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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598호] 2020.03.09

올 경제성장률 결국 1% 대로…

▲ 베이징현대차 생산라인. photo 뉴시스
중국발(發) 코로나19 사태가 한국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설마’ 했던 우려를 넘어 우리 국민과 사회 전체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 지방자치단체, 여·야를 막론한 정치인들이 보여온 무능과 책임회피 등으로 인해 국민의 실망감이 분노로 폭발하고 있다. 2020년이 불과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엉망진창 상태로 빠져든 사회 현실이 한국 경제와 산업에도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자동차와 전자·전기, IT,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계가 일시에 멈춰 섰다. 주가 폭락과 함께 투자와 금융 등 자본시장도 대혼란에 빠져들었다. 업종을 불문하고 회복은커녕 언제쯤 진정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조차 쉽지 않은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청와대와 정부, 정치인들의 무지와 무능력이 만들어낸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를 더욱 힘들게 하는 상황이다.
   
   당장 2020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대외 신뢰도 등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020년 1분기(1~3월)조차 끝나지 않은 상황임에도 세계 주요 투자은행(IB)과 글로벌 신용평가사, 경제 관련 국제기구들과 국내외 각종 경영·경제연구소 등 연구기관들이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빠르게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글로벌 IB와 신평사들의 싸늘한 시선
   
   현재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세계시장의 시선은 ‘급락에 대한 경고와 침체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정리할 수 있다. 이런 경고와 우려가 바로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IB와 신용평가사들, 또 국내외 각종 경영·경제연구소들이 최근 불과 몇 달 전 자신들이 제시했던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동시다발적으로 급락시키고 있다.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각 역시 ‘현상유지조차 쉽지 않다’는 부정적 관점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가장 큰 충격을 준 곳은 미국계 IB인 모건스탠리다. 모건스탠리는 애초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1%를 제시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경제가 추락하자 돌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8%포인트에서 1.7%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즉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좋게 보면 1.7%, 최악의 경우 1%는 고사하고 0.4%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골드만삭스·JP모건 등과 함께 세계 자본시장에서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며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건스탠리의 한국 경제성장률 0%대 전망은 투자와 금융 시장에서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0%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모건스탠리만이 아니다. 일본계 노무라 역시 한국 경제 성장성에 회의적 시각을 내놓았다. 지난 2월 14일까지 노무라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를 전격 수정해 ‘1.8%에서 최악의 경우 0.5%로 추락할 수 있다’는 새 전망치를 내놓았다. 물론 최악의 경우라는 0.5%에는 중국 봉쇄 상황이 6월 말까지 이어질 경우라는 단서를 붙여놓기는 했다.
   
   다른 글로벌 IB들도 보자. 지난해 12월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2.2%를 전망한 네덜란드계 ING그룹 역시 지난 2월 1.7%로 수정했고, 프랑스계 소시에테제네랄은 1.9%를 내놨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지난해 12월 내놓은 1.8%를 유지하고 있지만 애초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다른 IB들보다 현저히 낮게 제시했다. 기존 2.3%로 전망했던 JP모건도 2월 24일, 2.2%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도 성장률 전망치 낮춰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최근 시선도 IB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월 19일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기존 2.1%라던 올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로 한 번에 0.5%포인트나 급락시켰다. 무디스는 2월 16일 기존 2.1%로 제시했던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낮춰 1.9%로 하향시켰다. 피치 계열 피치솔루션스 역시 기존 2.2%이던 한국의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단숨에 0.5%포인트 낮춰 1.7%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상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 한국 경제성장률 1%대 추락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경영·경제 연구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지난 2월 8일 기존 2.5%이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 번에 1%포인트나 급락시키며 1.5%로 수정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2.2%에서 1.8%로 낮췄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2일에는 OECD(경제개발협력기구)가 한국의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OECD는 이날 ‘중간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기존 2.3%이던 2020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낮췄다. 경제 관련 국제기구 중 처음으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이다.
   
