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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동물판 n번방’의 충격 실태… 잔혹한 놀이터의 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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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3호] 20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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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동물판 n번방’의 충격 실태… 잔혹한 놀이터의 괴물들

photo 셔터스톡
지난해 ‘고어전문방’이란 이름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익명의 채팅방 구성원들은 여기서 다음과 같은 대화를 주고받는다.
   
   A: “관절 깨끗이 나온 거 좋다.”
   
   B: “너무 좋아요.”
   
   C: “피도 없이 저렇게 깔끔하게 나올 수 있군요?”
   
   A: “무리한 운동할 때 왠지 저도 저렇게 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B: “적당히 맞아보고 싶다.”
   
   A: “애들 자를 때 저렇게 깔끔하게 나오면 기분 좋고.”
   
   여기서 말하는 ‘애들’은 동물을 일컫는다. 채팅방의 한 참여자가 동물의 관절 일부 사진을 올렸고 다른 참여자들은 환호했다. 공유된 사진에서 동물의 관절은 피부 밖으로 돌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직접 관절을 도려내 촬영한 사진인지 외부에서 퍼온 사진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분명한 건 구성원들의 이 같은 대화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란 점이다.
   
   채팅방 참여자들은 최소 6개월 전부터 각종 도구를 활용해 실제 동물을 난도질했고, 낭자하는 유혈에 열광했다. 이들은 고통받는 동물의 모습을 쇼 프로그램 보듯 관람했다. 서로 더 잔혹하고 자극적인 행위를 요구했다. 학대 수위는 점차 높아졌다. 온갖 동물이 학대 대상이 됐다. 토막 낸 동물의 신체는 각자의 자랑거리였다. 이들은 하루라도 피를 보지 않으면 불안증세까지 보였다. 잔혹성은 동물을 넘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자해·학대 영상 공유로까지 이어졌다.
   
   이들 행위는 생명을 짓밟고 경시한다는 측면에서 지난해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n번방’ 사건과 유사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를 ‘동물판 n번방’이라 일컫고 있다. 메신저 앱을 활용한 다수의 익명 채팅방에서 동물 학대 내용을 우후죽순 공유했다고 보고 있다. 주간조선은 국내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와 ‘카라’의 협조를 얻어 동물판 n번방의 실태를 추적했다. 그 내용은 경악스러움 그 자체였다. 현재 국내의 동물판 n번방이 몇 개나 되는지 그 숫자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취재 과정에서 확인된 것만 3개였다.
   
   
   피로 흥건한 동물 뼈 끓이면서 열광
   
   ‘동물판 n번방’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지난 1월 초 앞서의 대화가 오간 채팅방 내용을 접한 익명의 제보자가 동물보호단체에 제보하면서부터다. 동물보호활동가들은 이 채팅방 운영 경위 파악에 나섰고 제한된 일부 내용을 소셜미디어 등에 공유했다. 활동가들이 최근 1~2주 동안 자체적으로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이 대화방은 최소 6개월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n번방 사건 때처럼 개설자, 주도자도 존재했다. 최민경 카라 활동가는 “방을 개설해 관리하는 사람, 실제 동물 학대를 실행한 사람, 학대 내용을 공유한 사람 등 다양한 참여 주체가 있다”며 “상당수는 더 자극적인 내용을 요구하며 동물 살생을 모의하고 관련 사진·영상을 즐겼다”라고 설명했다.
   
   주간조선이 직접 접촉한 이 채팅방 참여자에 따르면 기존 채팅방은 삭제됐고, 현재는 일부 구성원이 텔레그램 등에서 새 채팅방을 개설해 문제의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기존 채팅방 제목은 ‘고어전문방’ ‘유후 요리방’ ‘상상 요리방’ 등이었다. 여기선 동물 학대 관련 대화가 주를 이뤘다. 채팅방 참여자들은 고양이를 포획하는 행위를 두고 다음과 같은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그 고양이 잡히면 나비탕 해서 감기 걸린 거 몸보신하셔야겠는데요.”
   
   “죽여버릴까 했다가 치고 빠지길래 추워서 걍 왔어요.”
   
   “도구 없이 잡기도 힘들죠.”
   
   “낮이었음 짱돌이라도 던졌을 텐데 밤이어서 잘 보이지도 않았어요.”
   
   이들은 동물을 잡거나 죽이는 과정에서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칼과 도끼, 활, 총 등을 서로에게 추천하곤 했다. 한 참여자는 벽장에 장식한 총의 탄환, 활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총은 펑 쏘면 걍 툭 쓰러지는데 활은 쏘면 표적에 꽂히는 소리도 나고 바로 안 죽고 폐에 피 차서 숨 못 쉴 때까지 소리 지르면서 뛰어다니는데 쫓아가는 재미도 있고 다크소울처럼 더 어렵게 잡으면 성취감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또 “네 공기총도 했었고 샷건도 했어요”라며 “다들 사냥 같이해요”라고 덧붙였다.
   
