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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토지소유 제한 내건 이낙연 후보에게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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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69호] 202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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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토지소유 제한 내건 이낙연 후보에게 고함

김원중  ‘서울 집값: 진단과 처방’의 공동저자  2021-08-02 오후 3:52:42

▲ 토지독점규제 3법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7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주거정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토지독점규제 3법’을 발의했다. 자산소득 격차와 불평등 해소가 입법의 목적이라고 한다. 토지 독점을 규제하면 집값이 내려가는가? 그가 발의한 토지독점규제 3법은 1989년 말 국회를 통과한 ‘택지소유상한법’ ‘개발이익환수법’ ‘토지초과이득세법’의 토지공개념 3법과 같다. 차이가 있다면 1999년에 위헌 판결을 받았던 택지소유상한법의 관련 내용을 삭제한 뒤 토지독점규제법으로 이름을 바꿨다는 점이다. 토지독점규제 3법의 골자는 도시지역에서 1인당 1320㎡(400평) 이상의 토지는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독점규제라는 표현을 쓰니 토지공개념보다는 힘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것만 가지고는 시장을 안정시킬 수 없다. 노태우 정부가 집값 파동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토지공개념 3법을 도입해서가 아니라 30만호의 1기 신도시를 건설한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집값 급등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잘못 내렸다는 뜻이다.
   
   
   토지공개념 3법 시행에 관한 오해
   
   이 전 대표의 처방은 다음과 같다. 그는 토지독점규제 3법 시행으로 나오는 토지를 국가가 매입해 현재 33.6%에 불과한 국공유지 비중을 높이겠다고 했다. 또한 비축한 토지에 ‘중산층도 살고 싶어 하는 품질 높은 공공임대주택’을 짓고 ‘토지임대부 주택’을 공급해서 현재 7.4%인 공공임대주택 비중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0%로 높이겠다고 한다. 듣기에는 아주 훌륭한 말이다. 문제는 실천이 가능한가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의 계획은 실현되기 어렵다. 그 이유를 살펴보겠다.
   
   첫째, 토지비축을 통해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 그럴까. 정부가 토지독점규제 3법을 무기 삼아 토지를 매수할 수 있더라도 실제 매입하는 토지는 많을 수 없다.
   
   우선 1320㎡가 넘는 나대지가 대도시에 얼마나 남아 있겠는가. 정부는 시가보다 낮은 감정가로 토지를 사들이려고 할 것인데 땅 주인은 토지를 뺏기지 않으려고 1320㎡를 초과하는 면적을 필지 분할한 뒤 잔여 토지를 시가로 매각할 것이다. 혹은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남편이 모범을 보였듯이 명의신탁을 해서 토지 수용을 피하려 할 것이다. 1320㎡ 초과 보유 규제가 종이호랑이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정부가 토지독점규제 3법을 근거로 토지를 매수해도 문제다. 매입하는 토지는 규모가 작고 흩어져 있어서 그것만 가지고 집을 지을 수 없다. 일정 규모의 아파트를 건설하려면 자투리땅을 한곳으로 끌어모아야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토지 교환이 가능한 재개발 사업이라면 모를까 환지가 불가능하다면 어떻게 집을 지을 수 있겠는가. 이 전 대표가 말하는 ‘중산층도 살고 싶어 하는 품질 높은 공공임대주택’이 ‘립서비스’에 그칠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둘째, 토지독점규제 3법은 본질이 아니다. 현 부동산 시장의 본질은 당장의 집값 급등 해소와 주택부족 해결이다. 장기간의 시간이 필요한 토지보유의 편중 해소가 본질이 될 수 없다. 토지보유의 편중을 해소한다고 해서 서울·수도권에 새 집이 생기는가?
   
   주택난을 해결할 수 없고 기존 정책을 뒤엎을 용기가 없으니 국민의 판단을 흐리기 위한 술수를 쓰는 것으로밖에 읽히지 않는다. 토지독점규제 3법은 또 하나의 불필요한 규제에 그칠 전망이다. 이 전 대표의 안은 1999년 위헌판결이 내려지기 전 660㎡(200평) 이상 소유할 수 없었던 것보다 면적은 증가했고 5년 이상 실거주하면 2000㎡(600평)까지 소유면적이 늘어날 수 있도록 했다.
   
   이 전 대표는 1989년 입법안보다 1인당 면적이 늘어났으니 과거보다 ‘센’ 규제가 아니고 토지보유 규제는 일부 부자들을 겨냥한 것이므로 문제될 게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러나 토지보유에 제한을 둔다고 해서 집값을 잡을 수는 없다. 토지보유 규제가 주택 공급을 유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민심 모르는 이낙연 후보
   
   셋째, 이 전 대표의 공공임대주택 공급계획을 5년 안에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다. 국가는 재원 배분의 한계로 인해 전체 주택에서 공공임대주택의 비중을 1% 높이는 데 1년이 걸린다.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인정한 내용이다.
   
   따라서 임기 5년을 끝마칠 때까지 5%를 증가시키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인데 임기 5년 안에 임대주택 재고를 어떻게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현 정부가 추진했던 도시재생사업처럼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민은 언제까지 실현가능성이 낮은 정책 홍보를 들어야만 하는가.
   
   이 전 대표의 공공주택 공급 계획은 장기적인 목표는 될 수 있으나 단기간에 달성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이 전 대표가 아직도 부동산 민심을 모른다는 고백이나 마찬가지다. 국민은 현 정부 출범 이전의 집값과 주택시장으로의 회귀를 원하는 것이지 10년 후에나 달성 가능할 일을 원하지 않는다.
   
