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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릴레이 인터뷰|스타트업의 프런티어들]  50여만명 자산관리 자문하는 이지혜 에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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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608호]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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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인터뷰|스타트업의 프런티어들]50여만명 자산관리 자문하는 이지혜 에임 대표

photo 한준호영상미디어 기자

   에임(AIM)은?
   
   컴퓨터 알고리즘에 기반해 자산관리를 자문하는 모바일 앱 서비스 업체. 글로벌 상장지수 펀드(ETF), 미 달러, 금 등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으로 고객별 맞춤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고객은 돈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계좌를 연결해놓고 에임의 자문에 따라 직접 실행하는 방식이다. 4월 30일 기준 맞춤형 자문을 받은 고객 52만3239명, 누적 관리자산 2350억원, 추가 입금 고객 비중 41%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뉴욕 맨해튼의 명문 쿠퍼유니언 공대 졸업, 뉴욕대 MBA, 하버드대학원 계량경제학 박사 예비과정, 글로벌 자산운용사 씨티그룹 한국인 최초 퀀트 애널리스트, 퀀트(Quant·알고리즘에 기반한 계량 분석 투자법) 헤지펀드인 ‘아카디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글로벌 엑셀러레이터 ‘테크스타즈’ 어소시에이트, 보스턴컨설팅 컨설턴트.’
   
   자산관리 서비스 플랫폼 ‘에임(AIM)’을 만든 이지혜(40) 대표의 이력이다. 2015년 에임을 창업, 로보어드바이저 방식으로 문턱 높은 국내 자산관리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사람의 판단을 최소화하고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객의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말하자면 자율주행차처럼 알고리즘이 위험은 줄이고 수익은 더 낼 수 있게 이끌어준다고 보면 된다. 모든 서비스는 모바일로 진행된다. 에임의 알고리즘 ‘에스더’는 이 대표가 월가의 경험을 토대로 자체 개발한 것이다. 화려한 스펙으로 등장부터 주목을 받았지만, 지난 4월 24일 이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력보다는 ‘에임’을 만든 배경이었다.
   
   동화책보다 위인전 읽기를 좋아했던 이 대표는 위인전 속 발명가들이 인류를 위해 유산을 남긴 것처럼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욕심 많고 성장 욕구도 강한 학생이었다. 외고에 진학해 코피 터지게 공부하던 시절, 욕실에 들어가 잠이 드는 바람에 아침에 저체온증으로 발견됐다. 부부 약사였던 부모는 충격을 받고 아이들 교육을 위해 미국행을 결심했다. 부모가 선택한 곳은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였다.
   
   “1996년이었으니 테크놀러지가 만드는 혁신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떨어진 겁니다. 그야말로 뒷마당에 야후, 선마이크로시스템스 같은 회사들이 있었던 거죠. 부모님이 레스토랑을 인수하셨는데 손님들이 그 혁신을 만드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미국에서의 고등학교 생활은 또다른 차원에서 힘들었다. 학교 친구들은 한 동네서 자라 자신들의 커뮤니티가 견고했다. 이 대표는 그들의 편견에 맞서 자신을 입증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웠다. 환경의 변화는 삶의 가치관을 바꾸기도 한다. 고등학교의 경험을 비롯해 이 대표는 자신을 에임 창업에 이르게 한 몇 개의 변곡점이 있었다고 했다.
   
   
   공대생에서 월가로
   
   하나는 부모님이 하던 레스토랑이 3년 만에 파산한 것이다. 두 번째는 모교인 쿠퍼유니언 공대가 재정난에 봉착하면서 150년 넘게 이어온 ‘등록금 0원’의 전통을 잇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민자 출신의 억만장자 피터 쿠퍼가 1859년 설립한 쿠퍼유니언대는 ‘배움은 물, 공기처럼 누구에게나 무료여야 한다’는 설립자의 뜻에 따라 국적 불문 입학생 모두 4년 학비가 공짜였다. 이 대표는 “돈 걱정 없이 살다 돈의 무서움과 절실함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공대생이 월가로 간 이유였다.
   
   고액 연봉이 보장된 화려한 이력서의 끝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스타트업 세계에 뛰어든 데는 이런 경험들이 녹아 있다. “돈 때문에 불행한 사람이 없으면 좋겠다. 글로벌 상위 1%의 기관투자가들이 받는 자문관리 서비스를 누구나 받을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 이 대표가 말하는 에임을 만든 이유이다.
   
   이 대표는 월가에서 2000년대 중반 금융시장의 호황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다. 그들만의 리그가 작동하는 방식과,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공을 배웠다. 프런티어 지역의 평가에 머신러닝 기법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투자 전략을 론칭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5년간 일했던 아카디언은 대표적인 퀀트 헤지펀드이다. 수십 년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알고리즘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주 고객은 전 세계의 기관투자가들이다. 그중에 한국의 국민연금도 있었다. 그를 비롯한 운용팀의 역할은 시스템을 유지·보수하고,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인간의 업무마저 자동화시키는 것이었다. 반복되는 매일이 지루했다. 엄청난 상여금도 내면의 갈증을 채워주진 못했다. 결국 그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2015년 창업 준비를 시작해 2016년 4월 법인을 설립하고 10월 투자자문사 등록을 마쳤다. 알고리즘을 앱으로 만드는 데 3년이 걸렸다. 2017년 2월부터 베타 서비스를 오픈했고 본격적인 영업을 한 지 2년이 됐다. 에임의 알고리즘은 아카디언의 한국 버전인 셈이다. 장기 투자 시 연 평균 7~8%의 수익을 목표로 설계됐다. 에임의 수익률은 원화 기준 2017년 4.0%(코스피 21.8%). 2018년 -2.3%(-17.3%), 2019년 18.7%(7.7%)를 기록했다.
   
   그동안 에임은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급성장했다. 앱을 통한 에임의 자문을 받은 사람이 50만명을 훌쩍 넘었다. 에임의 수익은 자문보수(수수료)로, 연간 관리 금액의 1%이다. 수수료율을 낮추기 위해 많은 고민이 들어갔다. 최소 금액인 300만원을 맡겼을 경우 연 자문료는 3만원이다.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보다 정작 힘든 것은 규제와 견제의 벽이었다. 혁신은 법과 제도를 앞서간다. 비대면 자산관리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다 보니 각종 규제를 뚫어야 했다. 에임을 만든 그의 진정성은 끊임없이 시험대에 올라야 했다. 그의 경력과 알고리즘에 의심의 잣대를 대고, 투자를 빌미로 갑질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공무원 앞에 무릎을 꿇기도 했다. “호흡이 느린 비즈니스 영역이라 5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동안은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각오했습니다.”
   
   이 대표는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에임의 문턱을 더 낮춰 300만원 이하 소액도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싶고 퇴직연금 자문도 준비하고 있다. 스스로 약속한 5년, 이 대표가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고 얻은 자산은 ‘에이머(Aimer)’라고 부르는 고객들의 신뢰이다. 그 신뢰를 더 단단하게 다지는 것이 ‘시즌2’를 준비하는 이 대표의 몫이다.
   

   다음 추천 주자는?
   1인용 화덕피자 창업 임재원 ‘고피자’ 대표
   
   추천 이유 카이스트에서 공학을 공부한 20대 청년 창업가의 도전이 ‘1인 피자가게’라니 신선했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편견을 깨고 새로운 혁신으로 글로벌 확장을 시작한 고피자의 오늘과 내일이 모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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