   
01 피로 흥건한 동물 뼈를 냄비에 넣고 이를 사진 찍어 채팅방에 올린 모습. 멧돼지 턱뼈로 추정된다. photo 동물자유연대
02 채팅방 참여자가 활로 죽인 고양이. 진흙 바닥이 피로 흥건하다. photo 동물권행동 카라
03 검은 비닐봉지에 담긴 너구리 머리. 채팅방 참여자는 “많이 안 깨져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photo 동물권행동 카라
04 잘린 노루 머리, 사람 머리 등 잔혹한 사진을 채팅방에 올린 후 자체적으로 가린 모습. photo 동물권행동 카라
05 고양이 두개골을 채팅방에 공유한 모습. photo 기존 채팅방 참여자

   사람 신체 자해, 학대 영상 공유도 빈번
   
   참여자들이 이런 식으로 죽이거나 학대한 동물은 사진과 영상으로 대화방에 가감 없이 공유됐다. 검은 비닐봉지에 담긴 너구리 머리, 활에 맞아 온몸이 피로 흥건한 고양이, 고양이 두개골, 몸통에서 잘린 노루 머리, 토막 난 여타 동물 사진 등이 그 일례다. 이들이 공유했던 한 영상에선 검은 고양이가 자신의 몸집만 한 작은 우리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며 괴로워하기도 했다. 한 참여자는 피가 흥건한 멧돼지 턱으로 추정되는 뼈를 그대로 냄비에 끓이는 모습을 사진 찍어 올리기도 했다. 그는 이를 두고 “암튼 요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동물 학대 사진을 올린 후 “괜히 시중에서 팔리는 고기가 아니더라고요. 팔리는 애들은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귀엽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방 참여자들은 여기에 경악하기보다 오히려 다음과 같이 즐거워했다. “익사시키는 거 대리만족되네요” “두개골까지 으스러트리는 소리남 뿌드득” “우와 간지나네요” “고양이는 맛이 어떤가요”…. 채팅방 관리자는 일부 동물 학대 내용을 자체적으로 가리기도 했는데, 이것까지 포함하면 잔혹한 사진·영상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대화방 참여자들의 학대 수위는 채팅방이 지속될수록 높아졌고 어느 시점부터는 사람을 소재로 한 잔혹한 영상·사진까지 공유됐다. 목이 잘린 사람의 머리, 깊게 파인 피부 상처, 상체가 갈라져 내부 장기가 들여다보이는 사진, 피에 흥건한 사람 신체, 염증이 가득한 사람 얼굴 등이 열거됐는데 얼핏 보기에도 그 수위는 경악스러웠다. 실제 잔혹한 살인·자살 장면 등을 담은 스너프 필름(snuff film)을 공유한 것으로 보였다.
   
   최민경 활동가는 “국내에선 유통 자체가 불법인 콘텐츠들이다. 해외 전문 사이트에서나 유료로 다운받을 수 있고 구하기도 어려운 자료다. 이게 대화방에 공유되니 사람들은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동물 학대는 이들에게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을 거라는 것이 최 활동가의 설명이다. 바꿔 말하면 동물 학대로 시작한 이들의 잔혹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범위를 넓혔고, 그 대상이 사람으로까지 번졌다는 이야기다. 채팅방 참여자들이 실제 이런 콘텐츠를 공유만 한 것인지, 콘텐츠 제작에까지 참여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 방에 미성년자들도 다수 포함됐다는 점이다. 아직 가치 판단이 미숙한 이들에게 잔혹한 사진·영상은 정서적으로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 채팅방에 참여했던 한 17세 여성은 자신의 팔과 손등을 칼로 수차례 그은 후 이를 사진을 찍어 올리는 등의 이상 행위를 보이기도 했다. 당시 대화방에 올라온 사진 자료를 보면 자해한 여성의 팔은 과거 흉터들 사이로 또다시 칼 흉터가 생기면서 피로 흥건해 있었다. 당시 방 참여자는 “자해 사진 올릴 때마다 말리지도 않고 대단하다고 인정해주고 더 큰 자해를 요구하고 전부 환호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채팅방엔 “자해하려고 마취크림 바르고 기다리는 중이에요 설렌다”라는 메시지가 올랐다.
   