   이 전 대표를 포함한 여권의 대선주자들이 국민의 민심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 전 대표가 현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지 못한 책임을 지고 싶다면 10년 뒤에나 실현 가능한 공공임대주택 대폭 확충을 거론하는 대신 임대차3법과 민간임대주택특별법을 폐기하는 데 앞장서야 하지 않겠는가.
   
   넷째, 토지임대부 주택을 고집하는 것도 문제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보여주기 식으로 소규모 공급은 가능할지 몰라도 대규모 공급은 이뤄질 수 없다. 국민들이 원하는 입지에서는 그만한 규모의 땅이 없어서다. 또 자신들은 수십억원을 넘나드는 자가 아파트에 살면서 토지임대부 주택에 거주하라고 강요하면 국민이 공감하겠는가.
   
   토지임대부 주택은 미국에서도 인기가 없다. 1960년대 미국은 세계 최초로 흑인 등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시행해왔지만 지금은 선호하지 않는다.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이 분리된 탓에 집값 상승률이 낮고 집값이 올라도 온전히 내 것이 될 수 없어서다. 조금만 연구해도 토지임대부 주택의 단점을 알 수 있음에도 여당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침이 마르도록 칭송한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사회적 약자에게 선택지는 될 수 있어도 일반 국민들에게는 대안이 될 수 없다. 자신들은 살지 않으면서 국민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다섯째, 이 전 대표는 토지 독점으로 인한 자산격차 확대와 사회 불평등 악화를 비판했다. 그는 자산격차 확대와 사회 불평등이 토지 독점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는데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개인·법인 상위 1%에 토지 소유가 집중되어 있다는 한 진보진영 매체의 보도를 접한 뒤 토지 독점을 규제해야겠다고 판단한 듯하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2019년)에 따르면 개인·법인 토지보유자 상위 1%는 면적 기준으로 각각 32.2%(개인), 76.1%(법인)의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이 수치만 보면 토지 소유가 편중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관련 자료를 자세히 살펴보면 토지보유의 편중 현상이 주택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지는 의구심이 든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토지를 지목을 기준으로 분류해 임야 63.4%(6만3635㎢), 농경지 19.8%(1만9916㎢), 학교·도로 등의 공공용지 10.1%(1만103㎢), 대지 3.2%(3196㎢)로 발표했다. 개인이건 법인이건 상위 1%가 토지를 많이 갖고 있기는 하지만 가치가 높은 대지의 비율은 3%에 불과하므로 상위 1%가 보유한 토지는 임야와 농경지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표의 경우가 좋은 예다. 기자들이 본인 명의로 서울과 전남에 3300㎡(1000평)의 토지를 갖고 있으면서 토지의 보유 면적을 규제하느냐고 묻자 “전남의 임야는 선친에게 상속받아 전혀 문제되지 않고 서울의 330㎡(100평)가 넘는 땅은 노후에 집을 지어 살기 위해 갖고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전남에 갖고 있는 임야가 서울 집값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 불평등을 확대하는가. 토지 독점으로 자산소득 격차가 벌어지고 사회 불평등이 확대됐다고 말하는 주장이 잘못됐음을 본인 스스로 입증한 꼴이 되었다.
   
   
   문제는 도시계획 규제이다
   
   자산소득의 격차 확대와 사회 불평등의 악화는 도시계획 규제에서 비롯되었다. 토지 독점 때문이 아니다. 서울에서 자산소득의 격차 확대는 2000년대 초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이 경관보호, 혼잡방지를 주장하면서 용적률 축소 등 도시계획 규제를 강화해서 나타난 결과다. 시민단체들이 그 같은 행동을 한 계기는 무엇인가.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뒤 시민단체의 입김이 커졌고 경실련 등에서 활동하던 도시계획 전공 교수들이 노태우 정부가 완화했던 도시 밀도 규제를 다시 강화하도록 정부와 서울시에 끈질기게 요구했기 때문이다.(주간조선 제2665호 참조) 도시계획가들이 국가 경영 차원의 주거비 인하를 고민하지 않고 좁은 식견으로 도심 혼잡방지와 스카이라인 유지에 매몰된 결과다.
   
   필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최근 연구가 있다. 이혁주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밀도 규제가 ‘유주택자의 편익을 증가시키고 무주택자의 손실을 확대시켰다’는 자료를 공개했다.
   
   당초 이 교수는 서울시의회가 주최하는 세미나에서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다. 이 교수는 “도시계획가들이 집을 가진 자의 편익과 갖지 못한 자의 손실을 제도적으로 고착화시켰다”고 맹렬하게 비판했다. 집주인의 편익과 임차인의 손실은 도시계획 교수들이 설계한 ‘착취적 관계의 결과물’이라는 것이 이혁주 교수의 진단이다. 문제는 도시계획가들의 낡아빠진 신념이라는 ‘원인’에서 비롯된 주택 부족이 집값 급등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현 정부가 계속해서 엉뚱한 처방을 내려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토지 소유의 집중 현상이 자산소득의 격차를 확대하고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는 이낙연 민주당 대선 후보의 주장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었고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이낙연 후보는 이렇게 문제가 많은 토지독점규제법을 만들지 않고도 자산소득 격차를 해소하고 사회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 먼저 임대차3법과 민간임대주택특별법을 폐지하면 된다. 재건축 아파트 2년 의무 거주를 백지화하니 1주일 만에 전세 매물이 2배로 증가한 사실이 그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또 용적률 등 밀도 규제를 대폭 완화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면 된다. 이것이야말로 토지독점규제법을 만들지 않고도 자산소득 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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