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5월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선대부터 이어져 온 삼성의 무노조 경영방침을 포기할 것을 대내외에 표명했다. 1938년 창립 이래 삼성은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뜻에 따라 ‘더 큰 보상을 통해 노조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을 고수해했다. 이런 삼성그룹의 방침은 범삼성가로 분류되는 신세계와 CJ 등에서도 그대로 적용돼 왔다. 따라서 이번 이 부회장의 대국민사과 이후 신세계와 CJ그룹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두 기업은 일부 계열사에 노조가 있긴 하지만 주력사에는 아직 노조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삼성의 변화가 주요 계열사로 번져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 측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모기업에서 분리해나간 이마트에 노조가 있긴 하다. 2011년 신세계로부터 인적분할 된 이마트는 신세계그룹 계열사가 아닌 별도 법인으로 분류된다. 2013년 4월 민노총서비스연맹이 이마트노조와 노조 활동 보장에 관한 협약서를 체결하면서 노조 활동을 처음 공식 인정했다. 이후 전국이마트노동조합, 이마트노동조합, 이마트민주노동조합 등 이마트에서만 3대 노조가 생겼고, 이후 이마트에서는 노조 활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해졌다. .
CJ그룹은 CJ대한통운, CJ텔레닉스 등 일부 계열사에 노조가 있다. 하지만 지주사인 ㈜CJ를 포함해 대부분의 계열사에는 노조가 없다. 대한통운에 있는 노조는 2011년 CJ그룹이 인수하기 전에 만들어졌다. CJ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한통운에 이미 노조가 있기 때문에 무노조 경영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노조가 생기는 걸 회사가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