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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643호] 2021.01.25

반도체 착시서 나온 이익공유제 논란

▲ 지난 1월 14일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를 찾아 한 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photo 뉴시스
여권 일각에서 ‘이익공유제’를 꺼내들면서 일부 기업들만 타깃이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일부 반도체 대기업들이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존립 기반이 흔들릴 정도로 실적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좋은 성적표를 받은 기업은 코로나19와 별개로 대규모 선행투자 및 업황 사이클,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환경과 맞물려 호실적을 거둔 측면도 있다. 이로 인해 ‘이익공유제’가 도입되면 주주이익 침해는 물론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훼손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월 11일 “코로나19는 고통이지만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리는 쪽도 있다”며 “코로나19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기여해 어려운 사람을 돕는 코로나19 이익공유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월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오히려 더 돈을 버는 기업도 있다”며 “민간경제계에서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그런 운동이 전개되고 거기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국가가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권장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둘 다 “민간의 자발적 참여”라는 전제조건을 붙이기는 했지만 오는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정부 여당과 청와대가 추진을 강행할 경우 대놓고 반대하기가 어려워 재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지난해 실적만 놓고 보면 ‘이익공유제’를 도입할 상황인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국내 상장사들은 지난해 4분기를 비롯해 2020년 연간 실적을 발표하기 전이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실적 비교
   
하지만 코로나19가 경영 전반에 영향을 미친 지난해 3분기(2020년 1~9월)까지의 누적 영업실적을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인 2019년 3분기(2019년 1~9월)까지의 누적 실적과 비교해 보면, 코로나19가 기업실적에 미친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영업실적이 급감한 곳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글로벌 판매가 급감한 현대차다. 현대차의 경우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3분기 동안 집계된 누적 영업이익이 1조1403억원에 그쳤다. 이는 2019년 3분기까지 거둔 누적 영업이익(2조4411억원)보다 1조3000억원가량이나 줄어든 수치다. 현대차의 자매사인 기아차 역시 마찬가지다. 기아차의 2020년 3분기까지 집계된 누적 영업이익은 7849억원으로, 2019년 3분기까지 올린 누적 영업이익(1조4192억원)에 비해 거의 반토막 났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주로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는 현대제철은 처참하다. 2020년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이 17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792억원)에 비해 96% 이상 급감했다. 현대제철과 경쟁관계에 있는 포스코 역시 자동차 시장 위축과 건설 및 조선 경기 부진으로 실적이 좋지 않다. 포스코의 2020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조5397억원으로, 2019년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3조3112억원)에 비해 거의 3분의 1토막 난 상태다.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계는 타격이 극심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2019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646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917억원에 그쳤다. 여객 감소에서 비롯된 충격을 그나마 화물영업으로 흡수한 덕분에 이 정도 결과나마 받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호텔 및 면세점 업계 역시 타격이 극심했다. 호텔신라의 경우 2019년 3분기까지 2183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거두었으나 지난해 3분기까지는 1501억원의 누적 영업적자를 냈다.
   
   코로나19로 유동인구가 급감하고 온라인 쇼핑으로의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백화점 등 전통적인 유통업계는 존립 기반이 흔들릴 정도로 타격을 입었다. 백화점 업계 1위 롯데백화점을 거느린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거둔 누적 영업이익이 164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844억원)에 비해 거의 반토막 났다. 신세계의 경우, 2020년 3분기까지 147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9년 3분기까지 거두었던 누적 영업이익(2736억원)에 비해 3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19에도 반도체 등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영업실적이 눈에 띌 정도로 좋아졌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0년 3분기까지 26조9469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20조6082억원)에 비해 영업이익이 6조원 가까이 늘었다. SK하이닉스 역시 2020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4조46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조4767억원)에 비해서 2조원 가까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8일 지난해 4분기 실적과 함께 연간 실적을 공개했는데, 2020년 연간 영업이익(잠정)은 35조9000억원으로 2019년(27조7700억원)에 비해 29%가량 급증했다.
   
   같은 IT업종이라고 해도 인터넷 서비스업은 기업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네이버의 경우 2020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891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8796억원)과 그리 큰 차이가 없었다. 대표적인 ‘집콕주’로 꼽힌 엔씨소프트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668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3378억원)에 비해 2배가량 급증했다.
   
   대표적인 코로나19 수혜기업으로 꼽히는 쿠팡은 상장 전인 관계로 정확한 분기별 실적을 확인할 수는 없으나,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해의 경우 흑자 전환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매년 적자 행진을 거듭해온 쿠팡은 2019년도에 7205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방역비용 급증으로 지난해에도 수천억원대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결국 최근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이낙연 대표가 화두로 던진 ‘이익공유제’가 실제로 도입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IT 대기업들이 주된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이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삼성전자나, 차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단독 추대된 최태원 SK 회장이 정부와 집권 여당의 요구를 쉽게 거부할 수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집권 여당 대표에 이어 대통령까지 언급했는데, 조금이라도 성의를 표시해야지 마냥 반대하기는 힘들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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