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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613호] 2020.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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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 뉴스]결국 두산베어스도? 끊임없는 매각설 나오는 이유

▲ 지난해 10월 1일 두산베어스의 정규리그 우승 직후 모습. photo 뉴시스
한국 프로야구(KBO) 명문구단 두산베어스의 운명이 ‘바람 앞에 등불’처럼 위태롭다. 야구계는 물론 경제계까지 최근 불거지고 있는 두산베어스 매각 논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명문 인기 구단인 두산베어스 매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그룹 내 최대 기업이자 지배구조의 핵심인 두산중공업의 독자 생존이 불가능해질 만큼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두산베어스 매각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때 한국 최대 원자력발전 설비기업이었던 두산중공업은 정부의 미숙한 탈원전 정책과 세계 원전 시장의 침체 등 최악의 요인들이 수년 동안 쉴 새 없이 이어지며 부실기업으로 전락한 상태다.
   
   두산중공업발(發) 유동성 위기에 몰려 있는 두산그룹은 현재 KDB한국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자금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채권단의 지원 규모만 무려 3조6000억원에 이른다. 채권단은 수조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두산과 최대주주에게 3조원 규모의 자금을 만들어 낼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채권단의 이 같은 자구안 요구에 두산그룹과 박씨 오너일가 측은 ㈜두산의 모트롤BG와 두산솔루스, 두산그룹 소유 골프장인 클럽모우CC와 두산타워, 두산건설 사옥 등 계열사와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계열사와 자산 매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렇게 되자 ‘자금 확보 의지를 보이라’는 채권단의 요구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결국 지난 6월 15일 두산그룹은 계열사 중 가장 뛰어난 현금 창출 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매각 대상으로 내놓았다.
   
   이렇게 두산그룹이 핵심 계열사들과 그룹의 상징성이 담겨 있는 자산들까지 매각 대상으로 내놓으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두산베어스 매각 가능성’이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두산베어스는 한국 프로야구 무대가 열린 첫 해인 1982년 원년 우승팀이다. 직전 시즌인 2019년을 포함해 6번 우승을 했고, 2000년대 이후 꾸준히 KBO리그 강팀으로 분류되고 있다.
   
   
   끊이지 않는 매각 논란
   
   이른바 ‘화수분 야구’로 불릴 만큼 실력 있는 선수들을 끊이지 않고 배출해내는, KBO 구단들 중에서도 선수 육성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는 팀이다. 박철순과 윤동균, 김상호, 타이론 우즈, 김동주, 홍성흔, 더스틴 니퍼트 등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고,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며 KBO 내 인기 구단으로 꼽혀왔다.
   
   성적과 인기, 역사 등 10개 팀 중 최상위권이라는 평가는 프로야구계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시장에서는 연봉 총액과 성적 등을 고려해 두산베어스의 가치를 약 1900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두산베어스가 실제 매물로 나온다면 인기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올해 봄부터 두산베어스 매각설은 야구계와 재계, 언론과 자본시장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심지어 지라시로 불리는 사설 정보지들 중에는 두산베어스 인수를 희망하는 유력 후보라며 기업들의 이름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지난 5월 중순에는 포털과 모바일 메신저를 운영하며 덩치를 키워 온 ‘카카오가 인수할 수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매각설이 기사화돼 나돌기도 했다. 재계 순위 30위권 안에 포함된 다수의 기업들이 끊임없이 두산베어스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 “매각 대상 아니다”
   
   하지만 두산그룹은 줄곧 “두산베어스는 매각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주력 계열사와 알짜 자산들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두산베어스 매각 논란에 있어서만큼은 상당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이는 두산그룹 내에서 두산베어스가 차지하고 있는 상징성과 존재감이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OB맥주와 코카콜라 등 식음료와 소비재 중심의 B2C사업이 주력이었다. 이것이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매각과 인수합병을 활발하게 진행하며 2012년과 2014년 버거킹과 KFC 한국사업권까지 매각하며 2010년대 이후 체질을 기계·중공업 중심의 B2B사업으로 완전히 바꾸었다.
   
   이후 두산그룹은 개인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사업이 많지 않았다. 그런 두산그룹에 두산베어스는 소비자들이 두산이라는 브랜드를 직접 접할 수 있는 최고의 상품이자 브랜드로 자리를 굳혔다. 수익성과 상관없이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천문학적인 돈을 써야 하는 광고보다도 더 큰 그룹 이미지 상승과 브랜드 홍보 효과를 두산베어스를 통해 얻어왔다.
   
   더구나 현재 유동성 위기에 빠져 있는 건 맞지만, 두산베어스 정도는 운영할 수 있다는 생각을 두산그룹이 갖고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두산베어스의 지난해 매출은 579억9200만원 정도다. 여기에 순이익이 9억9400만원을 조금 넘었다. 많지는 않지만 어떻게든 흑자로 운영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야구단 규모가 크지 않아 선수 육성을 강화하고 운영비를 조금 더 줄이면 운영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두산이라는 브랜드 홍보와 이미지 상승 효과가 큰 야구단을 굳이 매각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두산그룹 측이 “두산베어스 매각은 없다”고 선을 긋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전 회장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직) 등 최대주주이자 오너일가가 두산베어스 매각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것이다. 두산그룹 오너일가가 오래전부터 야구팀 소유와 운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건 꽤나 유명한 이야기다. 두산베어스 매각을 전문경영인은 물론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쪽에서 쉽게 결정하기 힘든 이유다. 결국 이런 상황이 오너 경영이 특히 강한 두산그룹의 특성과 얽히며 “두산베어스는 매각하지 않는다”는 그룹 입장을 만들어 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정원 회장 일가 야구단 운영 의욕
   
   이와 관련 두산그룹 유동성 위기의 시발점이 된 두산중공업 측 관계자는 기자에게 “(두산베어스) 매각설이 몇 차례 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자금 확보와 정상화를 위해) 야구단을 매각하는 게 선순위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두산그룹 측도 기자에게 “현재 두산베어스의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과도 매각하지 않는 것으로 논의했다”며 “매각 필요성이 낮다”고 했다. 그는 “두산베어스는 두산그룹 내부는 물론이고 고객들에게도 두산의 상징 같은 팀”이라며 “상징성 문제 때문에라도 매각은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런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언제든 두산베어스가 매각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도 여전하다. 두산그룹은 그룹의 캐시카우인 두산인프라코어마저 6월 15일 전격적으로 매각 대상에 포함시켰을 만큼 자금 확보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계열사와 자산 매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유동성 악화가 더 확대되면 두산그룹과 오너일가가 두산베어스를 더는 붙들 수 없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KBO 명문 인기팀 두산베어스와 위기에 직면해 있는 두산그룹의 행보를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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