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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587호] 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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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올 부동산 폭등 ‘족집게’ 예언자의 또 다른 예언

▲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숫자의 문제이지 한국 부동산의 방향성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photo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혼돈의 부동산 시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다고 했지만, 수치는 다른 얘기를 한다. 문 대통령 임기 2년 반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40% 올랐다. 부동산114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24만건 이상을 집계해 조사한 결과다. 매매가만이 아니다. 현장에 나가보면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 가격이 상승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분양가 상한제 등 각종 규제를 쏟아내며 두더지 잡기처럼 시장을 자극해왔다. 최근엔 행정안전부까지 가세했다. 4주택 이상 다주택 세대가 주택을 유상거래할 때 취득세율이 현재 1~3%였던 것을 4%로 올렸다. 지방세법 시행령을 일부 개정해 시장에 던진 가장 최신 규제다.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가장 주목받는 부동산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올해 초 부동산 전망을 발표하며 부동산 시장 분석가들 중 거의 유일하게 상승장을 예측했다. 서울 집값 8.4%라는 구체적인 상승 전망치도 제시했다. 그 수치에는 못 미치지만 서울 집값은 11월 말까지 약 3.9% 상승했고 현재도 상승장이다.
   
   
   가구소득 증대가 집값 상승 견인
   
   지난 12월 10일 서울 광화문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부동산 추세를 가장 잘 읽는 부동산 전문가로 꼽힌다”고 인사를 건네자 “올 초엔 욕을 많이 먹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의 말이다. “사실 올해 2월부터 시장이 움직일 줄 알았다. ‘오른다더니 왜 안 오르냐’며 올 초에 욕을 많이 먹었다. 시장이 4월부터 오를 줄은 몰랐다. 청약 기대 효과가 세 달이나 지속된 거다.”
   
   부동산 시장을 읽을 때 가장 중시하는 지표는 뭘까. 그의 답은 “가구소득”이다. “결국은 주택 소비자들의 구매 여력이 중요하다. 그분들이 소득이 늘면 집값이 오르기 쉽다. 올해 대기업들 연봉을 살펴보면 꽤 많이 늘었다. 주택 공급과 수요 변화도 물론 본다.”
   
   이 대표는 원래 엔지니어였다. 대학에서 조선공학을 전공하고 대우조선해양을 거쳐 증권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며 부동산 전문가 반열에 올랐다. 유진투자증권에서 부동산 전문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독립했다. 투자자문 회사를 준비 중이다.
   
   올해 부동산 시장을 결산하며 그는 세 가지 악재를 들었다. “악재가 많은 한 해였다. 첫째, 헬리오시티 입주다. 시장에 9510호가 한 번에 쏟아졌다. 둘째, 충격 그 자체였던 9·13대책이다. 셋째, 미·중 무역분쟁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고 보니 악재들은 시장에 별 영향이 없었다. 청약당첨을 기대하며 4월까지 집을 구매하지 않고 기다린 청약대기 수요가 영향을 미쳤다. 돌아보면 올해 초가 매수 타이밍이었다.”
   
   내년은 어떨까. “내년엔 이렇다 할 악재가 없다. 그게 무서운 거다. 입주량은 올해보다 좀 줄고, 총선이 있다. 각 지역별 크고 작은 악재가 선거를 계기로 오히려 해소될 수도 있다. 정부는 추가 규제카드를 구상 중이라고 하지만 어떤 규제를 추가로 할 수 있을까. 전월세 상한제라면, 이미 임대사업자들에겐 적용 중이다. 임대사업자가 아닌 주택보유자들에게까지 전월세 상한제를 통으로 지키게 하긴 힘들다. 전세자금대출을 전면 막는다? 이미 유주택자들의 전세자금대출은 거의 막혔다. 전면적으로 막을 순 없다.”
   
   그의 말에 따르면, 2년 주기로 전셋값이 상승한다는 짝수해의 법칙, 홀수해의 법칙 같은 것들도 이젠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한다.
   
   “서울의 자가보유율은 50%가 안 된다. 절반 이상이 남의 집에 살고 있단 얘기다. 현재 시장을 보면 일단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전세가가 눌려 있었던 게 이례적이었다. 갭투자 해놓은 물량 때문에 전세가 상승이 저지됐었다. 올해 신축 아파트 입주가 이어지지 않았나. 신축의 전세가가 오르니까 근처 준신축, 구축도 그에 맞춰 키맞추기로 오르는 거다.”
   
   정부가 잇따라 내놓고 있는 다주택자 규제책도 서울 집값 상승을 부채질한다고 이 대표는 봤다.
   
   “우리나라의 전월세 시장은 다주택자가 공급하고 있다. 시장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다주택자가 늘어나야 좋은 거다. 줄어들면 시장에 좋지 않다. 전월세 공급량이 줄어든다. 지금이 딱 그런 상황이다. 다주택자가 움직이기 너무 힘들어진 상황이 전세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결국 실거주자들의 실거주 비용이 늘어나는 거니까 매매가가 올라간다. 여러 분들이 내년도는 오른다고 예측하는 이유가 전세가격 상승에 근거를 두고 있다. 다주택 보유에 대한 세금이 늘어나니 정리하고 상급지로 옮기려고 한다. 상급지의 대표가 어딘가. 결국 서울이다. 서울 안에서는 강남 등 인기 지역이다.”
   
