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요구 권고에 따라 경영권 승계 등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photo 조선일보 김지호 기자
2020년 5월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요구 권고에 따라 경영권 승계 등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photo 조선일보 김지호 기자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5월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선대부터 이어져 온 삼성의 무노조 경영방침을 포기할 것을 대내외에 표명했다. 1938년 창립 이래 삼성은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뜻에 따라 ‘더 큰 보상을 통해 노조를 만들 필요성을 느끼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을 고수해했다. 이런 삼성그룹의 방침은 범삼성가로 분류되는 신세계와 CJ 등에서도 그대로 적용돼 왔다. 따라서 이번 이 부회장의 대국민사과 이후 신세계와 CJ그룹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두 기업은 일부 계열사에 노조가 있긴 하지만 주력사에는 아직 노조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삼성의 변화가 주요 계열사로 번져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 측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모기업에서 분리해나간 이마트에 노조가 있긴 하다. 2011년 신세계로부터 인적분할 된 이마트는 신세계그룹 계열사가 아닌 별도 법인으로 분류된다. 2013년 4월 민노총서비스연맹이 이마트노조와 노조 활동 보장에 관한 협약서를 체결하면서 노조 활동을 처음 공식 인정했다. 이후 전국이마트노동조합, 이마트노동조합, 이마트민주노동조합 등 이마트에서만 3대 노조가 생겼고, 이후 이마트에서는 노조 활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해졌다. .

CJ그룹은 CJ대한통운, CJ텔레닉스 등 일부 계열사에 노조가 있다. 하지만 지주사인 ㈜CJ를 포함해 대부분의 계열사에는 노조가 없다. 대한통운에 있는 노조는 2011년 CJ그룹이 인수하기 전에 만들어졌다. CJ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한통운에 이미 노조가 있기 때문에 무노조 경영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노조가 생기는 걸 회사가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라고 말했다.

배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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