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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0호] 2020.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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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뛰는 금값 위에 나는 은값

홍익희  세종대 대우교수·‘월가이야기’ 저자 

▲ 은으로 만든 장신구. photo 뉴시스
요새 금과 은 가격이 크게 치솟고 있다. 얼마만큼 더 오를 수 있을까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금과 은은 동행성이 강하다. 다만 금과 은은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반응이 다르다. 가격이 떨어질 때는 금보다 은이 빨리 떨어진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되면 은 가격 상승률이 금보다 빠르다. 그 이유는 금에 비해 은이 산업용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금의 산업용 수요는 전체 수요의 12~15%인 데 반해 은의 산업용 수요는 55% 정도로 높다.
   
   2008년 금융위기 시작 전 금과 은의 교환비율이 1 대 50이었다. 그러던 격차가 금융위기가 시작되자 석 달 만에 1 대 87로 벌어졌다. 그만큼 은의 가격이 금에 비해 더 빨리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이후 위기의 정점을 지나자 격차가 좁혀지면서 2011년 초에는 1 대 32까지 축소된 일이 있었다. 이 기간 은의 수익률이 금보다 3배 가까이 좋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온스당 8.92달러까지 폭락했던 은 선물 가격이 2011년 4월 555% 폭등한 온스당 49.52달러까지 기록했던 경험이 있다.
   
   
   금은 최고가, 은은 최고가의 반도 못 올라
   
   지난 7월 말 국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전 최고가격이었던 2011년 9월 장중 최고가 온스당 1921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그런데 은의 경우 최고가인 2011년 4월 온스당 49.52달러의 절반을 조금 상회하는 26달러대에 머물러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 이유는 크게 3가지이다. 하나는 인위적인 시세조작이다. JP모건체이스은행이 2011년부터 대량의 실물 은을 매집하고 있다. 코멕스(COMEX) 상품거래소 은 창고에 보관되어 있는 은 물량의 절반인 1억6000만온스가 JP모건체이스은행 소유의 은이다. 이외에도 사설 창고에 2억5000만온스의 은이 별도로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JP모건체이스은행은 실물 은 매집 과정에서 무차입공매도와 스푸핑 수법으로 선물 은 가격을 억눌렀다. 스푸핑(spoofing) 수법이란 눈속임(spoof)에서 파생한 용어로, 극초단타 매매를 하면서 호가 창에 대규모 허위매수를 올려놓아 상대방이 사려고 하면 거래 성사 직전에 전격 취소하여 가격을 끌어내리는 수법이다. 이는 1000분의 3초 이내에 일어나는 일로 명백한 시세조작 범죄행위이다. 이로 인해 JP모건체이스은행은 법원으로부터 3번이나 기소당했다.
   
   두 번째는 2011년 이후 달러가치의 상승이다. 달러인덱스가 2011년부터 2016년 말까지 6년간 계속 상승 추세에 있었다. 금과 은은 달러가치와는 반대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세 번째는 산업용 은 수요의 일시적 감소이다. 20년 전에는 은 채굴량의 4분의 1이 넘는 2억6600만온스가 사진현상에 사용되었는데, 이후 디지털카메라의 도래로 2020년에는 사진현상에 쓰이는 은의 양이 80%나 감소해 5300만온스로 줄어들었다.
   
   이상 3가지 요인으로 금이 종전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데 반해 은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았다. 그런데 요즈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은 가격 상승을 가로막던 요인들이 바뀌고 있다. 우선 시세조작에 제동이 걸렸다. 미 법원이 JP모건체이스은행의 스푸핑 행위를 3번 기소했는데 그 3번째 기소가 2019년에 있었다. 이로 인해 앞으로 JP모건체이스은행이 은 시세조작을 자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는 달러가치가 떨어지는 추세에 있다.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와 재무부의 재정정책 확대로 유동성이 크게 늘어나 달러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이는 금과 은 가격의 상승을 의미한다. 또한 은의 산업적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은의 경우 2019년 기준으로 산업용 수요가 55%, 주얼리 20%, 투자용 19%, 은제품 6%였는데 이 가운데 산업용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은 가격 상승 가로막던 요인들
   
