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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598호] 202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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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살 때인가 팔 때인가… 코로나 이후 부동산

김원중  부동산학 박사·WJ부동산연구소 대표 

▲ 정부가 지난 2월 20일 과열된 ‘수용성’ 지역 대출규제를 강화하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은 경기 수원시의 아파트 단지 모습. photo 뉴시스
정부는 지난 2월 20일 19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수원과 안양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게 핵심이다. 그 결과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의 상승세는 둔화된 대신 안시성(안산·시흥·화성)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정부의 규제 지역이 자꾸 서울에서 지방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수원은 오래된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뛰고 있다. 수도권 전철 화서역 인근 84㎡ 아파트는 지난해 9월 약 2억원에 거래됐으나 2·20 조치 뒤 3억원 중후반대까지 올랐다. 마치 정부의 규제를 비웃기라도 하듯 신고가를 기록 중이다. 가격 급등은 단지 수원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대전은 수원보다 집값이 더 올랐다. 대전 중구는 2019년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영예를 얻었고(11.52%) 유성구(11.49%), 서구(8.66%)는 각각 집값 상승률 전국 2위, 4위를 기록했다. 인근 세종시의 집값 상승 영향을 받은 탓이다.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는 7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이 같은 시장 분위기를 목도해서인지 일부에서는 “지방 경제가 살아나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기까지 한다. 그런데 이 같은 낙관적인 전망을 한순간에 잠재울 수 있는 사건이 터졌다. 코로나19가 바로 원흉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지금은 집을 살 때인가, 아니면 팔 때인가?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자.
   
   
   코로나19는 블랙스완이 될까?
   
   1992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영국 파운드화를 공격해 떼돈을 벌었던 전설적 헤지펀드 매니저 스탠리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는 지난해 말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2020년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요인 3가지를 언급했다. “첫째 시장경제에 적대적인 미 대통령의 당선, 둘째 연준의 통화긴축 정책 채택, 셋째 2007~2008년과 같은 자본시장의 거품 붕괴”다. 그는 이 중에서 3번째 위험인 크레디트 이벤트(credit event)의 발생 가능성에 비중을 실었다. 크레디트 이벤트는 서브프라임모기지 같은 금융자산의 대규모 디폴트, 파산, 모라토리엄 등을 의미한다. 그런데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이 주장을 할 때까지만 해도 코로나19는 2017년 기준 44억달러의 재산을 가진 헤지펀드 오너에게는 관심 대상이 아니었을 게 분명하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악재가 등장한 것이다.
   
   코로나19의 가공할 파괴력은 이것이 일으키는 생산 및 소비 활동의 공백이 경기침체를 야기한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코로나19는 도저히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을 의미하는 ‘블랙스완’이 될 수도 있다.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는 지난 2월 27일 독일 슈피겔(Spiegel)지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은 전 세계 주가를 30~40% 폭락시키고,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생산시설을 붕괴해 중국발 (중간재·최종재의) 공급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염병의 세계적 확산은 지구촌의 소비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해 경기침체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1월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0을 기록했으나 2월에는 이 통계를 처음 집계한 2005년 이래 가장 저조한 수치(35.7)를 기록했다. 루비니 교수는 올해 미국 경제가 추락해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실패할 것이라고까지 단정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와 ‘돈 풀기’ 정책으로는 불안한 투자자들을 달래기에 역부족이라는 이유를 댔다.
   
   경제학자보다 실물경제의 흐름을 잘 안다는 주식시장이 긴박한 상황 변화를 모를 리 없다. 미국 다우지수는 매일 1000포인트 하락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주식 투자에서 최고점 대비 10%대 하락은 폭락도 아니고 놀랄 일도 아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중국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 한국 등으로 확산하자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글로벌 GDP 성장률을 2009년 이래 가장 낮은 2.8%로 낮춰 잡았다. 상황이 이쯤 되자 3월 4일,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0.5% 기습 인하했다. 그러나 다우존스는 파격적인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전 거래일보다 2.94%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행은 어떻게 반응할까. 세계가 한국을 중국에 버금가는 바이러스의 창궐지로 여기고 있는 만큼 금리인하는 기정사실이다. 그런데 루비니 교수는 금리인하와 정부가 나라 곳간을 열어 펼치는 재정정책은 그 효과가 1주일 이상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 무엇보다도 향후 경기 호전의 성패가 코로나19 확진자 수의 증감 여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아직 남아 있는 ‘투자 열기’ 역시 코로나19의 확산 여부에 따라 수그러들지 또는 다시 활활 타오를지 판가름 날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집값 추세
   
   앞으로의 집값 추이를 추정하기 위해 지난번 금융위기가 발생한 뒤의 시장 흐름을 살펴보았다. 2008년 9월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망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한 뒤 3개월이 경과한 2008년 12월 서울의 주택시장은 매수우위(18.1), 매매거래(1.1)가 최저점을 찍었다. 여기서 숫자가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많고 매매거래가 활발하다는 의미다.(참고로 미국 5대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파산한 2008년 3월 서울의 주택시장은 매수우위 96.1, 매매거래 36.3을 기록하는 활황세였다.) 1개월 뒤인 2009년 1월 서울 주택시장은 매수우위 23.6, 매매거래 52를 나타내 곧바로 반등에 성공했다.
   
