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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584호] 201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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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정몽규의 계륵 ‘에어부산’ 되팔까? 말까?

▲ 부산 김해공항에 있는 에어부산 A320-200 항공기. photo 에어부산
영남권 최대 저가항공사(LCC)인 에어부산이 HDC현대산업개발의 ‘계륵(鷄肋)’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1월 7일 아시아나항공 본입찰 끝에 애경그룹(제주항공)-스톤브릿지 컨소시엄을 물리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국내 2위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아시아나항공의 6개 자회사를 한꺼번에 품에 안게 됐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증손회사 지분 규정 탓에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의 지분을 100% 인수하든지, 2년 내에 에어부산을 매각해야 하는 처지다. 에어부산은 HDC(지주사)-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고리의 마지막에 위치한 증손회사다. 증손회사의 100% 지분율 강제는 기업의 신규 투자를 가로막는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지적됐는데, 이번에 에어부산이 적용받게 됐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지분율은 44.17%에 불과하다. 나머지 지분 43%는 부산광역시 5%를 비롯해 넥센, 부산롯데호텔, 부산은행 등 부산 지역 상공인들이 나눠 갖고 있다. 이에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최근 한·일관계와 홍콩 시위 사태로 인한 항공업황 악화, 에어부산의 압도적인 영남권 항공 시장 점유율을 놓고 에어부산 지분 추가인수와 재매각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장 큰 걸림돌은 항공업황의 불확실성이다. 그간 국내 LCC시장의 급성장을 견인한 한·일 노선은 한·일관계 악화로 인해 승객이 반토막 난 상태다. 9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알짜 항공사로 자리 잡은 에어부산은 일본 노선 탑승객이 30% 가까이 감소하면서, 지난 3분기 영업손실 19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미 에어부산은 부산과 대구발(發) 일본 노선을 절반 가까이 줄인 상태다.
   
   최근 잇따른 보잉 B737 항공기 기체결함으로 인한 운항중지 사태 등 예기치 못한 사태도 돌발변수다. 다행히 에어부산의 경우 문제가 된 보잉 B737-MAX8이나 B737-800, 900 등 B737-NG(넥스트 제너레이션) 계열의 항공기는 단 한 대도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항공업 경험이 전무한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사태 전개가 아닐 수 없다.
   
   HDC현대산업개발로서는 에어버스 A380 엔진화재, A350 엔진꺼짐으로 인한 긴급회항 등 거듭된 안전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을 넘겨받아 안착시키는 것이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보잉 B767-300 등 노후 기종을 대거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B767은 국내 화물 항공사인 에어인천이 화물기로 채택한 기종이다. 여기에 에어부산, 에어서울 2개의 LCC까지 동시에 운영하는 일은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또한 에어부산의 증손회사 규정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약 1650억원가량을 에어부산에 직접 추가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기 차입 등으로 약 9조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 게다가 11월 22일 강원도 양양공항을 모항으로 하는 플라이강원의 양양~제주 취항을 시작으로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신규 항공 3사도 모두 출격 대기 중이다. LCC 경쟁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때문에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전 단계부터 계속적으로 분할 매각 주장이 흘러나왔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금도 계속 분할 재매각 얘기가 나오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는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에어부산에 자금을 추가 투입해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적잖이 고민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에어부산, 압도적 영남권 점유율
   
   반면 에어부산의 압도적인 영남권 항공시장 점유율은 쉽사리 포기 못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말 기준 에어부산의 부산 김해공항 국제선 점유율은 31.6%, 대구공항 국제선 점유율도 31%에 달한다. 특히 에어부산의 김해공항 국내선 여객점유율은 41.6%에 달한다. 국토교통부의 김해신공항 계획에 따라 기존 김해공항에 활주로와 국제선 신청사를 추가해 기존 규모 이상으로 확장되면 에어부산의 점유율도 덩달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에어부산은 주력인 부산발 국제노선 외에도 지난 11월 12일 첫 취항한 인천~닝보를 비롯해 선전, 청두(이상 중국), 인천~가오슝(대만), 인천~세부(필리핀), 인천~코타키나발루(말레이시아) 등 인천발 국제노선권도 6개나 확보하고 있다. 노선권은 항공사의 핵심 자산인데, 노선만 놓고 보면 아시아나항공의 인천발 비(非)수익 노선을 대체하기 위해 2016년 첫 취항한 100% 자회사 ‘에어서울’보다 좋은 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부산에서 활발한 아파트 및 호텔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점도 에어부산 재매각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부산의 신흥 부촌인 해운대 마린시티에 있는 해운대 아이파크의 경우 HDC현대산업개발의 대표작 중 하나다. 지난 6월 강원도 원주의 오크밸리리조트를 인수하는 등 호텔리조트 사업을 확대 중인 HDC의 호텔 계열사인 HDC호텔(옛 호텔아이파크)이 파크하얏트 부산호텔을 운영하는 곳도 해운대 아이파크다.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을 맡고 있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부산 지역에서 ‘부산아이파크’ 축구단을 운영하는 구단주이기도 하다. 현대산업개발은 2000년 해체된 대우그룹으로부터 ‘대우로얄즈(현 부산아이파크)’ 축구단을 인수한 직후 연고지를 부산에서 서울로 이전하려다가 ‘뜨거운 맛’을 본 적이 있다. 이 같은 전력 탓에 부산 지역 향토기업인 에어부산을 섣불리 재매각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에어부산은 당초 모기업이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전라도 기업’이란 이미지를 영남에서 불식시키기 위해 부산 간판을 내걸고 부산을 기반으로 2008년 첫 취항했다. 에어부산의 초대 대표로 회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김수천 전 아시아나항공 사장 역시 부산고를 졸업한 부산 출신이었다. 이렇게 구축한 부산 향토기업 이미지를 인수 후 다시 매물로 내놓으면 ‘부산 기업 홀대론’이 나올 수도 있다.
   
   그간 부산 지역 상공인들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통매각 과정에서 각종 불이익을 염려해 에어부산의 독자경영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 역시 지난 10월 30일, 에어부산 인천 취항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항공기 정비가 이슈인데, 그동안 개별 정비를 준비해왔고 국토교통부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만에 하나 분리되어도 에어부산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에어부산 재매각이 자칫 인력 구조조정 등 부산 지역 고용불안 문제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5% 남짓 지분을 가진 2대 주주인 부산광역시의 눈치도 봐야 하는 형편이다. 공은 이제 HDC현대산업개발로 넘어갔다. 부산시 공항기획과의 한 관계자는 “아직 본계약을 체결하기 전이기 때문에 입장을 내놓을 단계가 아니다”며 “부산 기업주주들 입장도 있어서 본계약 체결 후 입장을 정리해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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