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의 여행사 부스가 한산하다. ⓒphoto 뉴시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의 여행사 부스가 한산하다. ⓒphoto 뉴시스

최근 국내 주요 여행사 주가가 주식 시장 과열의 단적인 일례로 꼽히고 있다. 여행업 전반이 회복되기까진 갈 길이 먼데 주가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어서다. 곳곳에서 주가 거품 우려가 제기되는 분위기다.

국내 주요 여행사 중 한 곳인 모두투어는 지난 2월 1일 전날 대비 0.44% 오른 2만2750원에 장을 마감했다. 11월 2일 종가인 1만4100원과 비교하면 3달 사이 61.3%(8650원)나 상승한 수치다. 하나투어의 경우 같은 기간 48.5%(1만9000원) 상승하며 지난 2월 1일 종가 5만82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 15일엔 6만49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노랑풍선 주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초 2만6000원선까지 오르며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11월까지만 해도 노랑풍선은 2만원 선도 넘지 못했다. 인터파크의 경우 지난 1월 26일 전날 대비 29.9%나 상승하며 5040원의 종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여행업은 악재 발생 시 주가가 크게 곤두박질하지만, 이때 취소되는 여행수요가 온전히 사라지는 수요가 아니라 상황이 나아지면 반드시 돌아오는 이연 수요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여행사 내부 사정은 이와 정반대다. 특히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 2월 2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서울 종로구 공평동 소재의 본사 사옥 등 94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각하기로 밝히도 했다. 처분예정일은 오는 6월 30일이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이 전년 대비 82.1% 떨어진 109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익은 96억원에서 1146억원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120억원에서 2203억원으로 확대됐다. 여행업계에선 대대수 여행사의 올 1분기 실적도 부진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여전히 어려운 국면”이라며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까지의 여행수요 회복은 ‘코로나 종식’ ‘한국과 방문국에서의 자가격리 조치 해제’ ‘코로나로 심해진 외지인 차별의 완화’ 과정을 모두 거쳐야 가능하다”라고 분석했다. 바꿔말하면 최근 보여지는 주가는 실물경제를 반영하지 못한 채 과열됐다는 이야기다.

시장에선 이 같은 주식 추이와 관련해 다수의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세계 3대 투자자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지난 1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2021년 안에는 가진 모든 주식을 처분하고 시장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라며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정부가 많은 돈을 빌려 썼고 새 돈을 찍어냈다. 그 돈이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와 현재 거품이 끼기 시작했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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