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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0호] 20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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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요즘 큰손들은 IT 구주 매입에 열 올린다

김회권  기자 khg@chosun.com 2021-08-12 오후 3:05:11

photo 셔터스톡
“주변에서 돈 많이 벌었겠다고 말하는데 저는 5년 전 살던 작은 오피스텔에서 아직도 살고 있어요.”
   
   국내 한 콘텐츠 벤처기업의 창립 멤버로 일하고 있는 A씨의 회사는 최근 시리즈B(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받는 투자 중 하나) 투자를 받았다. 대략 100억원대의 자금이 후속 투자로 집행됐다. 투자 소식을 들은 주변 사람들은 창립 멤버이자 구주(舊株)를 갖고 있는 그가 큰돈을 벌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는 그런 오해를 받을 때마다 난감해한다. “투자는 공짜로 받나요? 투자를 받을수록 지분율은 줄어들죠. 그리고 상장돼 있는 것도 아니니 지분 중 일부라도 팔아서 현금화하고 싶을 때 팔 수 있는 마켓이 마땅하지 않아요.”
   
   A씨의 말처럼 벤처기업의 구주는 비상장주식에다가 인지도가 낮은 탓에 찾는 사람이 적다. 수요가 적으니 거래 성사도 쉽게 되지 않는다. 그나마 서비스가 좀 알려졌거나 어느 정도의 외부 투자를 받아 사업성이 간접적으로 공인된 회사일 경우라도 쉽지 않았던 게 벤처기업의 구주 거래다. 그렇다 보니 막상 회사는 투자금을 받아 성장해 나가도 회사를 운영하는 창업자나 창립 멤버들은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귀한’ 구주 문의하는 개인들 늘어나
   
   이런 흐름에 변화가 생긴 건 최근 일이다. 일단 여기에는 ‘네카쿠라배(네이버·카카오·쿠팡·라인·배달의민족)’로 불리는 IT 기업들의 존재감이 한몫했다. 지난해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건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였다. 이 중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도력은 올해도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 쿠팡은 뉴욕 증시에 입성하면서 단숨에 글로벌 상장기업이 됐다. 카카오게임과 크래프톤 등 비상장 게임회사는 IPO(기업공개) 고래로 인정받으며 공모주 시장의 주역이 됐고, 비상장주식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사람들은 한번쯤 ‘상장되기 전 공모가보다 저렴하게 비상장주식을 매입했으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공모주의 경우 큰돈을 넣어도 몇 주밖에 배정받지 못하는 결과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모든 과정이 한데 모이면서 생긴 게 비상장주식, 특히 구주에 대한 투자 열기이다. ‘네카쿠라배’와 성격이 비슷한 벤처기업이나 상장 가능성이 높은 테크기업의 계열사가 특히 인기를 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의 투자를 받은 ‘야놀자’나 한때 뉴욕 증시 상장설이 나오던 ‘마켓컬리’는 대표적인 히트 상품이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운영하는 ‘K-OTC(장외주식시장)’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중 공인된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거래되는 주식은 일부분이다. 그래도 국내 비상장주식 거래량이 늘었다는 징후를 이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2014년에 개설된 K-OTC는 지난해 1조2766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6월까지의 거래대금이 7954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50%나 증가했는데 이것 역시 역대 최대 규모다.
   
   K-OTC보다 훨씬 큰 규모의 투자는 사설 거래사이트에서 이뤄진다. 최근 개인투자자들, 특히 큰손들이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의 구주 거래가 주로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한 벤처캐피털(VC) 업계 관계자는 “인기 있는 비상장기업의 구주는 구하기 어렵다. 대부분 시리즈 유치를 하면서 신주를 발행하는데 이때도 벤처캐피털이나 사모펀드(PE) 같은 기관투자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회사 규모가 커지는 곳 중 상당수는 주권을 발행하지 않는 곳도 있다. 그렇다 보니 구주가 귀하고 이런 물량은 대부분 사설거래소에서 브로커를 통해 거래된다”고 말했다.
   
   거래는 맞아떨어진 이해관계가 이끈다. 일단 여러 이유로 구주를 현금화하려는 창립 멤버나 초기 투자자들이 있다. 이들은 IPO를 앞두고 시장의 기대감이 올랐을 때, 그래서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받을 때 구주를 매각하고 엑시트(exit)하려는 생각이 강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비상장기업의 IPO 열기는 상장만 되면 ‘따상(신규 상장 종목이 첫 거래일에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마감하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증폭시키며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겼다. 매수와 매입의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이런 기대감은 큰손들도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합류하게 만든다. 업계에서는 유망하다고 평가받는 비상장기업의 구주 거래를 문의하는 큰손들이 늘었다고 전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요 출자자(LP) 리스트에서 과거에 비해 개인투자자 이름이 엄청 많아졌다. 투자를 문의하는 분들 중에는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엑시트에 성공한 사람도 있고, 주식이나 코인으로 돈 번 사람이 재투자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개미들도 참가할 수 있는 플랫폼 열려
   
   보통 이런 거래는 브로커를 통해 이뤄진다. 브로커는 개인일 수도 있고 부티크(비공식 투자자문사)일 수도 있다. 이들은 보통 커뮤니티형 사설거래소 등에서 구주를 거래한다. 브로커들은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하며 가격을 흥정하고 계약서 작성과 서류 등을 처리해주며 수수료를 받는다. 보통은 1% 선이지만 인기 있는 구주를 거래했을 경우 더 높은 수수료를 받는다. 한 부티크 관계자는 “과거라면 수억원대 물량을 한 번에 털지 않으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데, 요즘은 개미들이 많이 몰리면서 소량으로 나눠서 거래하거나, 브로커를 빼고 직거래하는 경우도 생겼다”고 말했다.
   
   ‘큰손’들이 이용하는 또 다른 거래 루트는 증권사다. 특히 지난해부터 비상장주식의 상장 효과를 목격한 큰손들은 증권사에 “비상장주식을 매수하고 싶다”는 요청이 많았다. ‘큰손’들의 요청이 들어오자 증권사가 내놓은 해결책이 벤처기업 구주를 매입하는 벤처캐피털이나 사모펀드에 지분투자 성격으로 참가하는 투자조합상품이었다. 해당 기업의 구주를 매입해 고수익을 추가하는 펀드에 간접적으로 뛰어드는 방식이다. 이 방법으로 인기를 끈 비상장기업이 크래프톤이었다. 크래프톤 구주를 매입하는 상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고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창립 멤버뿐만 아니라 초기에 투자한 벤처캐피털이나 사모펀드 등도 투자금 회수를 원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이들과 매칭해 상품을 판매한다”고 말했다.
   
   비록 큰손들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지만 구주 거래시장에는 개미들이 뛰어들 공간도 열렸다. 수억원이 아니라 수십만원 혹은 수백만원어치만 사고 싶다면? ‘엔젤리그’ 같은 플랫폼을 활용하면 된다. 구주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이 매각을 원한다면 리드엔젤과 가격을 협상해 이곳에 딜(deal)을 올리게 된다. 관심 있는 투자자들은 리드엔젤을 중심으로 조합을 결성하고, 공동구매 형식으로 구주에 투자할 수 있다. 마켓컬리나 카카오모빌리티, 야놀자, 무신사 등 비상장 구주의 인기 상품들도 이곳에서 거래될 정도니 큰손이 아닌 개미들이 구주를 노려보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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