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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7호] 202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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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민간임대사업자들은 진짜 주택 부족의 원흉일까?

김원중  부동산학 박사·WJ부동산연구소 대표 

▲ 부동산악법저지 국민행동 회원들이 지난 8월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에서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부동산 시장이 혼란스럽다. 경기도 분당의 전세가는 10억원을 돌파했고 임대인과 임차인의 크고 작은 다툼이 곳곳에서 발생한다. 여당이 임대차 3법을 우격다짐으로 통과시킨 뒤 나타난 현상이다. 임대사업자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은 특히 거세다. 정부가 지난 8월 18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이하 민특법)을 개정하면서 4년 임대등록제도 폐지, 보험료의 75%를 집주인이 부담하는 전세보증금반환 보증보험 가입 등 패키지 규제를 내놨기 때문이다. 정부의 임대인 압박은 이뿐만이 아니다. 집주인이 전월세전환율 5% 인상 규제를 어기면 2년간 ‘종합부동산세 배제’ 혜택을 받지 못하고, 과거에 경감받았던 세액과 그 이자까지 되갚아야 한다. 정부는 임대사업자와 다주택자들을 주택 부족과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몰아가고 있다. 정말 정부의 말대로 다주택자들이 주택 부족의 원흉일까?
   
   임대사업자들은 ‘최초 임대료’의 기준을 놓고 강력하게 반발한다. 이유는 이렇다. 법제처는 2018년 “임대주택 등록 후 처음 계약하는 경우가 최초 임대료”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그래서 임대사업자들은 민특법에 따라 사업자로 등록한 뒤 체결하는 첫 번째 임대차계약은 상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최초 계약으로 판단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가 집주인이 사업자로 등록되기 전에 이미 거주하고 있던 임차인의 경우라면 그 계약은 최초 계약이 아닌 ‘갱신 계약’이라고 해석을 내린 것이다.
   
   
   법제처와 국토부의 다른 잣대
   
   임대사업자들은 국토부의 견해는 법제처의 과거 유권해석을 뒤집은 것으로, 특별법인 민특법과 일반법에 해당하는 임대차보호법이 충돌하면 특별법이 일반법을 우선한다는 법질서를 파괴하고 임대사업자의 재산권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국토부가 임대차법 해설서를 통해 임차인을 맹목적으로 편들자 집주인들은 관련 법령을 만든 법무부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집단민원을 넣고 집단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혼란의 원인은 정부가 민특법을 졸속 통과시키느라 주택임대차보호법과의 충돌 사항을 면밀하게 조정하지 않은 탓이다.
   
   한편 법인 임대사업자는 세금 폭탄에 절규하고 있다. 정부가 7·10 대책을 통해 임대사업자에게 보유 주택 공시가격 합계액의 7.2%에 해당하는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어쩌다가 임대시장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어 주택 부족을 스스로 자초하게 되었을까.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2월 ‘집주인과 세입자가 상생하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정권이 출범한 지 6개월 만에 내놓은 임대사업자 양성화 계획으로 지방세, 소득세, 양도세 등 각종 세금을 대폭 감면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정부의 태도는 완전히 돌변했다. 임대사업자가 집값 상승의 주범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다주택자들에게 벌을 주고 있는 것이다.
   
