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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대학생 때 창업 ‘1인용 보쌈집’으로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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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579호] 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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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대학생 때 창업 ‘1인용 보쌈집’으로 대박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대부분의 학생들이 하는 인턴이나 어학연수 등 ‘스펙 쌓기’에 집중할 게 아니라, 변화를 포착해내는 눈을 기를 수 있도록 방대한 독서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대는 경제적 의무가 상대적으로 적고 학습에 전념할 수 있는 시기니까요.”
   
   26세에 맨주먹으로 보쌈집을 창업해 5년 만에 105개 매장, 연매출 300억원 규모로 키워낸 젊은이가 있다. 1인용 보쌈 전문점으로 최근 인기를 끄는 ‘싸움의 고수’를 창업한 박요하(31) 란체스터 F&B 대표 이야기다. 고도 경제성장기도 아닌 요즘의 한국에서 그는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고 키워냈을까. 지난 9월 24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사업 이야기를 물었다.
   
   인생 어느 시점이든 창업을 선택한다면 시작 시점이 중요하지만 20대 또는 30대 초반의 창업은 특히 중요하다. 사회 진출 후의 첫 번째 시도인 만큼 그 성패 여부가 인생 전반의 자신감에 아주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행여 실패라도 한다면 첫 시작부터 많은 길을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박 대표는 20세 때 연세대학교에 입학했지만 학업보다는 다른 분야에 흥미가 있었다. 창업이었다. 그의 머릿속은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었다. 나이가 젊어도 모두와 경쟁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창업이 그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였다. 자연히 학업보다는 창업과 경영 전문 서적을 읽고 머릿속으로 전략을 세우는 게 일과였다.
   
   “사업을 하려면 사람·돈·경험 중에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데 저한테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아무것도 없으니 더 절박하게 매달려야 했습니다.”
   
   박 대표는 ‘싸움의 고수’ 브랜드를 론칭하기 전까지 식당이나 요식업 경험이 전무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요식업계에 뛰어들 생각을 했을까.
   
   박 대표는 처음에 카카오택시 같은 IT서비스 사업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알아보니 IT서비스 사업을 하려면 시드머니로 수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했다.
   
   방향을 선회한 박 대표는 요식업으로 창업 업종을 정했다. 창업을 준비하며 읽은 일본 기업가 후지타 덴의 ‘유대인 상술’이라는 책이 힌트를 줬다. ‘젊은 사람이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여성을 상대로 한, 그리고 음식과 관련된 아이템을 선택하는 게 가장 빨리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글귀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던 어느 날 그는 보쌈을 먹다가 생각했다. ‘보쌈은 왜 가격이 비싸고 여럿이서만 먹어야 할까.’ 남녀노소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메뉴지만 가격이 문제였다. 당시 웬만한 보쌈집은 둘이 먹어도 2만원이 훌쩍 넘었다.
   
   업종을 정한 그는 대학 시절 영어 과외비로 모은 1500만원에 주위 지인 두 명에게 투자받은 돈으로 초기자금 1억 5000만원을 마련했다. 자금을 마련한 뒤에는 보쌈집에 들어가 직원으로 일하면서 요리와 가게운영 노하우를 어깨너머로 배웠다. 그는 2014년 5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싸움의 고수’ 1호점을 냈다. 신림 일대가 서울에서 1인가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는 점에 착안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사업 성공 비결은 ‘독서’
   
   대학생 신분으로 자금을 끌어모아 어렵게 창업했지만 첫 10개월간 매출은 지지부진했다. “가게 이름이 보쌈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보니 체육관인 줄 알고 지나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게다가 메뉴 개발에서 가격 설정, 브랜드 디자인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해내야 했다. 새벽 1~2시까지 영업을 하고, 영업이 끝나면 문을 열기 전까지 김치, 육수, 소스를 개발하고 만드느라 잠은 하루에 1~2시간밖에 못 잤다. 시장 반응이 지지부진한 이유가 ‘내가 정말 잘못 짚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반응이 올 때까지 버티고 기다려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돌이켜보면 이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밤낮으로 가게를 떠나지 않고 운영하면서 지켜본 결과 매출이 안 나오는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음식을 내는 속도가 느려 손님이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한마디로 ‘회전율’이 문제였다. 이전까지 보쌈은 최소 두 명 이상이 모여 식사나 술안주로 즐기는 음식이었다. 2인분을 주문해도 기본 가격이 2만5000원가량은 됐다. 술 마시면서 안주로 먹는 ‘슬로푸드’였기 때문에 손님상에 빨리 나오는 게 그리 중요하진 않았다.
   
   하지만 박 대표는 창업 초기부터 보쌈 1인분 가격을 6000원대로 낮췄다. 적게 팔아도 비싸게 팔아 마진을 많이 남기는 기존의 보쌈이, 빠르게 많이 팔아야 이윤이 남는 박리다매 상품으로 바뀐 것이다. “손님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메뉴를 빨리 내지 못하니까 들어오는 손님들을 다 받지를 못했어요. 자연히 매출이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었죠.”
   
   문제점을 찾아냈으니 해결책을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보쌈 1인분 상을 내는 곳은 국내에서 ‘싸움의 고수’가 처음이었고, 콘셉트를 모방할 만한 곳이 아무데도 없었다. 유명 보쌈 프랜차이즈에서 점장을 하던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해 함께 일하기도 했는데, 그조차도 ‘1인분 보쌈’으로 콘셉트가 달라지니 메뉴를 빨리 내는 법은 아예 몰랐다. 박 대표는 “나도 창업 전에 보쌈집에서 일을 해봤지만 말하자면 핵심에서 방향이 달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답을 찾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에서 가장 큰 규동(소고기덮밥) 체인을 주목한 것이다. 그는 규동 체인점 주방에서 직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동선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등을 조사해 메뉴를 내는 데 적용했다. 주방 구조와 직원들의 동선을 수정하고 기기도 바꾸면서 음식을 내놓는 속도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초창기 점심·저녁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 보쌈 한 접시를 낼 때 걸렸던 8~10분을 2~3분으로 대폭 줄였다. 산술적으로 동일한 시간 내에 3배 이상의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젊은 나이에 대형 프랜차이즈 창업주가 된 박 대표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독서’를 꼽았다. “사업가는 사회의 변화를 포착해야 합니다. 그래서 시류의 변화에 올라타는 것뿐만이 아니라, 변화의 선두에서 적극적으로 사람들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개척해 나가야 해요. 그런데 큰 변화의 흐름을 포착하는 통찰력은 사회생활을 더 오래한다고 길러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많은 책을 읽고 변화하는 세계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함으로써 터득할 수 있는 부분이죠.” 박 대표는 특히 경제·경영·기술 분야의 서적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박 대표는 최근 1인용 보쌈의 가격을 5000원대까지 더 낮추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금도 다른 업체들에 비해 싸지만, 가격을 더 낮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다. “단순한 보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이상의 위치에 도달하면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단계까지 나가는 게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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