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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릴레이 인터뷰|스타트업의 프런티어들]  ‘잠자리’ 혁신에 나선 전주훈 ‘삼분의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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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626호] 2020.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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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인터뷰|스타트업의 프런티어들]‘잠자리’ 혁신에 나선 전주훈 ‘삼분의일’ 대표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삼분의일’은?
   
   대기업이 장악한 국내 매트리스 시장에 메모리폼 매트리스로 도전장을 던졌다. 하루의 ‘3분의 1’인 잠을 잘 자야 나머지 ‘3분의 2’도 행복하다! ‘수면’ 관점에서 시장을 재정의하고 D2C로 유통혁신을 일으키며 견고한 시장을 흔들고 있다.
   

   성공만큼이나 잘 실패하는 것도 중요하다. 매트리스 시장에 혁신을 일으킨 전주훈(37) ‘삼분의일’ 대표는 그걸 잘 보여주었다. 우리나라 매트리스 시장은 오랫동안 독과점 구조였다. 한 집안인 에이스와 시몬스가 매트리스 시장의 80~90%를 장악하고 있었다. ‘삼분의일’은 견고한 이 시장에 무모한 도전장을 던졌다. 2017년 7월 첫 제품을 출시한 이후 2018년 매출 70억원, 2019년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며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이런 그의 성공은 실패에서 시작됐다.
   
   ‘삼분의일’ 이전 그는 청소서비스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망했다.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로 가사도우미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중개 플랫폼인 ‘홈클’이었다. 어렵고 기피하는 비즈니스에서 큰 획을 그어보자는 결연한 의지가 있었지만 현실은 혹독했다. 힘들게 가사도우미를 뽑아 교육을 해 내보내도 고객의 기대치는 너무 높았다. ‘고객 구인-도우미 구인-도우미 교육-현장투입’을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주문 수는 늘려갔지만 서비스 차별화는 결국 직원과 도우미들의 시간과 노동을 담보해야 가능했다.
   
   
   잘 실패하는 법
   
   하루도 발 뻗고 잠을 잔 날이 없었다. 사업은 잘됐지만 돈은 안 남는 구조였다. 결국 2년여 고군분투 끝에 폐업했다. 남은 것은 1억원 가까운 빚과 스트레스로 늘어난 뱃살이었다. 창업보다 어려운 것은 폐업이다. 더구나 잘 실패하기란 더 어렵다. 전 대표에게 실패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었다. 전 대표는 카카오의 글쓰기 플랫폼인 브런치에 ‘홈클의 흥망성쇠’라는 제목으로 실패기를 올렸다.
   
   ‘서비스 종료 후, 그냥 숨기보다는 어떠한 이유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는지 명확히 밝히고, 홈클을 운영하면서 느낀 점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향후 O2O 서비스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홈클 관련 마지막 글을 쓰기로 했다’는 설명과 함께 조목조목 실패에 대한 분석을 정리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1.수익화 실패 2.외부 상황이 힘들 때 버틸 요인 부족 3.세금&법률 리스크’였다. 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실패 경험을 공유한 그의 글은 뜻하지 않게 많은 응원과 기회를 몰고 왔다. ‘홈클’은 망하고 나서 오히려 유명해졌다. 그의 글을 읽은 기업들로부터 컨설팅 요청이 왔다. 잠 잘 시간도 없이 일이 몰렸고 덕분에 빚도 갚았다. 어느 주말 누적된 수면부족을 3일간 몰아서 자고 나니 몸도 개운했고 일도 잘됐다. 수면의 질이 삶의 질을 좌우한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하루의 3분의 1이 만족스러워야 나머지 3분의 2도 행복한 것이다.’ 수면 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매트리스 업계에 있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매트리스 연구를 시작했다. ‘삼분의일’ 탄생의 배경이다.
   
   전주훈 대표를 서울 서초구 강남역 근처에 있는 ‘삼분의일’ 체험관에서 만났다. 체험관은 아파트 모델하우스처럼 꾸며져 있었다. 방마다 침대가 놓여 있어 직접 누워볼 수 있게 했다. ‘삼분의일’은 하루의 3분의 1을 완벽한 수면시간으로 만들어주겠다는 뜻이다. 실패가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줬지만 전 대표는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는 아니다. 실패는 실패의 이유만 가르쳐줄 뿐 성공하는 법을 가르쳐주진 않는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지금 성공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그는 대기업이 장악한 매트리스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어떻게 뚫었을까. 그는 매트리스 시장의 틈새를 봤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침대 교체시기는 짧아집니다. 미국의 경우 5년 미만이고 우리나라도 10년에서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교체시기가 짧아지는 것과 함께 세계적 트렌드가 스프링에서 메모리폼으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온라인화도 우리에겐 기회였습니다. 오프라인에 기반한 대기업의 소극적인 온라인 전략이 마치 무료 메신저 시장에서 카카오에 밀려난 네이트온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전 대표는 사업 전략을 짜면서 관점을 달리했다. 기존에는 매트리스를 제조업 관점에서 바라봤다면 전 대표는 수면 시장으로 봤다. 수면의 문제로 시장을 재정의하니 훨씬 큰 시장이 보였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매트리스 시장은 크게 스프링·메모리폼·라텍스, 3가지로 분류된다. 라텍스는 환경 이슈 등으로 점차 시장에서 사라지는 추세이고, 유럽은 이미 메모리폼으로 60%가 넘어갔다. 우리나라는 아직 스프링에 기반한 에이스와 시몬스가 80%를 장악하고 있다. 국내 메모리폼 시장의 대표주자는 미국에서 직수입한 템퍼였다. 에이스와 시몬스의 경우 ‘스프링은 과학이다’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스프링을 탈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 대표의 판단이었다. 틈새시장이었지만 제조업도 모르는 스타트업으로서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메모리폼은 폴리우레탄이 주원료이다. 배합 비율, 발포에 따라 경도, 밀도도 달라지고 퀄리티도 달라진다. 1960년대부터 고도화된 산업으로 자동차 시트 중심으로 발달했다. 이것이 침대로 넘어오면서 냄새, 착화감 등이 중요한 요소가 됐다. 국내의 경우 원료부터 발포까지 글로벌 기업들이 꽉 잡고 있기 때문에 기본 라인업은 비슷하다는 것이 전 대표의 설명이다.
   
