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대선 출마를 위해 지난 8월 11일 제주지사직에서 사퇴한 원희룡 제주지사. ⓒphoto 뉴시스
내년 3월 대선 출마를 위해 지난 8월 11일 제주지사직에서 사퇴한 원희룡 제주지사. ⓒphoto 뉴시스

내년 3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8월 11일 제주지사직을 중도사퇴하면서 제주 제2공항 추진동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 들어설 계획인 제주 제2공항은 지난 7월 20일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가 최종 반려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제주지사 시절 제2공항 강행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원희룡 지사마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출마를 위해 지사직을 사퇴하면서 추진동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원희룡 전 지사 재임 중인 지난 2월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실시한 제주도민 대상 제2공항 찬반 여론조사에서는 제주도민들은 ‘반대’, 성산읍 주민들은 ‘찬성’ 쪽으로 여론이 엇갈렸다. 이에 원희룡 전 지사는 여론조사가 나온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 숫자로 국책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국토부와 대통령은 여론조사에 떠넘겨 숨지 말고, 국가 100년 대계를 책임지고, 제주의 미래발전에 책임있는 입장으로 당당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제2공항 강행에 힘을 실었다.

자연히 내년 3월 대선에서 원희룡 전 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제주 제2공항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나오는 지지율로는 이 같은 희망을 품기가 조금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최근 실시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원희룡 전 지사는 야권후보 적합도에서 정치신인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물론, 지난 대선에 출마한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에도 밀리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보다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반적인 상황 역시 제주 제2공항 추진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과거 중국 관광객들로 미어터졌던 제주공항은 지난해 2월 제주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무비자 입도(入島)’ 정책을 중단하면서 국제선 여객이 사실상 끊어진 상태다. 현재 제주공항 국제선 구역은 남아도는 대합실과 탑승구 등의 시설을 국내선 여객을 위해 돌리고 있는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제주공항의 해외 직항노선은 진에어가 운항하는 제주~시안(西安) 1개노선이 유일하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포기한 국내 관광객이 제주도로 몰린다고는 하나,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제주도 전체 입도 관광객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528만여명에 달했으나, 2020년에는 1023만여명에 그쳤다. 전년 대비 33% 줄어든 수치다. 이중 내국인은 1002만여명으로, 2019년(1356만여명)에 비해 26.1%가 줄었다. 2020년 입도한 외국인 관광객은 21만여명으로, 2019년(172만여명)보다 87.7%나 급감했다. 제주 제2공항은 오는 2025년 개항이 목표로, 사업비는 약 5조1229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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