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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0호] 20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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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성과급, 오너 배당...현대엔지니어링의 계산법

배용진  기자 max@chosun.com 2021-06-02 오후 12:53:47

▲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엔지니어링 본사
올 하반기 증시에 상장할 것으로 관측되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를 어디로 할지 최종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건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이번 상장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많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금줄 역할을 할 회사로 현대엔지니어링이 꼽힌다.
   
   지난 5월 26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사내에 “회사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를 최종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을 알렸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의 IPO 공동주관사로는 미래에셋증권, KB증권, 골드만삭스 3개사가 선정됐는데 이 중 1개사가 대표로 상장을 주관한다.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은 지난 5월 26일 기준 장외시장에서 주당 12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총발행주식은 759만5341주로, 현재 기준 기업가치가 9조5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통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지 않은 중후장대형 건설업종이라 실제 상장 시 기업가치가 10조원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예측이다. 건설사는 경기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대표적인 경기순환형 산업이라 주식시장에서 몸값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의 최대 과제는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하는 일이다. 이 중에서도 현대자동차의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의선 회장이 어떻게 인수하느냐가 핵심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의 지분 21.43%를 갖고 있다. 현대자동차 지분은 이밖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5.33%, 정의선 회장이 2.62%씩 보유 중이다. 정 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도 보유 중이지만 정작 현대자동차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 지분은 0.32%만 갖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17.28%를 보유한 기아㈜이고, 그다음이 7.13%를 보유한 정몽구 명예회장이다. 결국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번에 상장되는 현대엔지니어링을 통해 최대한 ‘실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의선 승계 자금줄 되나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 배당이 급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9년에 비해 2020년 영업이익이 감소했는데도 불구하고 전년과 동일한 1087억원의 배당 총액을 지급했다. 이로 인해 기존에는 36.35%였던 배당성향이 63.25%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영업이익이 2019년의 63%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배당성향이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같은 건설업계의 일반적 배당성향은 10~20%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이 같은 고배당 정책에 힘입어 정 회장은 배당금으로만 100억원 가까이 수령한 것으로 추산된다.이에 대해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배당금은 1087억원으로 작년과 동일하지만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배당성향이 급증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회사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왔다. 코로나19 여파로 직원 성과급은 줄었는데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성향은 급증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한 직원은 “배당성향을 억지로 올려가면서 배당금을 오너에게 주려는 것”이라며 “성과급은 줄고 배당은 억지로 올리니 이게 말이 되냐”고 했다. 이에 대해서도 성과급 총액은 작년과 동일한데 해외직원들의 몫을 늘리다보니 국내직원들의 몫이 줄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사실 건설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플랜트공장의 경우 대부분 해외에 있는데, 해외 현장 특성상 노동자 관리가 안 되고 공사기간도 기약 없이 늘어나면서 감당이 어려운 수준까지 영향을 받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한 관계자도 “해외 현장은 코로나로부터 컨트롤이 안 되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린 현지 직원들이 아주 많다고 한다”며 “해외 현장 상황이 매우 안 좋다”고 했다.
   
   이처럼 영업이익이 갈수록 쪼그라들어서 직원 성과급도 매년 줄고 있는데, 배당성향이 급증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지난 4월 말 끝난 임단협에서 결정된 현대엔지니어링의 성과급은 기본급 대비 12%로, 지난해 15.9%에 비해 3.9%포인트 감소했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 노조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영업이익이 감소한 데도 불구하고 배당성향을 늘린 배경에는 정의선 회장의 배당금 문제가 걸려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지분구조를 보면 정 회장은 지분 11.72%로 2대주주에 올라 있다. 최대주주는 38.6%의 현대건설이고, 현대글로비스(11.67%), 현대모비스(9.35%)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도 4.68%의 지분을 갖고 있다. 결국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주식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주식을 매수할 자금과 납부해야 할 관련 세금 등을 합하면 엄청난 현금이 필요하게 된다. 현대엔지니어링 노조는 정의선 회장이 현재까지 현대엔지니어링으로부터 받은 배당금, 상장 뒤 지분매각을 통해 남긴 차액 등이 모두 여기에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저가수주 우려까지
   
   게다가 현대엔지니어링 내부에서는 앞서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그룹이 IPO를 서두르자 저가수주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요즘 공모주 시장 트렌드인 ‘따상’을 기록하려면 상장을 앞두고 몸값 부풀리기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크게 이윤이 남지 않는 해외 수주를 무리해서 따낼 수 있다는 우려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적자를 보면서 수주 따는 것에만 급급한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를 제기하는 이유는 2014년 삼성엔지니어링이 임원진의 판단 미스로 적자수주를 많이 한 결과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까지 이어진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한 관계자는 “해외플랜트사업은 특성상 불안정한 측면이 많다”며 “싸게 들어가서 사업관리를 잘하고 공기를 최대한 앞당기면 이익이지만 그러지 못하면 바로 적자라서 본래 그런 프로젝트는 어떤 회사든 거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수주량이 매우 적었고, 워낙 실적이 안 좋은 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이익이 안 나는 0에 가까운 프로젝트라도 계속하는 것이 회사와 엔지니어들의 경험을 쌓는 차원에서라도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홍보팀 관계자는 “당사는 주주 친화 정책에 따라 일정 수준의 배당금을 유지하고 있으나,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순이익 하락으로 배당성향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이라며 “배당과 지배구조 개편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저가수주 우려에 대해서도 “당사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사업성 평가를 통해 저가수주는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으며, 그 결과 주요 건설회사 가운데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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