   전 대표는 “매트리스의 관건은 스프링이든 메모리폼이든 누웠을 때 몸의 압점을 얼마나 커버해주느냐, 무게 배분을 잘 해주느냐”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공장을 쫓아다니며 최적의 느낌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만든 것이 ‘5겹 구조’이다. 각각 다른 기능을 하는 5개의 폼을 겹쳐놓은 방식이다. “조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눌렀다 나오는 속도, 느낌 등이 다 다릅니다. 그 차이를 비교하면서 다양한 레이어 조합을 실험했습니다.” 그렇게 만든 50개를 수면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한 달간 쓰게 하고 마음에 안 들면 반품처리를 해주고 리뷰를 받았다. 60%가 선택을 하면 시장에 먹힐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70%가 선택을 해줬다. 그걸 바탕으로 개선하고 또 50개를 만들어 똑같은 과정을 거쳤다. 그렇게 10번의 개선 과정을 거치면서 ‘물 위에 떠 있는 느낌’을 주는 최적의 ‘레시피’를 완성했다. ‘딱딱해야 허리에 좋다’고 알려진 것은 잘못된 상식이라고 했다. 2017년 1월 법인 설립을 하고 베타테스트를 거치느라 8월에야 제품을 출시했다.
   
   테스트 기간 동안의 체험 서비스는 이후 ‘삼분의일’을 대표하는 정책이 됐다. ‘100일 체험 서비스’이다. 제품 구입 후 100일 이내에 몸에 맞지 않으면 교환·반품이 가능하다. ‘삼분의일’이 나오고 매트리스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전 대표는 “너도나도 ‘100일 체험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현재 남은 곳은 ‘삼분의일’뿐입니다. 처음에는 모두 무모하다고 말렸지만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100일 체험 서비스’를 통한 반품률은 3% 선이라고 한다. 구매 전 체험을 돕기 위해 서울 목동, 강남역, 부산 등 전국 5곳에 체험관을 만들었다.
   
   다음은 가격경쟁력 확보였다. 스프링보다 메모리폼이 제조단가가 훨씬 높았다. 온라인을 통한 D2C(Direct to Consumer)로 유통과정을 혁신했지만 물류비용이 문제였다. 해결책은 택배 배달이었다. 직접배송보다 물류비를 5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었다. 자본금 2억원 중 1억5000만원을 투자해 압축기계를 들여왔다. 국내 최초로 삼분의일 매트리스는 초압축해 상자에 넣어 택배로 배달된다.
   
   전 대표는 매트리스 시장의 경우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 에이스, 시몬스의 경우도 오랫동안 오프라인에 기반을 두고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주력해왔다. 그가 택한 전략은 소셜미디어였다. “브랜드는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매트리스는 고가 시장인 데다 사이클이 길기 때문에 특히 우리 같은 스타트업들은 시장의 벽을 넘기가 힘듭니다. 구매감을 기대 이상으로 줘야 하고, 그 느낌을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오래된 시장일수록 사람들은 시장을 바꾸려는 혁신가를 응원하고 싶어 하거든요.”
   
   
   창업가에서 대표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고객의 리뷰를 끌어내고 그 리뷰가 추가 구매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사이클을 만드는 데 6개월이 걸렸다. 구매 이후 언제 리뷰 유도 메시지를 보내느냐, 어떤 메시지를 보내느냐에 따라 응답률이 달라졌다. 다행히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보다 물건을 받은 후의 만족감이 더 높은 것이 빠른 리뷰를 이끌어냈다. 그 임계점을 기준으로 얼리어댑터 고객 위주에서 불특정 다수의 ‘매스마켓’으로 넘어갔다. ‘매스마케팅’은 또 다른 영역이다. 제품을 만드는 것과 사람들이 사게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전 대표는 “브랜드도 늙습니다. 젊을 때의 성공방정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성장에 따라 마케팅을 맞춰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후발주자가 많아지면서 메모리폼 매트리스 시장도 레드오션이 됐다. 또 다른 고민의 지점이다. 매트리스 구매 사이클이 최소 5년인 만큼 그 안에 한 명의 고객을 어떻게 계속 만족시킬 것이냐가 문제다. 수면 브랜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침실에서 거실까지 제품을 확장하고 매트리스 안에 테크를 넣어 수면 건강을 연결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그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문제는 조직 구성이다. 조직이 커지면서 창업가가 아닌 대표가 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창업가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창업가에서 대표로 바뀌는 과정이 아주 중요하고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로 성장한다는 것은 조직이 의사결정을 하고 계획하고 실행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전 대표는 매일 실패하고 매일 성공하면서 그걸 하나씩 배울 때마다 성장의 욕구가 채워진다고 했다. 창업가와 대표의 차이를 알고, 대표가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그는 대표가 될 자격이 충분해 보였다.
   
   

   다음 추천 주자는?
   라이너 김진우 대표
   
   추천 이유 종이처럼 웹에서도 중요 부분에 밑줄을 그을 수 있는 하이라이팅 앱으로 성공한 데 멈추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인터넷 검색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의 파괴적 혁신이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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