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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626호] 20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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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테슬라 ‘배터리데이’의 두 가지 시나리오

▲ 엘런 머스크 테슬라 CEO photo 조선일보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배터리데이’를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가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생태계의 맨 위에 있는 회사이다 보니 국내 2차전지 업계 역시 이 행사에 온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테슬라는 9월 22일(현지시각) 주주총회를 개최한 직후 ‘배터리데이’ 행사를 연다. 엘런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직접 자사의 배터리 전략을 발표하는 행사다. 완성차 회사가 전기차용 배터리 관련 전략을 발표하는 것 자체가 처음이다. 이 행사는 온라인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자체 제조냐 CATL과의 합작이냐
   
   테슬라는 한계를 뛰어넘어온 회사로도 유명하다. 단순히 전기차만 생산하는 게 아니라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차량에 채택하고, 차량과 서비스센터를 연결해주는 클라우드센터도 직접 운용한다. 현재는 차량용 AI반도체, 통합전자체계, 배터리팩, 충전계까지 대부분의 제품과 서비스를 수직계열화하는 데 성공했다.
   
   현 단계에서 테슬라에 ‘마지막으로 남은 퍼즐’로 통하는 것이 전기차용 배터리다. 배터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양극재 소재인 코발트와 니켈 등 금속 소재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엘런 머스크 테슬라 CEO는 “코발트와 니켈의 비싼 가격이 회사의 성장에 큰 걸림돌(hurdle)”이라고 밝혀왔다.
   
   테슬라가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어떤 내용을 발표할지는 대부분의 사항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은 여러 시나리오를 써놓고 있다. 일단 업계에서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은 테슬라가 새로운 배터리를 채택하거나 혹은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할 가능성이다. 여기에 다시 세부적으로 테슬라가 배터리 생산단가 인하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지, 배터리 생산량을 충분히 확보하는지 등의 시나리오가 있다. 자율주행 네트워크에 관한 미래 청사진도 이 행사를 통해 제시될 수 있다. 증권사도 테슬라 배터리의 가격경쟁력, 생산량 등에 따라 목표주가를 다르게 잡고 있다. 최근에는 ‘테슬라가 자체 제조하는 배터리 셀의 유출본’이라는 사진이 미국의 한 인터넷 매체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 매체는 “새 배터리 셀은 테슬라의 기존 배터리보다 크기가 두 배이고, 용량은 네 배가 큰 새로운 배터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이번 테슬라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테슬라가 중국 CATL(닝더스다이)과의 배터리 합작을 발표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테슬라가 배터리데이 관련 정보는 거의 오픈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어떤 내용을 발표할지 사내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사실상 테슬라가 CATL과의 합작을 발표할 것을 거의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고 했다. 현 시점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기준 세계시장 1위가 LG화학(25.5%), 2위가 일본의 파나소닉(23.5%), 3위가 중국의 CATL(21.0%)이다.
   
   이런 측면에서 만약 테슬라가 배터리데이에서 “중국 CATL과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발표를 하면 LG화학을 필두로 한 한국 업체들은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다만 LG화학 내에서는 “배터리데이에서 LG화학과 관련한 이슈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도 일부 나온다고 한다.
   
   전 세계 2차전지 업계는 한국 LG화학을 중심으로 한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장악하고 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결정하는 에너지 밀도라는 측면에서 NCM 배터리가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다. 중국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가격경쟁력과 안전성을 무기로 NCM 배터리가 장악하지 못한 일부 틈새시장을 노리는 수준이다. 선양국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주간조선에 “CATL이 최근 기술력 과시 측면에서 중국 내수시장에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전지를 채택했지만 화재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NCM 배터리 셀 관련 기술이 한국과 일본 업체에 비해 부족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기차 산업이 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2차전지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현재 코발트와 니켈 등 NCM 배터리의 주 소재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코발트의 경우 2017년 12월 기준 1t당 가격이 6만2000달러에 달할 정도로 고가의 금속이다. 그래서인지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 역시 전기차 전체 가격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고가다.
   
   이 때문에 전기차 시장에서는 코발트, 니켈 등 값비싼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배터리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기술력에서 뒤처지는 후발주자인 만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CATL은 지난 8월 “니켈, 코발트가 들어가지 않은 새로운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런 배터리가 개발된다면 배터리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테슬라와의 합작이 예측되는 것도 이 지점이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업체인 CATL은 미래산업의 대표주자라는 측면에서 비공식적으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테슬라는 LG화학의 주요 고객사다. 테슬라는 본래 일본 파나소닉의 원통형 배터리를 자사의 모델 S와 모델 3 등 주요 차종에 채택해왔다. 흔히 노트북용으로 사용하던 원통형 배터리를 수십 개 연결해 차량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혁신을 이뤘다. 하지만 테슬라는 공급선을 다변화한다는 측면에서 지난해부터 LG화학과 중국 CATL의 배터리를 추가로 채택했다. 테슬라 외에 최근 떠오르고 있는 신생 전기차 제조업체인 미국의 루시드모터스 역시 LG화학의 배터리를 공급받는다. LG화학 관계자는 “테슬라가 주문하는 요구량에 비해 항상 공급이 달린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현재 CATL에서 공급받는 배터리는 중저가 배터리로 알려진다. 후발주자인 만큼 물량과 단가로 승부를 보는 배터리라는 게 업계에서의 분석이다. 이런 점에서 테슬라는 이번 ‘배터리데이’를 통해 배터리 생산단가 하락 방식을 제시할 거란 예측이 우세하다.
   
   
   국내 증시에도 큰 영향
   
   테슬라의 이번 발표는 국내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단 업계 1위 LG화학이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현재 시가총액 50조원을 넘어선 상황이다. LG화학은 최근 이사회에서 배터리부문인 전지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LG화학의 자회사로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올 상반기 이후 한국 증시는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성장했는데, 배터리 업계 세계 1위 회사가 LG화학이다. SK이노베이션, 삼성SDI도 배터리 제조사로 올 상반기 코로나19 타격 이후 회복장에서 국내 증시를 주도해왔다.
   
   LG화학은 테슬라가 ‘배터리 공급선 다각화’ 계획을 밝히거나 ‘자체 배터리 개발 착수’ 등의 가능성을 언급할 때마다 주가가 요동치는 경향을 보여왔다. 이는 테슬라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업체 중 LG화학이 가장 탄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LG화학의 주요 고객사이자 상징성을 지닌 업체가 테슬라라는 점이 주주들의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관측이다. 선양국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배터리 제조사들이 보유한 기술력이 상당한데 테슬라가 배터리 셀과 관련해 이 업체들을 뛰어넘을 기술력을 갖고 있지는 못할 것”이라며 “배터리 제조공정을 효율화해서 수율을 높이고 제조가격을 낮추겠다는 정도의 발표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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