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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661호] 2021.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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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현대차, 중고차 시장 진출 늦어지는 속사정

배용진  기자 max@chosun.com 2021-06-07 오후 2:57:02

▲ 지난해 12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대기업의 중고자동차 매매시장 진출 관련 공청회가 열렸다. photo 뉴시스
현대자동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둘러싸고 진통이 거듭되고 있다. 중고차 판매업 시장에서 소비자의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가 여론을 등에 업고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는데, 기존의 중고차 판매업자들이 거세게 반대하고 있는 것. 결정권을 쥔 중소벤처기업부는 완성차 업계와 중고차 판매업자들의 상생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6월 중 완성차 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등 중고차 업계는‘자동차산업발전협의회’(가칭)를 출범하고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완성차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회고,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중고차 판매 단체들이 모인 연합회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이 같은 논의 과정을 주도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지만 2019년 초 지정기한이 만료됐다. 다시 지정할지 여부는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정만 남겨놓고 있다. 지난해 5월에 이미 심의기한이 만료됐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될 경우 대기업 신규 진출과 확장 등이 제한된다.
   
   지난해 이미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현대차는 올 초부터 아예 공식 팀을 편제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내 팀 분위기와 관련해 “(중고차 시장 진출을) ‘언젠가는 할 것’이라는 느낌이긴 한데, 지금은 조금 힘이 빠졌다”고 말했다. 결정권을 쥔 중기부 수장의 교체도 이 사이에 있었다. 협의안의 결정권을 쥔 중기부 수장이 바뀌면서 사내 기류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어쨌든 결론을 내려면 기존 중고차 업계랑 상생안을 만들어야 하는데 잘 안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차 1.5배 달하는 중고차 시장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여럿이다. 우선 시장 자체의 사업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중고차 업계는 금액으로 볼 때 약 20조원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대수 기준으로 볼 때 중고차 시장의 규모는 신차의 1.5배에 달한다고 한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서 중고차 시장의 사업성은 자동차 자체보다도 차량 구매 캐피털 등 금융 서비스와 중고차 부품 서비스의 수익성이 핵심이라고 본다. 중고차를 사는 사람도 신차처럼 보증수리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보증수리 서비스를 중고차를 팔 때 별도 옵션으로 함께 판매하면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보험상품과 비슷한 개념이라는 것이 업계에서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는 부품에 대한 불안함이 있는 만큼 이건 고객 입장에서도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구매를 위한 금융 서비스 역시 현대차 입장에서는 상당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원천이다. 중고차 매입자들은 일반적으로 저신용자가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편이다.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열사 입장에서 상당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현대차의 경우 현대캐피탈이나 현대카드 등 자동차 관련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금융 계열사를 갖고 있다. 이를 통하면 신차의 1.5배에 달하는 엄청난 대수의 중고차를 판매하면서 이른바 ‘록인(Lock-In)’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 록인 효과는 특정 재화를 한번 구입하고 나면 호불호에 상관없이 해당 재화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도록 고객을 가둔다는 의미의 경제학 용어다. 호불호와 관계없이 고객을 일정 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이외에 현재 완성차 업계와 기존 중고차 업계가 부딪친 핵심 쟁점은 ‘대기업이 어떤 중고차를 판매할 것이냐’는 점이다. 완성차 업계는 최근 중고차 업계에 “신차 출고 6년 이내, 12만㎞ 이하의 매물을 취급하겠다”는 방안을 전달했는데, 중고차 업계가 이 같은 방안에 반대했다. ‘알짜 매물을 현대차가 다 빼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가 제시한 안에 중고차 업계가 반대한 이유는 중고차 매매업을 할 때 기존 신차의 보증기간이 많이 남아 있을수록 수익이 높아지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출고된 지 상대적으로 얼마 안 된 차니 차량가도 높고, 보증 서비스를 판매하더라도 예상 수리비용이 낮게 나온다. 신차 보증기간은 신차 판매 시 비용에 이미 포함돼 있는데, 중고차 팔 때 옵션으로 보증 서비스를 또 팔면 현대차 입장에서는 매우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고차 매매업에서 특히 매집이 중요한 이유”라며 “괜찮은 중고차를 매집할수록 수익이 확 좋아진다”고 말했다.
   
   현재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둘러싼 여론이 우호적이라는 점도 현대차에는 기회다. 정보 비대칭으로 인해 중고차를 매입한 소비자의 피해 사례가 잇따랐고, 지난 5월에는 중고차 판매 사기로 피해를 입은 한 6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최근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9.9%가 중고차 시장의 문제점에 대해 ‘혼탁·낙후된 시장’(79.9%)이라고 지적했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이 중고차 시장 전면 개방을 촉구하며 시작한 온라인서명운동에는 한 달 만에 10만명 이상이 동참하기도 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주간조선과의 통화에서 “국회에서 을지로위원회가 주도해 상생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양 연합회와 현대차 등과 대화를 지속하면서 동향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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