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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5호] 2020.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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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달러가치 35% 하락” 금·은 투자해야 하나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의 섬뜩한 전망

홍익희  세종대 대우교수·‘월가이야기’ 저자 

photo 픽사베이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무너지자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사상 최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돈을 ‘무진장’ 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미국의 달러 발행액이 1조달러를 넘지 않았다. 그나마 해외에서 유통되는 달러가 더 많아 미국 내 유통 달러는 4000억달러도 안 되었다. 그러던 것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3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본원 통화량이 4조3000억달러까지 늘어났었다. 유동성을 엄청나게 살포하여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을 살려내어 위기를 넘긴 것이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불과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무려 3조달러어치의 채권과 증권을 사들였다. 미 행정부 역시 재정으로 2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부양책을 시행 중이다. 이 부양책 중 5000억달러가 책정되어 있는 기업대출을 연준과 협조하여 4조달러까지 늘려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미 행정부의 실제 총 부양지원금 규모는 5조7000억달러로 늘어나는 셈이다.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심각해지면서 경제위기 재현 조짐을 보이자 여기에 더해 2조달러 규모의 추가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돈이 이미 풀렸고 앞으로 더 풀릴 예정이다. 이러고도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다.
   
   게다가 미국의 경우 과거 금융위기 때는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유동성을 살포했으나 이번 경제위기에는 소비자와 기업이 몰려 있는 메인스트리트를 정조준해서 돈을 풀고 있다. 이러면 인플레이션은 필연이다. 실제로 인플레이션 핵심지표라 할 수 있는 M2(광의의 통화)가 급상승하고 있다. 2020년 4월과 5월의 M2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5%와 23%로 급속하게 상승하고 있다. 과거 금융위기나 닷컴버블 붕괴 위기 때보다 유동성 증가율이 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는 미국의 통화지표가 발표된 1959년 이후 최고의 증가율이다. 이런 추세라면 2021년 이후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공산이 크다.
   
   더구나 미국의 유동성 증가 속도가 유럽연합(EU)과 일본, 영국 등을 압도하고 있어 달러 인덱스, 곧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의 추락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
   
   
▲ 지난해 9월 19일(현지시각)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가 뉴욕에서 열린 비전 차이나 포럼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저축률 급락과 막대한 부채가 달러가치 하락 불러
   
   모건스탠리 아시아지역 회장을 지낸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지난 6월 9일 블룸버그통신 기고를 통해 “머지않아 달러 인덱스가 현재(93.32)보다 35% 하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상아탑에서 공부만 한 학자가 아니라 금융계 일선에서 뛰었던 이론과 경험을 겸비한 전문가라 발언이 더욱 주목된다. 로치 교수는 달러가치 약세의 근거로 미국 내 저축률 급락과 막대한 부채, 곧 큰 폭의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적자 그리고 미국의 리더십 붕괴를 지목했다.
   
   올해 1분기 미국의 순국민저축은 국민소득 대비 1.4%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앞으로 이 수치가 최소 –5%에서 최대 –1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로치 교수는 보고 있다. 이는 국민들이 저축은커녕 빚내어 생활한다는 뜻이자 미국이 투자와 성장을 위해서는 자국민의 저축이 아닌 외국의 저축에 의존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고질적인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적자도 위험요소로 꼽았다. 로치 교수는 저축의 붕괴는 경상수지 적자를 급격히 확대해 국내총생산(GDP)의 -6.3%를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보았다. 2020년 미국의 재정적자가 당초 예상의 두 배인 국내총생산(GDP)의 17.9%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달러가치 하락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종결돼도 경제 회복세가 강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황 속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로치 교수는 “코로나19와 인종차별 항의 시위, 달러 붕괴가 겹치면서 미국 경제와 리더십이 매우 혹독한 시험대에 서게 됐다”고 진단했다.
   
   중국통인 로치 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교역 파트너들과 괴리되고 있다면서 이는 수년 안에 달러의 지위를 급속히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이후 보호주의 무역정책 강화, 파리협정 탈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세계보건기구(WHO) 탈퇴, 유럽 등 전통적 우방들과의 갈등 등이 모두 미국의 리더십이 급격히 쇠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미국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총제적 실패와 흑백 갈등 등 사회적 혼란은 미국 내에서조차 리더십 약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진퇴양난에 빠진 미 연준
   
   연준은 무너지는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기존의 국채와 모기지증권 구입에 더해 이번에는 기업어음과 회사채도 구입하고 있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연준은 지원해서는 안 될 데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투자적격에서 투자부적격으로 떨어진 회사채도 사들이고 심지어 주식 ETF와 채권 ETF도 사들이고 있다. 돈으로 채권시장은 물론 정크본드 시장과 주식시장을 떠받치며 금융시장의 모럴해저드를 키우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연준이 스탠스가 꼬이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말로는 2022년 말까지 제로금리를 동결하고 매월 1200억달러의 양적완화도 계속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회사채도 유통시장 회사채는 물론 발행시장 회사채도 사주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실제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왠지 말만큼 적극적이지 않다. 연준으로서는 붕괴하는 시장을 유동성으로 떠받치기는 해야겠는데 그러다가 도가 지나쳐 인플레이션에 휩싸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 한마디로 연준이 진퇴양난에 빠진 듯하다.
   
   로치 교수의 전망대로 달러가치가 하락한다면, 이는 곧 원화와 위안화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그런데 위안화 가치는 절상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므로 인위적인 평가절하가 예상된다. 그럼 위안화에 연동되어 있는 원화는 다시 절하되는 등 외환시장이 극도로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또 달러가치 하락은 인플레이션을 의미하며 이는 금리 인상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은 기업부채에 악영향을 미쳐 부도 도미노 현상을 몰고 오고 관련 파생상품이 탈이 날 수 있다. 이는 신용경색을 의미한다. 그 외에도 유동성 장세로 인해 언제, 어떤 일로 시장이 타격을 받을지 모른다. 포트폴리오에 안전자산인 금, 은을 추가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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