   여기서 우리는 2가지 사항을 주목해야 한다. 첫째,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기 6개월 전인 2008년 3월 미국은 5대 대형 IB의 사망으로 혼란스러웠으나 서울 주택시장은 꿋꿋하게 투자 열기가 꼭짓점을 찍었다는 사실이다. 둘째, 2008년 금융위기 발생 후 3개월이 지난 2008년 12월에 서울 집값은 바닥을 쳤다는 점이다. 당시 인천과 수도권의 상황은 어땠을까. 인천은 2008년 12월 15일 매수우위 13.8, 매매거래 0으로 바닥을 다졌고, 수도권 또한 2008년 12월 매수우위 15.7, 매매거래 1.1로 집값이 가장 저렴했다. 요약하면 서울 및 수도권 주택 시장은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진 뒤 3개월이 지나면서 집값 하락 공포에서 서서히 벗어난 것이다.
   
   그런데 향후 집값 회복 시기를 추정할 때 유의할 사항이 있다. 첫 번째는 2008년의 경우 중국이 전 세계 총생산의 10% 미만을 생산했으나 현재는 20%를 커버하고 있어 중국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종전보다 커졌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집값이 저점을 찍은 뒤 제값으로 회복하는 시기는 주택의 위치, 건축연도 등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표1>은 2009~2020년 1월 서울 아파트 가격 추이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보여준다. 이 자료는 2019년 1월 시점 매매, 전세가격 수준을 100으로 환산해 기준으로 정했다. 2009년 1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3억6800만원, 2013년 9월 매매가는 3억3500만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했다. 2011년 중반부터 통계 집계가 시작된 전세가(빨강선)는 매매가(파랑선)와의 비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이 2016년 6월 최고점(76.6%)을 시현했다. 이 표에서 눈여겨볼 내용은 현 정권이 출범한 뒤 1년이 지난 2018년 중반부터 매매가의 상승이 가팔랐다는 사실이다.
   
   <표2>는 서울의 아파트·단독주택·연립주택의 가격 추이 및 매매 대비 전세가 비율 그래프다. 오직 아파트 가격 추이를 설명한 <표1>과 비교해 보면 두 표의 집값 추이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대동소이함을 알 수 있다. 그래프는 현 정권이 3년 내내 고집한 수요억제 정책이 잘못되었음을 설명한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이 보고서(‘한국과 유로 지역의 가계부채 미시구조 비교 분석’·2020)를 내놨다. 이 보고서에서 과다채무 가구는 금융부채가 자산보다 크고 상환능력비율(DSR)이 40%를 초과하는 가구를 의미한다. 보고서는 한국의 부실위험대출 비중(전체 가계대출 자산 대비)은 14%로 유럽(8%)보다 크게 높은 것을 확인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들이 과다채무에 빠질 가능성은 임금근로자보다 3.3배 높고 무직자보다도 1.36배 높다’는 사실도 분석해냈다. 자영업종사자들이 과다대출을 받는 이유는 사업자금 용도로 대출을 받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자가거주자가 과다채무에 빠질 확률이 주택담보대출이 없는 자가거주자보다 16.2배나 높음을 경고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자영업종사자들이 일으킨 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 비율은 상승하고 해당 자산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전세담보대출을 받은 가구의 위험성은 더 심각하다. 이들은 주담대가 없는 자가거주자보다 과다채무 확률이 38.8배로 급증했다. 경제 상황 급변으로 부동산 하락이 현실화한다면 금융채무가 자산보다 많고 DSR 40%를 초과하는 과다채무 가구가 첫 번째 희생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시장의 가격 신호와 뉴스 비교 분석하기
   
   2019년 말 기준 한국의 가계 빚은 1600조13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 가계대출은 종전보다 27조원 증가했는데 한국은행은 주택매매 거래 증가와 전세자금 수요 증가에 급증 원인이 있다고 해석했다.
   
   경제가 호황이거나 부동산 광풍이 부는 시기에는 주택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지른다. 그러나 경기가 불황이어서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이 줄어들면 사람들은 절약을 선택한다. 주택시장이 탄력적인 수요 특성을 갖는 이유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테리 번햄(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은 “비탄력적인 공급과 탄력적인 수요를 가진 시장에서 가격은 매우 빨리 움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이건 주식이건 투자 열기가 가득할 때 광적인 수요는, 가격은 결코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통념을 만들어내기 쉽다. 그러나 이것은 큰 오산이다.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2분기를 넘어 지속된다면 부동산을 포함한 전체 자산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태생적으로 현금화가 쉽지 않은 부동산 시장은 현 정권이 만들어놓은 대출 등의 각종 규제와 맞물려 매수 수요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열린 마음으로 시장에서 감지되는 가격 신호와 뉴스를 주목하면서 신중하게 매매 시점을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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