   그는 내년에 주목할 곳으로 신길과 고덕을 꼽았다. “내년에 신길에 입주량이 많다. 신길이라고 하면 선입견을 갖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입주 후에도 그럴까. 5년 전에 ‘아현동 신축아파트’를 얘기하곤 했다. 그러면 특히 그 부근에 살았던 분들이 이렇게 말하더라. ‘거긴 굴레방다리 있는 덴데 거기가 바뀐다고?’ 그때 말한 그 아파트가 지금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다. 신길도 똑같다. 자세히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여의도도 가깝고, 언덕도 아니다. 입주하는 단지들이 대규모인 것도 아니다. 이제 양도소득세 감면을 받으려면 실거주 2년 요건을 채워야 한다. 그러니 신축 물량이 나와도 거래 가능한 물량은 제한적이다. 신길은 84㎡ 기준 17억원까지도 갈 수 있다.
   
   고덕도 마찬가지다. 고덕은 외지다는 게 단점이었다. 원래 주공아파트였던 걸 재건축한 거다. 주공아파트였단 얘기는 세대수가 많단 얘기다. 이제 공사가 완료되면 어떻게 될까. 고덕 그라시움이 16억원을 호가하는데, 여기에 아르테온, 자이까지 입주하면 공사판은 없어지고 완벽한 신시가지가 생기는 거다. 근방에 그런 곳이 어디 있나.”
   
   
▲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새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서울 시내 뉴타운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 서울 서남권 최대 뉴타운인 신길뉴타운에 위치한 래미안에스티움(가운데 단지)은 지난 11월 전용 84㎡가 13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photo 김연정 조선일보 객원기자

   “내년 주목할 지역은 신길과 고덕”
   
   그는 이런 ‘외곽 지역의 변신’이 서울 집값 상승을 촉진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도 비교적 외곽지역인 곳부터 가격이 올라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가격의 성을 쌓는 거다. 고덕이 오르면 그 옆 명일동도 오른다. 그러면 잠실도 오른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가 84㎡ 기준 30억원을 돌파하며 평당 1억 시대를 열지 않았나. 헬리오시티가 84㎡ 기준 20억원을 돌파하면 그보다 더 큰 영향을 시장에 줄 거다. 그러면 다시 강남 3구의 집값이 상승하는 식이다.”
   
   그에게 시장을 보는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특별히 하는 게 있는지 물었다. “많이 돌아다니면서 사람들 구경을 한다. 마트를 가면 어떤 사람들이 뭘 사는지 유심히 본다. 학부모들의 얘기도 많이 듣는다. 대학입시 제도 변경은 부동산에 중요한 이슈다. 더 어린 분들의 얘기도 듣는다. 영어유치원을 보낼까 말까, 어느 지역에 어린이집이 많다 적다 등등. 결국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보면 답이 나온다. 예를 들면 40년 된 구축 아파트에서 신혼을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나. 그런데 이런 현상이 오래된 게 아니다. 4~5년 전부터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신축아파트가 뜨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재건축 중인 곳들은 어떻게 변화 중인지 한번씩 가본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특징은 구매자들의 연령이 젊어졌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주택, 특히 서울 아파트 실수요자 중 ‘30대 맞벌이 부부’의 비중이 커졌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추진력이 좋고 과감하다. ‘영끌’ ‘청무피사’ 같은 말들을 주고받으며 아파트에 관한 정보를 빠르게 유통시킨다. ‘영끌’은 ‘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이다. 은행 대출을 받든, 가족으로부터 빌리든 가용 자산을 모두 끌어모은다는 뜻이다. ‘청무피사’는 ‘청약은 무슨, 피(프리미엄) 주고 사라’를 줄인 말이다. 분양가 상한제 실시와 상관없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이미 ‘로또 청약’이 되어버린 청약은 포기하고 웃돈을 주고 입주권을 사라는 뜻이다.
   
   한쪽에선 30대의 주택 구매 행렬를 두고 ‘거품의 전조’라 표현하기도 한다. 아파트 상승세가 이어지니 30대마저 불나방처럼 뛰어든다는 뉘앙스다. 이 대표는 이런 관점을 두고 ‘세대 갈등’이라 표현했다.
   
   
   3040 시장주의자들 이해 못 하는 586
   
   “30대의 주택 구매를 다소 우려스럽게 보는 분들을 보면 상당수가 40대 후반에서 50대 분들, 즉 586세대들이다. 586세대들이 살아온 길을 보면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586들이 신입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디딘 1990년대 초반엔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안정적이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 건설한 주택 200만호가 YS 재임 시절 완공되어 시장에 나오며 새 아파트가 안정적인 가격으로 공급됐다. 매매가, 전세가 모두 안정적이었다. 경기도 일산·평촌, 부산의 해운대, 광주의 상무지구 모두 이때 공급된 곳들이다. 이들은 새 아파트에서 전세로 살았다. 그러다 노무현 대통령 때 집값이 폭등했다. 이때 막차를 탄 사람들은 하우스푸어로 살고, 무주택자들은 전세 난민으로 살았다. 이런 과정을 지켜본 분들이 현재 정부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나. 실제 시장참여자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책이 자꾸 나오는 게 이 때문이라고 본다. 현재의 30~40대 초 시장참여자들은 철저한 시장주의자들이다. 이들은 가점제 청약에선 답이 없다는 걸 이제 안다. 가점제에선 나이가 많아야 우선적으로 유리하지 않나. 현재의 분양제도를 바꿔야 한다.”
   
   예측이 틀릴까봐 부담되진 않을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전망치의 숫자의 문제이지 방향성은 고민 안 한다. 생각보다 한국 부동산 시장엔 변수가 별로 없다. 주식보다 쉽다.” 언제까지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질까. 그는 이렇게 답했다. “역대 최장기간 동안 상승으로 기록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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