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역에 신축 중인 신라스테이(오른쪽). ⓒphoto 이동훈 기자
서울 강남구 삼성역에 신축 중인 신라스테이(오른쪽). ⓒphoto 이동훈 기자

삼성이 ‘신라스테이’를 앞세워 서울 삼성역에 상륙한다. 삼성역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 인근에 신축 중인 관광호텔에 ‘신라스테이’ 브랜드를 붙여 위탁경영하는 것이다. 현재 신축 중인 호텔은 지하 4층, 지상 19층 규모로 마무리 단계에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 8월경 공사를 마무리하고 개관하려 했으나, 공사가 지연되면서 오픈이 늦춰졌다. 호텔신라 커뮤니케이션팀의 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중 오픈할 예정으로, 객실 수는 300개가량”이라고 했다.

삼성은 지난 2011년 삼성생명이 삼성역 인근의 옛 한국감정원 부지와 건물을 사들인 다음부터 사명(三星)과 한자만 다르고 이름이 같은 삼성(三成)역 진출을 줄곧 노려왔다. 지난 2014년 삼성역의 옛 한국전력 본사 부지를 매각할 당시 현대차그룹과 함께 입찰에 참여했으나, 높은 금액을 써낸 현대차에 밀리면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역 바로 앞 옛 한전 본사 부지 인근에 신라스테이 호텔 간판을 내걸고 재진출하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 수년간 비즈니스호텔인 ‘신라스테이’를 앞세워 호텔 위탁경영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해왔다. 신라스테이는 서울에 6개 호텔을 비롯해 전국에 11개 호텔을 거느리고 있다. 지난 2013년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신라스테이 1호점을 출점한 후 매년 호텔을 열었는데, 지난해와 올해는 호텔 출점이 없었다. 하지만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삼성역 신라스테이를 신호탄으로 내년부터 호텔 출점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신라스테이의 삼성역 진출로 이 일대의 대기업 호텔 전쟁도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역 일대는 GS그룹 계열의 인터컨티넨탈호텔 2곳(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을 비롯해 오크우드 프리미어호텔, 현대산업개발(HDC) 계열의 파크하얏트호텔이 특급호텔 시장을 주도해왔다. 여기에 지난 2017년 12월 대림산업 계열의 비즈니스호텔인 글래드호텔이 들어섰는데, 여기에 삼성 계열 신라스테이까지 가세하는 것이다.

지난 6월 강원도 원주의 오크밸리리조트를 인수하는 등 호텔 사업 비중을 키우고 있는 현대산업개발 역시 파크하얏트호텔 옆에 아파트 모델하우스로 쓰는 아이파크갤러리 부지에 호텔을 증축하는 방안을 예전부터 검토해왔다. 삼성역 바로 앞 위메프 본사 건물 역시 관광호텔 신축을 타진해왔다. 삼성역 글래드호텔을 비롯 개관을 앞둔 신라스테이, 아이파크갤러리, 위메프 본사 부지는 지난 2015년 관광호텔 신축을 조건으로 용적률이 완화됐다.

이 밖에 현대차그룹 역시 삼성역 옛 한전 본사 부지에 국내 최고층인 높이 569m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세우고 특급호텔을 함께 입주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삼성역 일대 호텔 시장 경쟁 격화로 수익이 뒷받침해줄지는 의문이다. 삼성역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바로 옆에 있는 오피스빌딩인 파르나스타워의 경우 당초 특급호텔인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 입주키로 하고 계약까지 체결했으나 수익성이 낮다는 판단에 오피스빌딩으로 전환한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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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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