중개자에게 안전운행을 위한 조치의무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배달중개자는 배달종사자의 운전면허 및 보호구 보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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