   채팅방 참여자들은 타인을 가해하려는 듯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전 드릴로 사람 한번 손등이나 발등 관통해 보고 싶네요” “뒤로 넘어가면서 경추 골절됐으면 좋았겠다”…. 한 참여자의 발언은 더욱 구체적이다. 그는 “인육은 질병감염률이 높아서 바짝 익혀야 됩니다. 기름기 다 빼고. 고기니까 할 수 있는 요리는 많아요”라며 “요리는 이제 예술의 영역이죠”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대화방 참여자들은 잔인한 영상에 대한 중독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죽일 만한 걸 지속해서 찾는다거나 더 격렬한 수위의 사진·영상을 갈구하는 식이었다. 한 참여자는 “동물 갈아죽이는 영상 같은 거 없나요. 저도 욕구 충족이 안 되네요. 어제 풀었다고 생각했는데 덜 풀렸나봐요”라고 말했다.
   
   
06 채팅방에 올라온 사람 학대 사진. 깊게 파인 상처, 토막 난 신체, 염증 가득한 얼굴 등 잔혹한 사진이 다수 있다. photo 동물자유연대
07 채팅방에 올라온 사탄 숭배 사진. 사탄을 상징하는 염소 머리, 오각형 모형 등이 다수 있다. photo 동물권행동 카라

   청와대 국민청원 오르자 대비 방안 강구
   
   이뿐만이 아니다. 방 참여자들은 강간, 감금, 고문 등 성적 판타지에 대해서도 서슴없이 거론했고 기존 성범죄자들과 자신의 성행위를 비교하기도 했다. 사탄을 숭배하는 듯한 내용의 콘텐츠도 적지 않았다. 사탄숭배 집단의 상징인 염소 머리의 사진이나 그림, 오각형 모형 등도 다수 공유됐다. 송지성 동물자유연대 위기동물대응팀 선임활동가는 “결코 정상적인 사람들이라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채팅방 참여자들은 최근 이 같은 행위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르는 등 외부에 알려지자 대비방안을 강구하기도 했다. 지난 1월 7일 국민청원이 시작된 청원글 ‘고양이를 잔혹하게 학대하고 먹는 단체 오픈카톡방 ○○○○을 수사하고 처벌하여 주십시오’는 1월 20일 오전 10시 기준 25만5391명의 청원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청원글이 많은 사람의 동의를 얻는 사이 채팅방 관리자는 문제가 될 만한 메시지를 전부 가렸다. 일부 자료는 하드에 보관했다고 참여자들에게 알렸다. 이들은 대화방에서 “저희 텔레로 옮기면 더 열활합시다. 많이 많이 잡아버리죠. 텔레는 진짜 완벽한 익명의 공간” “방해 위험도 없습니다. 지가 어캐 찾겠어요” “이미 증거도 없어진 마당에 뭘 합니까. 청원 20만 돼도 뭐 카카오 약관을 알고 저러는지” 등의 메시지를 주고받기도 했다.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당시 채팅방에 참여했던 한 참여자는 1 대 1 채팅을 통해 이런 행위를 문제 삼은 한 시민에게 “길고양이가 아니라 들고양이를 죽인 거다. 길고양이는 법적인 처벌을 받지만 들고양이는 사냥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 그리고 학대를 한 게 아니라 식용을 목적으로 잡은 거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현재 이들은 인증 절차를 필요로 하는 별도의 채팅방을 만들어 동물 학대 행위를 이어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 사회범죄로 이어질 여지 상당
   
   동물자유연대와 카라는 당시 채팅방에 참여했던 한 익명 제보자로부터 관련 자료를 수집해 이를 근거로 서울 성동경찰서와 마포경찰서에 동물보호법 및 야생생물 보호·관리법 위반 혐의로만 각각 고발한 상황이다. 한 동물보호 활동가는 “사실 이 제보자도 범죄에서 자유롭다고 할 순 없다. 자신도 선의의 피해자이자 내부 고발자라며 일부 자료를 옮기고 있지만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했을지 모를 일이다. 외부에 알려지자 잘못을 감추기 위해 나름 전략적으로 움직인 게 아닌가 싶다”라고 추정했다. 송지성 활동가는 “처음엔 협조적이었지만 수사가 시작되면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제보자는 문제가 됐던 채팅방 제목과 동일한 ‘고어전문방’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개설해 자신이 제보한 ‘동물판 n번방’의 주도자 신상을 퍼뜨리며 청원 글을 지속해서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일부러 방제 똑같이 파서 못 하게 하고 만행을 더 자세히 알리는 중입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n번방 사건이 터졌을 당시 경찰 수사를 돕겠다며 텔레그램에 이른바 ‘주홍글씨방’을 개설해 범죄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당시 경찰은 주홍글씨방 운영진 또한 별개의 대화방에서 성 착취물을 공유한 정황을 포착하기도 했다.
   
