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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591호] 2020.01.13

대기업들 앞다퉈 발행 ‘그린본드’가 뭐기에…

▲ 미국 100달러 지폐. photo 뉴시스
‘그린본드(Green Bond)’. 발행 자금을 신재생에너지, 환경개선 사업 등 친환경 활동에만 투자하는 새로운 종류의 채권을 의미한다. 국내에선 2018년 5월 산업은행이 처음으로 3000억원 규모의 원화 그린본드를 발행하면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그린본드는 공공기관이나 금융사들에 의해 발행되곤 했는데, 최근 민간기업들까지 관심을 보이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기업이 현대캐피탈이다. 지난해 4월 3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 발행 후, 12월 2000억원의 그린본드를 한 번 더 발행했다. 조달된 자금은 자사 그룹이 내놓은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할부 금융 서비스에 활용한다는 방침이었다. SK에너지, GS칼텍스도 지난해 10월을 전후로 각각 3000억원, 1000억원의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이밖에 한화에너지, 현대카드, LG화학 등도 그린본드 발행에 나섰고 시중은행 중엔 신한은행이 2018년 2000억원의 그린본드를 처음으로 발행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이 그린본드 발행에 나서는 이유는 최근 친환경 산업이 각광받아서이기도 하지만 비재무적 기업 요소를 강화하려는 측면도 크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친환경 시장 활성화’라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것”이라며 “공공의 이익을 도모함으로써 투자 가치를 높이고 더 많은 투자자를 불러올 수 있는 것도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래서인지 국내 그린본드 발행은 매년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그린본드 발행 규모는 2016년 9억달러, 2017년 6억9900만달러, 2018년 20억5600만달러, 2019년 7월 36억9900만달러(약 4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2019년의 36억9900만달러 중 민간기관의 발행 규모는 23억3600만달러로 공공기관이 발행한 13억63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2018년까지만 해도 민간기관의 발행 규모는 공공기관 발행 규모에 못 미치거나 비슷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그린본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그린본드 자금이 친환경 사업과는 무관한 곳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프랑스 기업 지디에프 수에즈(GDF Suez)는 2014년 그린본드 발행으로 조달한 25억유로를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해 놓고서도 실제 사업계획서엔 이와 관련한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투자가 특이 어종 멸종 등을 유발해 환경단체의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현재 국내외에선 이런 경우를 제재할 실효적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그린본드 자체에 대한 개념이 불분명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그린본드 발행 목적으로 거론되는 친환경 사업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지 애매하며, 일반 채권도 그린본드처럼 충분히 공익에 사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자본시장협회는 이런 이유 등으로 그린본드 발행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채권발행자의 지속 가능한 환경친화적 활동 추진, 프로젝트 평가 과정 동시 진행, 그린본드 관리·과정의 추적, 최소 연 1회 사용 과정 보고 등이 가이드라인의 골자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렇다고 과도한 기준 설정은 오히려 친환경 사업을 향한 자금 유입을 더디게 만들 수 있어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그 취지를 살려야 한다. 투자자는 그린본드 자금 사용처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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