   이런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한국 밖의 일만은 아니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도 지난해 11월 제시했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 2.3%를 3개월 만인 2월 27일 2.1%로 떨어뜨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주요 기업들의 생산 중단과 내수 추락, 심각해진 고용 실태와 외국계 자본의 대규모 이탈 등 악화된 상황을 더는 버티지 못한 것이다. 취재에 응한 경제 전문가들 모두 한국은행에 이어 국책 연구소(원)들과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곧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감기에 한국이 몸살
   
   2020년 3월 현재 우리 경제는 실제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통계청과 한국은행 등이 집계·산출하는 각종 경제 지표는 물론 국민과 기업들의 심리도 위기 수준에 도달해 있다. 생산, 소비, 설비투자, 고용, 수출 등 경제에 활력을 줘야 할 거의 모든 요소들이 망가져 있는 게 사실이다. 중국발 코로나19 사태가 결정타 역할을 한 건 분명하다.
   
   한국 산업의 기본구조는 원재료를 수입해 제품을 생산, 수출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의 추락은 우리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 수출에서 대중국 의존도는 30%에 육박한다. 우리 기업들의 중국 현지 생산분을 더하면 실제 중국 의존도는 40%가 훨씬 넘는다.
   
   결국 중국의 생산과 소비, 설비 투자 등 성장 요소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 그 충격을 한국 경제가 고스란히 받게 된다는 의미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인 만큼 현재 중국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사실 한국보다 중국 경제 상황이 더 심각한 게 현실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월 춘제(春節·설) 때부터 2월 중순까지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강제한 노동자들의 출근 금지는 주요 생산시설의 장기 가동중지를 불러왔다. 또 사망자와 확진자 급증이 전염병 공포를 키우며 중국인들의 소비 등 경제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켰다. 우한이 있는 후베이(湖北) 지역은 물론 중국의 핵심 경제활동 지역인 광저우와 저장 등이 사실상 경제적 마비 상태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이외에도 중국 전역이 경제 혼란 상태에 빠져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이 현재 중국의 경제성장률도 강타하고 있다. 글로벌 IB들과 신용평가사들은 물론 OECD까지 중국 경제에 회의적 시각을 감추지 않고 있다. OECD가 지난 3월 2일, 기존 5.7%이던 2020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 번에 0.8%포인트나 떨어뜨려 4.9%로 급락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OECD는 한국을 포함해 최근 주요 20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했다. 이들 중 가장 큰 폭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추락시킨 곳이 바로 중국이다. 세계시장이 중국의 경제를 얼마나 싸늘하게 보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근거다.
   
   
▲ 지난 1월 27일 코로나19 사태로 인적이 없어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 한커우의 중산루 모습. photo 뉴시스

