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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580호]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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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8호선 ‘우남역’은 왜 사라졌나?

▲ 위례신도시 8호선 추가역 예정지 위를 지나는 서울지하철 8호선 전동차. photo 이동훈
위례신도시의 관문이 될 서울지하철 8호선 추가역 건설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8호선 추가역 건설사업은 지하철 8호선 복정역과 산성역 사이에 정차역을 추가하는 사업이다. 복정역과 산성역 사이는 지하철 8호선이 지상으로 통과하는데, 이 구간에 지상역을 건설해 인구 10만명 위례신도시의 관문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김태호 사장은 지난 9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8호선 복정역과 산성역 사이에 위례신도시를 위한 추가역 건설사업이 곧 시작된다”며 “2021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지상 3층 건물로 건설된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의 한 관계자는 “8호선 추가역은 토지보상을 완료한 상태로 오는 12월 말 착공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차역 건설이 가시화하면서 추가역 이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세울 당시부터 계획돼 있었던 이 역의 원래 이름은 ‘우남역’이다. 8호선의 추가 정차역이 들어서는 곳의 도로 이름은 ‘헌릉로’지만, 옛 이름은 ‘우남로’였다. 우남(雩南)은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아호다. ‘우남로’라는 이름은 이승만 대통령이 1953년 남한산성을 방문하고 6·25전쟁으로 파괴된 남한산성의 복구와 함께 1954년 국내 최초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록 4·19혁명으로 민주당 장면 정부가 집권하면서 남한산성은 국립공원에서 지정 철회됐지만, 우남로라는 이름은 살아 남았다. 자연히 노무현 정부 때 ‘송파신도시’라는 이름으로 서울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시, 하남시에 걸쳐 인구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신도시를 계획하고, 8호선 복정역과 산성역 사이에 지하철역을 두기로 했을 때도 도로명(우남로)을 딴 ‘우남역’이란 이름이 통용됐다. 국토부가 발표한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도 ‘우남역 신설’이라고 명기돼 있다.
   
   하지만 이승만 흔적 지우기 사업이 곳곳에서 진행되면서 정부 문건에 의해 확정된 ‘우남역’이란 이름도 그 칼날을 피해가지 못했다. 8호선 복정역에서 남한산성을 연결하는 ‘우남로’의 경우, 김대중 정부 때인 2002년 도로명 주소 개편 때도 ‘우남로’라는 이름으로 살아 남았지만, 2009년 헌릉로와 통합되면서 ‘헌릉로’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2016년에는 ‘우남역’ 예정지를 관할하는 성남시장으로 있던 이재명 현 경기도지사가 ‘우남역’이란 이름의 재검토를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성남을 한번 지나갔다는 이유로 성남에 우남로가 생기더니 아직도 그 흔적이 남아 있네요”라며 “이번 기회에 그 부당한 흔적을 완전히 제거하겠습니다. 우남역이라니”라고 글을 남겼다.
   
   
   여전히 곳곳에 남은 ‘우남역’
   
   이재명 지사의 공언처럼 우남역이란 이름은 사실상 폐기처분됐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때 위례신도시 조성 초기부터 광범위하게 사용된 ‘우남역’이란 이름은 곳곳에 아직 살아 있다. 이 일대의 아파트와 상가 분양 사업자들은 8호선 정차역 신설 시 역세권 프리미엄을 강조하기 위해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등장한 ‘우남역’이란 이름을 곳곳에 써왔다.
   
   지금도 8호선 추가역 예정부지 인근에는 ‘우남역’이란 이름을 사용한 건물들을 볼 수 있다. ‘위례우남역 퍼스트푸르지오’ ‘우남역 아이파크’ ‘위례우남역 KCC웰츠타워’ ‘이너매스 우남’과 같은 오피스텔과 상가 건물을 비롯해, 롯데리아나 이디야커피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도 점포 이름에 ‘우남역’이란 이름을 사용 중이다.
   
   하지만 ‘우남역’이란 이름을 붙이고 있는 건물주나 상가 주인 입장에서는 ‘우남역’이란 이름이 용도폐기된 마당에 계속 엉뚱한 간판을 달고 있을 수만도 없는 형편이다.
   
   다만 새 역명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기존 간판을 바꿔야 할지 그대로 유지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이에 위례신도시 일대 상가에는 우남역, 위례우남역, 위례역 등등 중구난방식의 이름이 붙여지고 있다.
   
   최근에는 ‘우남역’ 대신 ‘위례역’이란 이름을 단 건물들이 하나둘씩 늘어가는 형편이다. ‘우남역 아이파크’ 바로 앞에 있는 대단지 아파트 ‘위례역 푸르지오’의 경우 분양 당시에는 ‘위례우남역 푸르지오’라는 이름을 달고 분양했으나, 2017년 입주 당시 ‘위례역 푸르지오’로 슬그머니 이름을 바꿨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우남역 아이파크’, 한쪽은 ‘위례역 푸르지오’라는 희한한 풍경이 펼쳐진다. ‘우남역 아이파크’에 입주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이름은 ‘위례역 아이파크 부동산’이다.
   
   
   관할 정치인 모두 이승만에 반감
   
   엄밀히 말해 ‘우남역’이나 ‘위례우남역’ ‘위례역’은 아직까지 모두 존재하지 않는 역이다. 향후 8호선 정차역 이름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간판과 주소를 모두 바꿔 달아야 할 수도 있다. 간판과 주소 교체에 따른 비용부담은 고스란히 개인 몫이다.
   
   한국에서 지하철역의 역명은 주민 재산권과 직결돼 있다. 지하철 2호선 성내역을 개명한 ‘잠실나루역’, 신천역에서 이름을 바꾼 ‘잠실새내역’처럼 아파트값을 올리기 위해 행정 혼란에도 불구하고 역명을 교체한 사례도 있다. 위례신도시 주민들 입장에서는 위례신도시 조성 초기부터 언급된 ‘8호선 추가역’이 수십 년 지난 이제야 첫 삽을 뜨는 것도 서러운데, 수십 년간 통용된 역이름(우남역)조차 갈피를 잡지 못해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8호선 추가역의 당초 개통 목표는 2017년이었으나, 2019년, 2021년으로 계속 늦춰졌다. 8호선 추가역의 이름이 정해지지 않으면, 당초 ‘우남역’과 연계 추진 예정이었던 ‘우남지선(支線)’ 트램역의 이름도 정할 수 없다. 위례신도시의 핵심 교통망인 트램(저상전철) 역시 10여년째 표류 중이다.
   
   현재로서는 ‘우남역’이란 이름이 되살아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우남역’이란 이름을 사실상 폐기시킨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현재 경기도지사로 있고, 8호선 추가역을 비롯 위례신도시 대부분을 관할하는 성남시의 은수미 시장과 해당 지역이 속한 성남시 수정구의 지역구 의원인 김태년 의원(3선)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부정적이다.
   
   은수미 성남시장과 김태년 의원은 모두 지난 선거에서 ‘우남역’이란 역명을 쓰는 것을 피했다. 은수미 성남시장과 김태년 의원은 선거공보에서 ‘우남역’ 대신 ‘8호선 역사 신설’이란 이름을 사용했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지난 7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8호선 위례 추가역’이란 말을 사용했다.
   
   지하철 8호선 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를 산하 기관으로 둔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민주당 소속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에 부정적 태도를 보여왔다. 서울교통공사의 한 관계자는 “지하철 역명은 개통 15개월 이전 시점에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서울시 지명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된다”며 “기본적으로 결정주체는 서울시지만 최종주체가 누가 될지는 서울시와 성남시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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