   
   임대사업자를 우군 삼은 김수현의 고민
   
   그렇다면 2017년 말 정부는 어떤 생각을 갖고 다주택자들에게 온화한 제스처를 취한 것일까. 이유는 돈 때문이었다. 국가가 임대주택 공급을 책임질 때 뒤따르는 막대한 규모의 빚을 떠안을 수 없어서 민간임대사업자에게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주고 주택 공급을 늘리려 했던 것이다. 2017년 정부가 관련 정책을 입안할 때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이었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임대사업자가 임대소득세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율을 일반 양도세율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대주택 1채, 2채 등을 갖고 세를 놓고 있는 영세한, 그러나 규모로는 무시할 수 없는 수많은 다주택자들을 민간임대사업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양도세를 낮춰주는 대신 임대소득세를 받는 형태로 빅딜을 꾀했다. 김수현 전 실장은 “민간임대주택을 다주택자라는 시각이 아니라 국민에게 적절한 주거를 제공하는 공급자라는 관점으로 전환”한 뒤, “규제와 지원을 병행해 민간임대 부문을 공공이 개입하는 영역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즉 김수현 전 실장은 민간임대사업자들이 예뻐서 세제 혜택을 파격적으로 준 것이 아니고 공공이 임대주택 재고를 빨리 늘릴 수 없으므로 민간임대주택을 제도권으로 편입시켜 규제하려 했던 것이다.
   
   공공임대주택을 가장 많이 짓는 LH의 부채 현황을 알면 김수현 전 실장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다. 2019년 기준 LH 부채는 126조7000억원이다. 공공임대주택 1호를 지을 때 투입되는 국가 재정을 빼고도 1채를 공급할 때 LH의 부채는 1억2000만원이 늘어난다. 현 정부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65만호의 공공임대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LH는 전체 65만호에서 45만5000호를 공급하고 지자체가 나머지 30%를 짓는다. LH가 45만호 공급을 완료하면 부채는 54조6000억원이 폭증해 현 정권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 LH의 총부채는 181조3000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그 부채는 누구의 것인가? 국민의 부채다.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현 정권이 책임질까? 아니다. 현 정권은 임기가 끝나면 그만이지만 국민의 책임은 끝나지 않는다. 부채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남겨진 국민들에게 넘어간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7월 발표한 ‘국가채무 국제비교와 적정수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적정 부채 규모는 40%다. 그런데 현재 한국의 국가 부채는 세 차례에 걸쳐 코로나19 추경을 편성한 탓에 올 연말 45%에 육박한다. LH와 한국전력 등 공기업 부채와 연금충당부채를 모두 더하면 국가 부채는 이미 60%를 돌파했다. 한경연은 한국의 GDP 대비 국가 부채는 105%에 도달해 OECD 국가 평균 부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고 기축통화국이 아닌 소규모 개방 경제 국가라는 사실에 비춰볼 때 정부의 재정 여건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김수현 전 실장은 민간임대주택부문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이려 한 것이다. 임대사업자가 준공공임대주택을 8년 임대할 때 장기특별공제를 확대해 기존 50%에서 70%까지 늘려주고, 기존 5년 임대에서 8년 임대로 임대기간을 연장할 때 양도세 중과 배제, 장기특별공제와 종부세 합산 배제 대상을 축소한 것은 민간사업자를 유인하기 위한 ‘당근’이었던 셈이다. 김수현 전 실장의 정책에는 시장 상황에 대한 나름대로의 고민이 녹아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집값 급등의 원인을 두고 시민단체와 여당이 다주택자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여권에서는 김수현 전 실장에 대한 비난이 상당했다는 소식이다. 다주택자들인 임대사업자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을 펼쳤다는 이유에서다. 비난했던 사람들은 도대체 주택 상황에 대해 한 번이라도 제대로 파악해보기 위해 노력이라도 한 뒤에 목소리를 높인 것일까? 김 전 실장의 임대사업자 우대 정책은 옳았다. 그의 패착은 서울 도심 공급 정책을 병행하지 않아 매물 잠김 현상이 가속화한 점에 있었다.
   
   
   박근혜 정부 해법은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
   
   지난 정부 시절에도 임대시장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2016년 1월에 발표된 국토교통부 보도자료(‘내수 진작 및 수출활성화를 위한 주거안정 강화 및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수도권 전세가격은 2015년 7.1%나 올랐다. 2012년 전세가 인상률 2.1%보다 3배 넘게 뛴 것이다. 가계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도 늘어나 2008년 17%였던 주거비 부담은 2014년 20.3%로 커졌다. 장기 거주할 수 있는 등록 임대주택은 매우 부족했다. 2013년 전국적으로 임차가구는 전체 1800만가구의 44.4%인 800만가구였다. 전 국민의 44%가 남의 집에 세를 살았던 것이다. 800만 임차가구 중에서 161만가구(20.1%)는 제도권에 등록된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비제도권인 민간임대주택에 80%인 655만가구가 거주했다. 공공임대가 메우지 못한 임대주택의 부족을 민간임대가 메우고 있었던 셈이다.
   