   서울 성동경찰서와 마포경찰서는 혐의 내용 확인 후 필요 시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1월 11일 채팅방 참여자들의 신원 특정을 위해 카카오톡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태를 단순히 동물 학대 사건으로만 치부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동물 학대나 잔혹한 사진·영상에 대한 집착이 실제 사회범죄로 이어지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의 주범인 김모양, 2018년 숨진 부산 일가족 살인사건 용의자, 연쇄살인범 유영철 등도 과거 자신이 저지른 동물 학대 행위가 살해의 직간접적인 동기가 됐다.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경우 심리 분석을 위한 면담 과정에서 “개를 많이 죽이다 보니 사람을 죽이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됐고 살인 욕구를 자제할 수 없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실제 동물 학대나 앞서의 하드코어한 영상물은 인간의 정신세계를 피폐하게 만들 수 있을 뿐더러 특히 미성년자 등 비판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겐 굉장히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동물 학대자들은 학대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를 보고 놀라며 충격받는 모습에서 자신의 자존감까지 찾는다. 사회구성원에게 심리적 충격을 주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 이는 사람조차 동물을 학대하듯이 공격하는 범죄로 발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라고 분석했다.
   
   

   해외에선 동물 학대를 중범죄로 간주
   
동물보호단체들은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 수준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국내는 아직 동물을 대상으로 한 범죄 처벌, 대응 수준이 미흡하다. 수사기관의 경우 동물보호법 위반 고발장에 적시된 증거자료만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식이다. 현장엔 나가지도 않는다. 동물보호단체가 수사기관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동물 학대는 늘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동물보호법 위반사건은 최근 10년 사이 꾸준히 늘었다. 2010년 69건을 기록했던 사건 수는 2019년 914건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경찰은 미숙한 대처만을 거듭했다. 2010년 7.2%를 기록했던 미검거율은 2019년 20.9%로 늘었다. 채일택 팀장은 “경찰청은 2016년 동물 학대 수사 매뉴얼을 만들었으나 여전히 엉성한 부분이 상당수이고 해외처럼 동물 사건 전담팀을 구성하겠다는 계획만 할 뿐이다. 여전히 경찰은 동물 범죄 현장에서 미숙하다”라고 덧붙였다.
   
   법정 처벌도 미약한 수준이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이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동물보호법 위반 1심 판결에 따르면 2010~2019년 1심 유죄 선고자 300명 중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단 10명에 그쳤다. 대다수는 집행유예를 받거나 벌금형으로 그쳤다.
   
   국내의 이 같은 대응은 해외와도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 호주, 영국, 일본 등에선 동물 관련 범죄가 사회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범죄라 보고 있다. 1차적으론 동물에게만 해를 끼치지만 이것이 미래에 일어날 범죄의 척도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연방수사국 FBI의 경우 2016년부터 동물 학대를 반사회적 범죄로 분류하고 해당 범죄를 살인·폭행죄 등 중대범죄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테네시주 정부는 동물학대범의 이름, 나이, 초상 등의 신상정보를 성폭행범과 동일하게 공개하고 있다.
   
   
   국내, 처벌 강화 및 미디어 제재 필요
   
   동물보호단체 사이에선 미디어 플랫폼에서 공유되는 동물 학대 콘텐츠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라가 지난해 4~5월 시민 20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디어 동물학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3%(1912명)가 ‘과거에 비해 영화·TV·유튜브 등에서 동물 관련 콘텐츠가 많아졌다’고 응답했다. 눈여겨볼 점은 응답자의 73.8%(1516명)가 ‘동물 영상 콘텐츠를 자주 시청한다’고 밝혔으며, 68.1%(1400명)는 ‘동물 학대 영상을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는 점이다. 같은 해 7월 카라가 모니터링단을 모집해 79개 유튜브 계정의 413개 영상(2649분)을 분석한 결과 동물의 컨디션을 체크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 영상은 전체의 22%(91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콘텐츠에서 출연진은 동물을 괴롭히거나 불편하게 하는 것은 물론, 동물에 대한 혐오감이나 선입견을 만들었다. 대중이 어느새 동물 학대 콘텐츠에 무방비적으로 노출되며 이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민경 활동가는 “플랫폼 자체에서 책임을 갖고 키워드를 제한하는 등의 통제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표현의 자유가 일반 대중이나 공공안정에 악영향을 준다면 이에 대한 제재는 불가피하다. 동물 학대 콘텐츠로 벌어들이는 범죄수익 환수 조치 등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채일택 팀장은 “더 중요한 건 시민들의 인식이다. 이를 클릭해 찾아보고 동물 학대를 모방하는 것도 결국 사람의 자발성에서 비롯된다.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동물 학대, 여기서 비롯되는 여타 사회적 문제도 줄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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