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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9호] 202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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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전기차 사기 전 꼭 물어야 할 4가지

김회권  기자 khg@chosun.com 2021-03-18 오후 5:01:34

▲ 내 주변의 충전 인프라는 전기차를 구매하기 전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문제다. photo 뉴시스
“전기차 지금 사도 될까요?”
   
   요즘 전기차를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일단 경제적일 것 같다는 게 1차 이유다. 유지비가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덜 든다는 건 매력적이다. 내연기관 시대에 한발 앞서 전기차를 갖는다는 건 트렌드를 선도하는 느낌도 있다. 그래서 때때로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내연기관차 오너 vs 전기차 오너’ 간 댓글 전쟁이 벌어진다.
   
   전기차를 구매하기에 좋은 시대가 온 걸까.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를 보며 한번쯤 고민할 순 있지만, 의외로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1 보조금 받으면 저렴하다던데?
   
   전기차는 비싸다. 동급 내연기관차와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2021년 시판될 전기차 중 가장 저렴한 건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인데 덩치는 작지만 4890만원이나 한다. 그닥 매력적인 숫자는 아니다.
   
   그래도 친환경차를 늘리고 싶은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은 전기차 구매를 가능하게 도왔다. 그런데 앞으로 이 보조금이 점점 줄어든다. 2021년 정부는 보조금 지급을 차량 가격에 따라 차별화해 지급하기로 했다. 6000만원 이하인 차량은 보조금 전액을, 6000만〜9000만원 차량은 보조금의 50%를, 9000만원을 초과하는 차량에는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지급 최대치는 800만원이지만 차종이나 배터리 용량, 주행거리 등에 따라서도 차등 지원된다.
   
   지자체 보조금은 국고보조금에 더해진 중복 할인 같은 개념이다. 단 지자체마다 보조금이 다르다. 2021년 서울시의 전기차 지방보조금은 400만원이다. 최대치를 기준으로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은 경북으로 600만~1100만원이다. 기초자치단체 단위에서 지급액이 달라 같은 경북 안에서도 차이가 있다. 가장 적은 곳은 300만원을 지급하는 세종시다.
   
   만약 5000만원짜리 전기차를 서울에서 산다면 국가보조금 800만원에 지자체 보조금 400만원이 더해져 12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경북 울릉군에서 산다면 800만원에 1100만원이 더해져 무려 1900만원을 지원받는다.
   
   보조금을 무조건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2020년에는 서울·부산·세종·제주 등에서 지방 보조금이 부족해 전기차 보조금 신청을 조기에 마감해버리는 일이 있었다. 보조금은 차량 출고 순으로 자동차 회사가 신청해 받아가는 돈이다. 내가 사려는 차가 인기 모델이라 오랫동안 대기해야 한다면? 남들이 먼저 보조금을 챙겨갈지도 모를 일이다. 올해는 아이오닉5가 변수다. 지난 2월 25일 출시 후 일주일 만에 3만5000대 예약을 돌파하는 일이 생겼다. 2021년 전기차 국고보조금 예상 수혜 대수는 7만5000여대다. 아이오닉5가 절반을 싹쓸이할 기세다.
   
   
   2 유지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던데?
   
   내연기관차의 연비는 ‘㎞/L’이다. 휘발유나 경유 1L는 연비의 기준이고 동시에 주유소 가격표의 기준이다. 전기차는 연비를 나타내는 단위로 ‘㎞/kWh’를 사용한다. 그래서 kWh(킬로와트시)가 충전요금의 기준이 된다.
   
   1kWh당 급속충전기 요금은 313.1원이지만, 정부는 2016년부터 친환경차를 지원하기 위해 특례 할인을 실시해왔다. 이 제도가 이제 축소된다. 당장 지난해 7월부터 할인 폭이 줄었는데 현재는 기본요금 50%·전력량 요금 30%로 지원이 줄어들면서 1kWh당 급속충전 요금이 173.8원에서 255.7원으로 47% 인상됐다.
   
   2021년 7월〜2022년 6월까지는 기본요금 25%·전력량 요금 10% 할인으로 더 축소되며 2022년 7월부터 이런 할인 제도는 사라진다.
   
   사람마다 충전 방법이나 환경 등이 다르니 충전 요금이 얼마 정도 나올 거라 콕 집어 말할 순 없다. 다만 전기차 오너들은 유지비, 특히 충전요금에서 얻었던 전기차의 장점이 줄어들 거라고 말한다. 2019년 테슬라 모델3를 구매한 직장인 차영훈(42)씨는 “급속충전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 앞으로는 LPG 차량 연료비에 거의 근접할 거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차량 가격을 고려하면 단거리보다는 장거리 운전자가 유지비의 장점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 서울~부산 한 번에 주행할 수 있다?
   
   전기차 관련 유튜브를 운영하는 김영식(34)씨는 “전기차는 하와이처럼 따뜻한 곳에서 타고 다녀야 할 차”라고 말한다. 그는 2019년형 볼트 EV를 갖고 있다.
   
   이 차의 공식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83㎞. 하지만 겨울에는 260~270㎞ 정도로 약 30% 정도 주행거리가 줄어든다. 낮은 온도 때문에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이 감소하고 히터 등 전력 사용 기능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건 모든 전기차에서 생기는 문제다.
   
   겨울을 나는 건 전기차 오너들의 고민 중 하나다. 환경부 인증 결과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3의 최하위 모델의 경우 352㎞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저온주행(영하 7도)일 때 212㎞까지 감소했다. 400㎞대 주행거리의 전기차라도 겨울이라면 서울~부산을 한 번에 갈 수 있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장거리 운전을 계획할 경우 충전소 위치부터 찾아보는 건 겨울에 더 신경 써야 할 일이 됐다.
   
   
   4 충전시설은 늘었다던데?
   
   충전은 전기차 오너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다. 거리에 전기차가 늘어날수록 충전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다. 2020년 기준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13만4962대다.
   
   반면 같은 시기 전기차 충전기는 6만4188기가 설치됐다. 차량 2대에 충전기 1대꼴이니 생각보다 공급이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오너들은 스스로를 ‘충전 난민’이라고 부른다. 6만4188기 중 3만4639기는 ‘비공개’ 공용충전기다. 아파트 입주민이나 회사 직원 등 특정한 사람들만 쓸 수 있는 건물에 설치돼 있다. 이를 제외하면 순수 공개 공용충전기는 3만기가 채 못 된다.
   
   전기차에 가장 좋은 건 집밥(주거지에서 하는 충전)이다. 단독주택에서 여유 있게 자가 충전기를 설치하는 게 이상적이지만 한국은 아파트 공화국이다. 만약 우리 아파트에 충전기가 있다고 해도 안심하는 건 금물이다. 아파트 내 설치된 공용 급속 충전기는 전체의 0.5%에 불과하다. 대부분 완속 충전기라서 배터리를 가득 채우는 데 3~4시간 걸린다. 누가 먼저 선점이라도 하면 대기해야 한다. 그나마 충전이 끝나고 제때 차를 뺀다면 다행. 빼지 않고 자리를 점유하는 차량 주인에게 전화해 “차 좀 빼주세요”라고 말해야 하는 건 전기차 오너라면 다들 겪는 귀찮은 일이다.
   
   게다가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더 자주 충전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3월 8일 국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조사에 참가한 전기차 이용자들의 1인당 평균 충전 횟수는 주 3.5회(주중 2.5회, 주말 1회)로 내연기관차 이용자의 주유빈도보다 잦았다. 배터리 수명을 위해서나 충전에 걸리는 시간 때문에 가득 충전하지 않는 전기차가 많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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