   산으로 가는 추경
   
   사실 중국 경제를 향한 세계시장의 싸늘한 시선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취재에 응한 국제 경제 전문가들 대부분 기자에게 “결국 IB들과 신평사들이 1~2월 단행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통제 불능으로 치달았던 중국의 코로나19 사태 확산과 이로 인한 생산활동 중단, 커지고 있는 중국 경제 회의론이 한 번에 터진 결과”라며 “중국 경제 추락 가능성 경고 성격이 크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생산과 소비 등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면, 즉 중국 경제가 이전처럼 움직인다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회복이 가능할까.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1~2월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중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과 생산활동 중단 영향이 컸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한국 내 코로나19의 확산 여파가 본격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에서 보이고 있는 무지와 무능력, 정책 실기가 우리 경제의 대외 신뢰도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즉 3월부터는 중국 문제와 함께 한국 내 각종 불확실성이 본격적으로 우리 경제를 짓누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정부와 국회 등 정치권에서 11조7000억원 규모로 추진 중인 일명 ‘코로나 추경’이 꺼져가는 한국의 성장성에 불을 지펴줄 수 있을까. 이 역시 ‘안 하는 것보다 낫지만 쉽지 않다’는 분석이 강하다. 재정 확대를 통한 성장률 방어가 이미 한계에 왔다는 뜻이다. 더구나 현재 논의되고 있는 코로나 추경이 경제 활력과 생산성을 높이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있다. 생산성을 높이는 추경이 아니라 방역 등 보건, 상인 등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같은 특정 집단 지원, 노인과 아동에 대한 소비쿠폰, 가족 돌봄 휴가 지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중소기업 대출보증 등 일단 불부터 꺼보자는 재정 지출이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경제 전문가는 “경제 관점에서 이번 추경안은 경기부양책이나 투자 확대 같은 경제 활성화 정책이 아니다”라며 “소비쿠폰 발급 같은 취약계층과 자영업자 지원이나 보건비용 지출, 중기 대출보증 같은 방법으로는 경기 부양과 성장성 회복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오히려 현재의 추경이 재정건전성을 더 악화시켜 중장기적으로 국민의 세금 부담을 더 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경제 전문가는 “연초인 1분기 추경이라는 매우 이례적 상황이 남은 기간 재정을 더 압박할 것이고, 대외적으로는 건전성 훼손 문제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실제 정부는 이번 추경에 한은 잉여금 7000억원과 기금여유자금 등 7000억원을 먼저 사용하고 부족한 대부분의 돈은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한다.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무려 10조3000억원이다. 이렇게 되면 GDP 대비 관리재정적자 비율이 기존 3.5%에서 4.1%로 급등해 4%를 넘게 된다. 국가부채비율도 41.2%로 40%를 돌파한다. 재정 압박과 건전성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아니라도 1%대 추락”
   
   연초 발생한 코로나19 사태와 중국 경제 추락 문제만이 아니라 경제 원리를 무시한 비효율적 재정 운영 등 정책 실기 논란과 건전성 훼손 문제가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를 짓누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국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에 대한 경제 전문가들의 시각은 어떨까.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1분기 경제성장률은 분명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며 한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언급도 했다. 주원 실장은 “1월만 해도 각종 산업지표들이 빠르게 상승하는 분위기였다”며 “코로나19 사태를 3월 중에 제어할 수 있다면, 그래도 2분기(4~6월)부터는 지금 같은 망가진 분위기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상치 못한 시점에 예상치 못한 규모로 터진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가 단기적이든 중장기적이든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 해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2.0%대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성장률 1%대 추락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2%는 재정을 쏟아부어 억지로 만들어낸 것으로 사실상 1.9%다”라며 “이제는 정부의 재정 확대 순기능보다 부작용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경제성장률 하락의 본질은 경제의 기초체력 약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가 전체 GDP의 6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와 가계의 부채 악화, 내수 등 소비시장 붕괴, 명목임금 상승률 둔화 같은 문제가 복합적으로 터지고 있다”며 “이런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법을 빨리 찾지 못하면 경제성장률 하락세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1분기뿐 아니라 2분기까지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무너진 경쟁력과 신뢰 추락
   
   익명으로 취재에 응한 한 외국계 투자사 관계자는 “한국 경제성장률 추락의 핵심은 경쟁력과 신뢰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이런 문제를 더 심화시킨 것”이라며 “중국 공장이 멈췄다고 ‘부품과 부자재 공급이 안 된다’며 한국 최대 자동차 기업이 며칠씩 아예 공장 문을 닫고 생산을 중단하는 상황을 세계시장은 황당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연간 수백만 대 생산능력을 가진 한국 대표 자동차 회사가 비상시를 대비한 조립부품 재고조차 확보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경쟁력 추락 문제의 중요한 예라는 것이다. 이 투자사 관계자는 “재정 확대가 단기적 상황에 도움은 되겠지만 경쟁력과 신뢰 추락이라는 경제 성장의 본질적 문제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했다.
   
   중국발 코로나19 사태가 한국을 강타하며 우리 경제를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 1분기도 안 끝난 시점에 벌써 “2020년 한국 경제는 암울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제라도 한국 경제를 괴롭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들이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 그 방안부터 찾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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