은은 전기전도율과 열전도율이 금속 중 가장 높다. 그래서 앞으로 전기전도나 열전도가 필요한 고급 제품, 즉 태양광패널이나 4차산업 핵심인 5G 관련 제품, 전기배터리 등의 소재에 은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고 한다. 태양광산업은 앞으로 5년마다 두 배씩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에 쓰이는 태양광패널 PV셀에 2030년까지 총 8.88억온스의 은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는 매년 8100만온스의 새로운 은 수요가 발생함을 의미한다.
   
   아마존(Amazon)의 경우 지난 5월 21일 미국·중국·호주에서 대규모 태양열 프로젝트 5개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태양광패널에 들어가는 은의 10년간 총수요는 2019년 연간 생산량보다도 많은 양이다. 이후에도 태양광산업에 들어가는 은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왜냐하면 앞으로 전력산업은 태양광과 풍력이 주도해 나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50년에는 태양광과 풍력이 세계 전체 전력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고효율 전기전도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5G 관련 6개 품목군의 은 수요가 2030년까지 2300만온스에 달할 전망이다. 6개 품목군은 반도체칩, 케이블 연결, 사물인터넷 지원장치,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전기차 배터리,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뜻한다.
   
   현재 은의 공급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공급은 4년째 줄어들고 있지만 수요는 7년째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은의 수급과 관련하여 세계 은 매장량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점도 주목된다. 현재 은은 연간 3만t 정도가 공급되고 있는데, 세계 은 매장량 총량은 약 56만t 정도로 20년 이내에 채굴이 끝날 예정이다. 그렇다고 은 생산이 더 이상 안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연 등 다른 금속의 제련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은 생산량이 제법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금보다는 은 생산량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은의 수급보다 은 가격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달러의 방향성이다. 달러가치가 떨어지면 곧 달러가 하락세로 들어서 금과 은은 오르게 되어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제로금리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현재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가 코로나19 사태 초 102까지 올라갔다가 지금은 93 언저리로 흘러내리고 있다. 미국이 양적완화와 재정정책으로 달러를 계속 푸는 한 당분간 달러는 더 약세로 갈 공산이 크다.
   
   그렇다고 앞으로 은 가격이 마냥 오른다는 것은 아니다. 은 가격의 방향성은 금에 달려 있다. 왜냐하면 금과 은은 동행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 가격이 떨어지면 은 또한 떨어진다. 금 가격 동향을 주시해야 하는 이유이다.
   
   과거 금 가격이 온스당 1800달러를 돌파하자 중국 정부는 달러표시 자산 대신 금을 외환보유고에 편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른 나라들도 그런 흐름에 동참했다. 그러자 미국 정부는 이를 달러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금 가격을 심하게 규제한 적이 있었다. 그 주요 수법은 선물시장의 증거금 인상과 시중 단기금리 인상 그리고 선물시장에 금 대량 투매 등이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규제나 대량 투매가 발동하는지 여부를 세심히 관찰해야 한다. 미국 정부와 연준의 금 가격 상승 억제 사례에 대해서는 주간조선 2616호에 실렸던 ‘금값 폭등, 미 연준은 어디까지 봐줄까’ 기사를 참조하기 바란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12개월 금 선물 전망치를 온스당 2000달러에서 23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금의 목표가를 3000달러로 전망한 지는 이미 오래됐다. 금 가격이 오르는 한 은 가격도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 가격이 2000달러를 넘어서면 시세차익을 챙기려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2000달러 위에서 일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금 가격이 잠시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참고로 금·은 교환비율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평균 67.6배였다. 2020년 8월 4일 현재 금·은 교환비율이 81.1배임을 고려할 때 은 가격의 추가 상승세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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