   그런데 민간부문의 등록임대주택 재고는 매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6년 84만호에서 2013년 64만호로 줄어든 것이다. LH와 지자체의 공공부문 임대주택 제고는 2006년 49.2만호에서 2013년 97.7만호로 증가했다. 정부가 재정 투입에 힘쓴 결과다. 박근혜 정부의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 정책은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 지난 정부가 ‘뉴스테이(New Stay) 사업’, 즉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을 주택 정책의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국민 세금을 쓰지 않고 감소 추세인 민간임대 재고를 늘려 중산층의 주거안정을 확보하려는 데에 있었다. 당시에도 차고 넘쳤던 시중 유동성을 리츠 등 금융상품 투자로 끌어들여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려 한 것이다. 지금 되돌아보면 민간부문의 역할을 인정한 우파 정부다운 태도였다. 후손들에게 두고두고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국채를 잔뜩 발행해 공공임대주택을 대규모로 짓겠다는 생각에 빠져 재정건전성은 관심 밖인 현 정부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민간부문의 임대주택 건설을 허용한 민특법은 2015년 1월 제정되고 그해 8월 개정됐다. 민특법의 개정 이유는, 정부가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불안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에 의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뿐 아니라 민간부문에 의한 민간임대주택의 공급도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법안을 개정한 입법자는 “민간부문이 기존의 임대주택법에 따라 임대주택을 건설하면 주택도시기금에서 건설자금을 융자받거나 공공택지를 공급받을 때 공공임대주택으로 간주되어 임차인 자격, 초기 임대료 제한, 분양전환 의무 등 규제가 과도하고 금융,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기업형 임대주택 찬성론자들은 뉴스테이 사업이 적정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중산층 이상의 가계를 겨냥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입장이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산층 이상이 갓 지은 민간임대로 옮겨가면 저소득층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이 늘어나 임대료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뉴스테이 사업은 소규모로 운영되던 임대업을 기업들의 체계적인 운영 관리를 통해 미국, 일본이 하듯이 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뉴스테이 사업을 민간기업에 대한 특혜로 단정한 뒤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들은 민간이 임대주택 공급을 확충해 주거불안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사실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8년 임대 후 분양전환’은 기존 10년이었던 장기 공공임대를 8년으로 줄인 것으로 장기임대주택의 확보라는 취지에 맞지 않다고 날 선 비판을 거듭했다. 그런데 이런 비판은 자본시장의 구조를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 민간임대주택을 제도권으로 편입시키는 정책을 폈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photo 뉴시스

   뉴스테이 사업에 대한 비판은 타당한가?
   
   우리나라에는 장기 채권시장이 없다. 미국은 30년 만기 재무부 채권이 발행되지만 우리는 정부가 발행하는 10년물 국고채가 가장 만기가 긴 채권이다. 채권시장 규모가 워낙 작아 해외 투자자를 제외하면 장기 채권을 사 줄 국내 투자자가 없는 탓이다. 이 상황에서 민간 기업이나 개발 시행사가 임대주택을 짓겠다고 10년짜리 사채를 발행하면 채권이 팔리겠는가? 해외 투자자는 정부나 공기업이 발행한 채권은 투자하지만 민간기업 채권은 일절 관심이 없다. 하물며 건설 관련 채권을 포트폴리오에 담겠는가. 같은 시각에서 50년 만기 장기할부주택금융 상품을 만들면 자가보유율을 90%로 끌어올리고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서울대 박재윤 명예교수의 주장은 희망적인 메시지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
   
