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과 언택트 산업의 수혜 기업으로 떠오르는 한국 최대 콘텐츠 기업 CJ ENM. ⓒphoto 뉴시스
집콕과 언택트 산업의 수혜 기업으로 떠오르는 한국 최대 콘텐츠 기업 CJ ENM. ⓒphoto 뉴시스

코로나19 사태가 덮친 지 불과 두세 달 만에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됐다. 자신은 말할 것도 없고, 잠시라도 접촉했거나 같은 공간에 있었던 사람에게서 조금이라도 신체적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자가격리를 택하는 사회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공포가 몰고 온 이런 일상의 변화가 이른바 ‘집콕’을 선택하는 사람들을 급증시키고 있다. 또 언택트(Untact) 산업이라는 신조어로 불리는 비대면·비접촉 산업과 경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경제 활동 양식 변화에 주목하는 투자시장이 급증하는 집콕족(族)과 언컨택트 산업을 그냥 놓칠 리 없다. 한국은 물론 미국 등 전 세계 곳곳에서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관심과 돈이 몰리고 있다.

집콕족 급증과 언택트 증가에 먼저 주목받고 있는 분야가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이커머스 산업이다. 그리고 이 이커머스 산업에서도 거의 모든 온라인 기반 상거래에 필요한 ‘온라인 결제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 작년 대비 최고 35% 성장

당장 공개된 오프라인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과 한꺼번에 뒤섞여 쇼핑을 해야 하는 백화점과 대형할인마트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감염 우려로 백화점과 대형할인마트를 찾는 사람들이 줄었고, 심지어 감염자가 다녀간 매장의 폐쇄로 영업 중지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대형 오프라인 유통매장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반해 어디서든 상품을 주문하고 집 등 원하는 곳으로 직접 받아 볼 수 있는 온라인 쇼핑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1월만 해도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률이 15.6%로 직전월 대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월 19일 대구에서 지역사회 수퍼전파자 역할을 한 신천지 신도 31번 확진자가 드러난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2월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률이 지난해 대비 무려 24.5%로 뛰어, 직전월 대비 9%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전염병으로 인해 온라인 소비가 늘었다는 의미다. 신규 감염자 수는 점차 줄고 있지만, 4월 말까지 코로나19의 지역 사회 감염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다수의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최소 올해 2분기까지는 이커머스시장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대비 25~35% 수준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SSG와 11번가, G마켓과 옥션, 위메프와 쿠팡 등 온라인 쇼핑 기업들의 2월 이후 결제액이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 또 이들로부터 상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해 주는 택배 기업들의 물동량과 매출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CJ대한통운 택배 물동량이 22%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많은 시장 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다. 특히 올해 10% 정도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고, 추가적인 긍정 요인도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들로 인해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갑작스럽게 맞이한 주문 급증에 몸집을 키우고 있는 온라인 쇼핑 관련 기업들, 또 이들과 직접 연결돼 물동량과 매출 증가 효과를 누리며 성장성을 후하게 평가받고 있는 택배기업들이 집콕과 언택트 수혜주로 부각돼 왔다.

바뀌는 트렌드, 성장성 큰 곳 찾기

하지만 눈치 빠르고 부지런한 투자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콕과 언택트로 트렌드가 바뀌는 우리 일상에 성장성이 조금이라도 더 큰 곳으로 이미 눈길을 돌리고 있다. 그렇게 관심이 모이고 있는 것이 온라인 결제서비스다. 온라인 쇼핑을 하든, 이들을 상대로 주문한 상품을 택배 기업을 통해 배송을 받든, 그 첫 번째 단계가 바로 결제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활용한 온라인 결제가 이루어져야만 비로소 온라인 쇼핑과 택배 과정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결국 온라인 쇼핑 시장의 결제액이 증가해 성장하고, 또 이에 따른 택배 매출과 물동량 늘어나는 수혜를 먼저 맛볼 수 있는 곳이 온라인 결제서비스 기업이라는 뜻이다.

거의 모든 리서치센터들을 중심으로 ‘올해 이커머스 시장의 거래 대금 증가가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부분에서 특히 전망치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이커머스 시장이 지난해와 비교해 20~30% 성장하면 그 영향으로 온라인 결제서비스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15~25%쯤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에 휩쓸린 주식 시장에서 온라인 결제서비스 기업들은 코로나19 충격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가 흐름과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NHN한국사이버결제를 보자. 1월 2일 2만1850원이던 NHN한국사이버결제의 주가는 코로나19가 한국을 뒤덮기 시작한 2월 중순에도 상승 흐름이 나타났다. 2만원대를 유지하던 주가가 수퍼전파자인 대구 신천지 신도 31번이 드러난 다음 날인 2월 20일 3만1250원으로 3만원 선을 뚫었고, 이후 잠시 가라앉았던 주가가 유럽과 미국이 코로나19 폭풍에 휩쓸린 3월 말부터 급등하더니 4월 6일 3만6000원에 도달했다. 4월 28일 현재 3만7400원까지 올랐다.

다른 온라인 결제서비스 기업 KG이니시스도 비슷하다. 1월 2일 1만6850원이던 주가가 코로나19 충격에도 슬금슬금 올라 4월 28일 현재 2만2050원으로, 약 4개월 사이 30.9% 상승했다.

이들 외에 집콕과 언택트로 대표되는 우리 일상 변화를 키워드 투자 시장의 관심을 키우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수혜 기업들로는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같은 콘텐츠 기업, 네이버 등 인터넷 포털과 네트워크, 인터넷과 모바일 게임기업들이 꼽히고 있다. 또 이들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원활하게 즐길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하는 인터넷 통신과 네트워크 장비 기업, 여기에 반도체 등 통신과 네트워크 운영에 필수 요소인 IT 관련 기업들 역시 코로나19 충격과 함께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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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조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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