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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6호] 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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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세계 여객기 속속 화물기로… 우리는 왜 못 바꾸나

▲ 기내 좌석에 화물을 적재한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여객기. photo 루프트한자항공
코로나19로 생존위기에 처한 전 세계 항공업계의 여객기 화물전용(轉用)이 속속 이뤄지는 가운데, 정작 우리 국적항공사들은 국토교통부의 까다로운 규정 탓에 화물전용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객 수요가 급감한 중국과 일본 등 전 세계 항공업계는 승객이 급감한 여객기 좌석 등 기내 공간을 화물칸으로 전용하는 식으로 위기에 맞서고 있다. 승객용 좌석에 소화물을 적재하는 식으로 기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반면 우리 국적항공사들은 국토부가 최근 배포한 관련 규정이 너무 까다로워 여객기 화물전용은 엄두조차 못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것이 ‘방염포장’ 규정이다. 여객기 좌석에 적재하는 화물은 ‘화염에 견딜 수 있는 소재로 포장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국토부 항공운항과의 한 관계자는 “종이박스는 원칙적으로 안 된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삿짐 플라스틱 상자도 시멘트 바닥 고열에 녹아내린다”며 “전 세계적으로 방염처리된 박스가 어디 있느냐”며 반문했다.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로 인해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는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화물들이 쌓이면서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한다. 화물을 처리할 여객기들이 코로나19 사태로 뜨지 못해 생긴 병목현상이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여객기 화물칸에만 짐을 싣고 있다”며 “화물칸에 자리가 없어서 부르는 게 값”이라고 밝혔다.
   
   반면 중국의 남방항공, 동방항공 등은 기내 좌석에 항공화물을 적재해 전 세계로 실어나르고 있다. 샤먼항공, 톈진항공, 서우두항공과 같은 지방항공사들마저 화물전용 여객기를 속속 투입하고 있다. 대만의 항공 당국 역시 지난 4월부터 화물 높이가 항공기 좌석을 초과하지 않고, 통로 등을 비우는 조건을 달아서 에바항공 등 자국 항공사의 여객기 화물전용을 허가했다. 매 좌석당 적재할 수 있는 화물 무게도 75㎏ 정도로 엄격한 제한을 가했다.
   
   여객기 화물전용은 루프트한자항공, 영국항공, KLM네덜란드항공, 오스트리아항공, 라탐항공 등 유럽과 남미의 항공사들까지 생존을 위해 앞다퉈 가세할 정도다. 한국이 금지하는 종이박스도 예외가 아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행기 좌석에 소화물을 적재하고 위에 그물만 두르면 안전상 큰 문제가 없다”며 “중국이나 대만 민항국에서도 다 허용해주는데, 못 하게 하는 게 이상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여객기 좌석을 화물칸으로 전용하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 항공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존 여객기의 좌석을 뜯어내 화물기로 개조하는 정공법도 있지만, 이에 따른 개조 비용과 좌석 보관 공간 확보는 업계에 되레 부담이다. 여객기 좌석을 그대로 유지한 채 화물을 적재하면, 개조 비용도 줄일 수 있고 한 번 비행으로 더 많은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어 일석이조다. 향후 여객 수요 회복에 따라 언제든지 여객기로 돌릴 수도 있다.
   
   리스 비중이 높은 국내 일부 항공사들은 이 같은 방안이 더 절실하다고 한다. 리스 항공기의 경우, 리스 계약에 따라 항공기 좌석을 뜯어내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함부로 손을 댈 수 없어서다. 개조 후 원상복구에 들어가는 비용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적 항공사들은 대한항공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리스 여객기다. 아시아나항공은 리스 비중이 최대 90%에 달한다. 반면 여객기 좌석을 화물칸으로 전용하면 별다른 추가부담 없이도 화물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국토부 항공운항과의 한 관계자는 “관련 규정은 항공기 제작사에서 나온 가이드라인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미국에서 나온 방안 등을 고려해서 만든 규정”이라며 “다만 항공사에서 화물의 내용 같은 것을 봐서 적절한 위험경감 방안을 제출하면 수용해줄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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