   뉴스테이 비판론자들은 민간사업자가 사업 대상 토지 면적의 80% 이상을 매입했을 때 공익사업자로 인정해 토지수용권을 부여하고, 85㎡ 미만 주택을 8년 임대했을 때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최대 80%까지 허용한 것을 두고 특혜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정부가 공공임대사업자에게나 제공하는 많은 혜택을 민간기업에 준다는 비난이었다. 국민대 김성배 법학과 교수가 대표적인 비판론자다. 그는 2020년 초 발표한 논문에서 박근혜 정부의 민간임대 활성화 정책에 대해 “민간임대주택 활성화를 통해서 주거의 안정화를 이루겠다는 유혹적이지만 실현불가능한 목표를 경제적 이윤추구를 위해 버렸다”고 힐난했다. 그는 “민간임대주택은 주택공급이나 주거안정화라는 공적 기능을 담당하는 것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필수재인 주택을 가지고 최대한 영리를 추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했다”고 주장한 뒤, “임대사업자에게는 각종 특혜를 부여하고 국민 전체에는 주택가격 상승과 주거불안이라는 짐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을 평가절하하는 이유는 설령 기업들이 8년 임대 뒤 처분하고 떠나더라도 주택 재고는 증가해 누군가는 거주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민을 위해 할 역할을 영리를 추구할 수밖에 없는 민간기업이 대신 하는데 일정한 수익률 보장 없이 누가 나서서 하겠는가. 김 교수의 주장은 주택시장 상황과 국가의 재정 상황은 안중에도 없는 법학자의 ‘우물 안 개구리’ 식견에 불과하다.
   
   
   수도권 1인가구 2019년 30% 넘어서
   
   통계청은 지난 8월 말 ‘2019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2019년 11월 말 기준 인구는 5178만명이고 이 중에서 2589만명이 서울 및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새 수도권의 인구는 18만명 증가해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18년의 49.8%에서 50%로 증가한 것이다. 매년 수도권 인구가 증가하는 현실은 정치권이 수십 년 동안 외친 ‘지역균형발전 추진’이라는 구호가 ‘종이호랑이’에 불과하고 관련 정책은 ‘백약이 무효’였음을 말해준다. 일자리와 전국 최고의 교육·의료 시설 등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서 인구 집중을 막지 못한 것이다.
   
   수도권의 가구 수 증가율은 인구 증가율보다 컸다. 수도권에는 전체 가구의 49.3%(1029만2000가구)가 분포해 2018년보다 25만4000가구(2.5%)가 늘었다. 수도권의 가구 증가율이 인구 증가율보다 빠른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1~2인가구 증가율이 높아서다. 2000년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35%에 불과했으나 2019년에는 58%를 차지할 정도로 그 비중이 커졌고, 1인가구는 2019년 전체의 30.2%나 됐다. 4인가구의 비중은 2000년 31.1%에서 2019년 16.2%로 확 줄었다. 즉 2005년 이전 표준은 4인가구였으나 2010년에는 2인가구로 바뀌었다. 4인가구 중심의 중대형 아파트가 많은 분당 등 1기 신도시를 2인가구 중심의 소형 아파트로 재편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자는 제안이 나온 이유다.
   
