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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인 뉴스] 몸집 3배 불린 ‘문재인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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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579호] 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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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 뉴스]몸집 3배 불린 ‘문재인 펀드’

▲ 지난 8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NH농협을 찾아 직접 5000만원을 투자한 펀드 홍보물을 들고 기념촬영을 한 모습. photo 뉴시스
금융가에서 ‘문재인 펀드’로 불리는 ‘NH-Amundi 필승코리아 증권투자신탁’에 대한 호기심이 커지고 있다. 이 펀드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 금융사 영업점을 직접 찾아 공개적으로 가입하고 투자하면서 ‘문재인 펀드’라는 별칭이 붙었다. 지난 10월 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NH-Amundi 필승코리아펀드 가입자의 3분의 1 이상(총 가입자의 34%)이 NH농협 직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정권이 관심을 보인 금융상품의 가입 실적을 높이기 위해 NH농협이 직원을 상대로 펀드 가입에 암묵적인 눈치 주기를 벌인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NH농협은행 측은 기자에게 “그런 일은 없다”고 했다.
   
   NH-Amundi 필승코리아펀드(이하 농협 필승코리아펀드)는 ‘NH-Amundi 자산운용’이 운용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로, 총 투자자본의 최소 60% 이상을 한국 주식에 투자한다. 투자 위험성 역시 ‘높은 위험도’로 평가된 ‘투자위험등급 2등급’짜리다.
   
   지난 8월 14일부터 판매를 시작했지만, 펀드 판매 초기만 해도 시장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NH농협 측이 조성한 초기 투자금 300억원의 소형펀드였고, 수익률 역시 판매·운용을 시작한 첫날부터 마이너스(-)로 떨어질 만큼 녹록지 않았다. 이랬던 농협 필승코리아펀드가 대중, 특히 정치인과 공무원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일이 벌어졌다.
   
   
   NH농협 영업부에 나타난 문재인 대통령
   
   펀드 출시 12일 뒤인 8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NH농협 본점 영업부에 문재인 대통령이 등장했다. 그리고는 필승코리아펀드 가입과 함께 한 번에 5000만원을 투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일본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우위를 배경으로 우리 주력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도 있는 무역 보복조치를 취해왔다”고 했다. 이 펀드 가입과 5000만원 투자 이유에 대해 “소재·부품 산업의 우리 경쟁력을 높인다면 그것은 우리 제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또 제조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일이 될 것”이라며 “그런 시기에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우리 농협에서 만들어져 아주 기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저도 가입해 힘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많은 국민들께서 이렇게 함께 참여해서 힘을 보태주기를 바란다”는 말까지 보탰다. 듣기에 따라 자칫 높은 투자위험도(투자위험 2등급) 평가를 받는 특정 금융사의 특정 주식형 펀드 상품에 국민 참여를 바라는 듯한 내용으로 읽힐 수 있는 말을 한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이대훈 NH농협은행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필승코리아펀드’라는 상품명이 커다랗게 적힌 홍보물을 들고 사진까지 찍었다. 이 홍보용 사진은 언론을 통해 국민과 정치인들, 공무원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여권 유력 정치인들이 연쇄적으로 이 펀드에 가입·투자하기 시작했다. 기존 투자자인 김병욱·박찬대 의원에 이어 지난 8월 30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00만원, 이인영 원내대표가 100만원을 투자했다. 또 민병두·이재정·박완주·오영훈·위성곤·소병훈 의원 등 줄가입이 이어졌고, 펀드 가입 모습을 찍은 사진들이 어김없이 공개됐다.
   
   오거돈 부산시장, 이용섭 광주시장, 박남춘 인천시장, 이춘희 세종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김영록 전남도지사, 강인규 나주시장, 권오봉 여수시장, 허석 순천시장, 조광한 남양주시장 등 시·도지사는 물론, 군수와 각 도시 구청장들, 심지어 시·군·구의회 등 수많은 지방의회 의원들까지 이 펀드 가입에 나섰다.
   
   고위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지난 9월 10일 이 펀드에 1000만원을 투자했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등 각 부처 장관들도 이 펀드 가입 사실을 공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해 이재정 경기, 도성훈 인천, 장석웅 전남, 김승환 전북, 김병우 충북 교육감 등 전국 교육감들까지 ‘문재인 펀드’ 가입 소식을 전했다.
   
   
   방문판매 금지 규정 위반해 다시 가입 촌극
   
   여권 정치인들, 유력 지자체장, 부총리와 장관 등 고위 공직자들의 이 펀드 가입·투자가 줄을 잇자 쓴웃음을 자아내는 촌극도 벌어졌다. 펀드, 특히 주식형 펀드는 투자위험성이 큰 금융상품이기 때문에 반드시 가입 희망자가 판매 은행·증권사에 직접 방문해 상품 특성과 투자위험성을 안내받고 가입·투자해야만 한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이 펀드에 가입하자 다음 날인 지난 8월 27일,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은행·증권사 영업점이 아닌 의정부시청 집무실에서 이 펀드에 가입·투자했다. 금융 규정 위반이 드러나자 안 시장 측은 이 펀드의 가입을 해지한 후, 곧 바로 영업점을 방문해 다시 가입하고 투자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NH농협 측의 단체 가입도 확대됐다. NH농협이사회, NH투자증권, 대구와 경북 농협 등 NH농협 임직원들이 펀드 단체 가입 행사를 열고, 언론에 단체 가입 홍보 사진도 등장했다.
   
   이쯤 되자 금융권에서는 농협 필승코리아펀드가 사실상 문재인 정부의 “관제 펀드, 관제 금융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떠돌고 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주요부처 장관들, 여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 시·도지사 등 전국 지자체장들이 대거 공개 가입·투자에 나서면서 농협 필승코리아펀드의 몸집도 순식간에 비대해지고 있다. 초기 설정액은 NH농협 측이 내놓은 300억원이었지만, 이후 투자금이 몰리며 운용규모가 약 963억9000만원(10월 16일)으로 불었다. 판매 약 2개월 만에 몸집을 3배 이상 불렸을 만큼 초단기간에 투자자들의 돈을 빨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언론이 대통령이 직접 가입한 펀드로 소개해주고, 유력 정치인들 이름이 대거 등장하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라고 했다.
   
   
   청와대·NH농협판 관제 펀드 목소리
   
   NH-Amundi 자산운용은 농협 필승코리아펀드가 기술혁신성과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가진 부품, 소재, 장비업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에 투자한다고 밝히고 있다. 디스플레이, 자동차, 전기전자, 기계·금속, 기초화학 등을 투자 핵심 업종으로 밝히고 있다. 취재 결과 전체 투자금 중 삼성전자 19.66%, LG화학 4.41%, SK하이닉스 4.33%, 한국전력 3.79%, 현대차 3.71% 등으로 배분해 투자하고 있다. 이 펀드가 실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비율은 투자금 기준 현재 약 30%로 파악되고 있다.
   
   한 외국계 투자사 관계자는 “소재·부품·장비 기업 분류 기준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이런 포트폴리오라면 기존의 주식형 펀드들과 차별성이 있다고 하기에는 무리”라며 “운용 초기 변동성이 적은 주요 기업과 업종 대표주에 투자하고, 이후 소부장 주식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투자 시장에는 좋은 의도로 기획·판매·운용되는 금융상품이 다수 존재한다. 하지만 자본시장, 특히 투자시장에 정치 바람이 부는 것에 대해 다수 금융인들이 경계하고 있다. 관제 펀드, 관제 투자 상품들이 일으켜온 부작용과 폐해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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