   흥미로운 현상은 3인가구의 비중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3인가구는 2000년 조사에서 20.9%를 차지했는데 2019년 통계청 조사에서 20.7%의 비중을 기록했다. 자녀 1명을 둔 가정이 ‘스탠더드’라는 뜻이다. 2019년 평균 가구원 수는 2.39명으로 2018년 2.44명보다 0.04명 감소했다. 가구 규모가 계속 줄어들고 있음을 가리킨다. 1~2인가구 비중 증가와 4인가구 비중 감소는 주택시장에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 1954~1963년에 태어난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내 집을 장만했던 1990년 전후 주택은 4인가구 기준으로 지어진 중대형 아파트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2019년 총 주택의 수는 1813만호이다. 이 중에서 공동주택은 1400만호, 단독주택은 392만호이고 나머지는 오피스텔, 고시원 등 비거주용 건물 내 주택이다. 아파트는 1129만호로 공동주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은 31.0%로 전년대비 1.1% 감소한 반면,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구 비율은 51.1%로 2018년보다 1% 증가했다. 1인가구 시장에서도 아파트는 가장 선호하는 주택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정부가 최근 다주택자를 때려잡겠다고 오피스텔에 취득세 8%를 부과한 것은 명백한 정책 실패다. 1인가구에 오피스텔은 아파트의 대체재인데 앞으로 주택 공급원이 사라져 1인가구의 주택난은 더욱 악화하고 주거비는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면적을 기준으로 주택 특성을 분류했을 때 단독주택, 아파트, 연립주택은 60㎡ 초과~100㎡ 이하가 가장 많고, 다세대주택은 40㎡ 초과~60㎡ 이하가 가장 많았다. 아파트의 평균 연면적은 74.8㎡이고 2000~2009년에 지어진 아파트의 평균 연면적이 82.2㎡로 가장 컸다. 2006년 아파트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된 뒤 실내면적이 16~20㎡ 커지면서 주택을 작게 공급한 것이다.
   
   서울의 주택 수급 상황을 파악하는 데 가장 중요한 주택보급률을 보자. 2019년 기준 주택의 수는 295만4000호로 비거주용 건물 내 주택 3만호가 포함된 수치다. 서울에 거주하는 가구는 총 389만6000가구이므로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75.8%이다. 정부는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는다고 말하지만 서울의 보급률은 아직 80%도 안 된다. 통계청이 철거용 주택으로 분류한 2만3000호를 빼면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75.2%로 떨어진다. 여기에 쾌적한 거주가 어려운 1989년 이전 건축된 비거주용 건물 내 주택 6만9000호까지 차감하면 주택보급률은 73%로 추락한다. 서울의 주택 부족이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날로 늘어나는 노후주택 역시 큰 문제다. 30년을 경과한 서울의 노후주택은 55만1000호로 전체 주택 295만4000호의 18.7%이고 20년이 넘은 주택은 45.4%인 134만2000호나 된다. 즉 건축한 지 20년이 넘은 낡은 주택이 전체 주택의 60%를 차지한다는 통계는 서울 집값이 왜 급등했는지를 말해준다. 김현미 장관은 과연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3년 내내 수요억제 정책을 고집한 것인가.
   
   
   다주택자 집 팔아도 주택보급률 제자리
   
   시민단체와 여당이 집값 급등의 주범으로 낙인찍은 다주택자 현황을 보자. 2018년 기준 강남구와 서초구 거주자 중에서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5만6000명이었고 서울시 거주 주택보유자(246만명) 중 다주택자 비율은 16%(38만9000명)에 불과했다. 설령 다주택자들이 자기가 살 집을 제외하고 38만호를 처분한다고 해서 서울의 주택보급률이 늘어날 수는 없다는 뜻이다. 2018년 기준 49%인 자가보유율이 조금 좋아질 뿐이다. 결국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를 집값 급등의 원흉으로 몰아간 시민단체는 제대로 된 분석을 거치지 않은 채 대중을 호도한 것이고 시민단체의 선동에 맞장구를 친 정부 여당은 자신들의 정책 실패를 숨기는 위선적인 행동을 한 것이다.
   
   민간임대주택특별법은 수정되어야 한다. 정부의 보유세 강화,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 조치 등 법인임대사업자를 ‘벌주는’ 형태의 대책으로는 주택 부족을 해결할 수 없다. 토끼몰이 하듯이 임대사업자를 쥐어짜는 규제는 주택 부족을 초래하고 임대료 상승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통계청 자료는 집값상승이 주택 부족에 따라 나타난 것이지 임대사업자들의 탐욕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 아닌 것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 도심 주택을 대량 공급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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