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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671호] 2021.08.16

올해만 4개… 유니콘 기업 왜 갑자기 늘었을까?

배용진  기자 max@chosun.com 2021-08-18 오후 4:07:02

▲ 지난 6월 18일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서울 반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비상장 K-유니콘 CEO 대상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중고거래 플랫폼 업체 ‘당근마켓’이 최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국내 16번째 유니콘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직방·두나무·마켓컬리에 이어 올해만 네 번째 국내 유니콘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유니콘기업이란 창업 10년 내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으로 성장한 비상장 스타트업 회사를 말한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유니콘기업이 증가하는 이유로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 △코로나19가 촉발한 디지털 전환 추세 △플랫폼 사업의 결실 등을 꼽고 있다.
   
   지난 8월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이달 안으로 시리즈 D투자를 마무리한다. 기존 투자자인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털, 스트롱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카카오벤처스에 홍콩계 회사인 애스펙스매니지먼트가 새로 추가됐다. 당근마켓이 이번에 유니콘기업 반열에 오른 건 시리즈 D 투자를 받으면서다. 스타트업의 투자 단계는 통상 시드(엔젤), 시리즈 A, 시리즈 B, 시리즈 C와 필요에 따라서 시리즈 D 이상이 따라붙는다. 마지막 단계가 기업공개(IPO)다. 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투자금액이 커지고 리스크가 낮아지는 대신 투자로 인한 성과 역시 줄어드는 구조다. 시리즈 D에 온 건 당근마켓도 이제 IPO를 앞둔 대형 업체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벤처캐피털(VC) 업계에서는 당근마켓의 기업가치가 이미 3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올 1분기까지만 해도 당근마켓은 1조원 내외의 몸값을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세에 최근 우호적인 주위 환경이 겹치면서 투자 규모가 급격히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당근마켓의 저력은 로컬 기반의 중고거래 플랫폼이라는 데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지역을 타깃으로 한 광고를 붙일 수 있고 이 점이 차별화 요인이다.
   
   국내 유니콘기업은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2016년까지만 해도 국내 유니콘기업은 총 6개사(社)로 집계됐는데, 최근에는 올해만 이미 4개사(직방·두나무·마켓컬리·당근마켓)가 새로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지난 2월 집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있는 유니콘기업은 총 15개다.<표 참조> 이 중 게임개발사 크래프톤이 최근 상장했고 당근마켓이 최근 새로 포함되면서 현재는 15개의 유니콘기업이 국내에 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유니콘이 급속히 늘어나는 첫 번째 이유로 전 세계적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을 꼽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자산가치가 높아지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의 호황이 겹쳐 기업공개(IPO) 시장도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IPO 기대주인 유망 스타트업들이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임정욱 TBT 대표는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투자금이 예금보다는 기업에 많이 투자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비상장회사들의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벤처 창업을 둘러싼 주위 환경 역시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도 돈이 몰리는 이유다. 기술 기반 비상장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한 30대 대표는 “요즘 사람 값이 비싸서 회사가 실패하더라도 회사 창업자와 공동 운영자들의 학벌과 학위 등을 보고 대기업이 스카우트해 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실제로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역대 최고치를 매월 경신하고 있다. 이는 각종 통계로 증명되고 있다. 스타트업 업계 조사기관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스타트업 총 투자 건수는 108건으로 총 1조1959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투자 건수와 투자금 모두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게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설명이다. 바로 다음달인 7월에는 104건으로 투자 건수는 비슷했지만 금액은 2조9779억원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 6월 기록을 한 달 만에 뛰어넘었다. 특히 8월에는 숙박여행·플랫폼 기업인 야놀자가 일본 소프트뱅크사의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받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풍부한 유동성
   
대규모 플랫폼 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궤도에 오르면서 유니콘기업으로 등극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올해 새로 유니콘에 오른 업체들을 분류해 보면 업종별 플랫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직방은 부동산을 중개하는 플랫폼 업체고, 두나무는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를 보유한 금융사다. 수많은 거래참여자들이 몰려 저마다 거래를 하는 암호화폐거래소 역시 플랫폼의 정의에 부합한다. 마켓컬리는 신선식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플랫폼 사업은 초기자본이 상당히 많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는 것이 사실상 필수로 꼽힌다. 대기업 등에 매각하거나 기업공개를 하지 않으면 궤도에 올려놓기 전의 중간 과정에서는 돈을 벌기가 어렵다. 규모의 수익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수익을 내기가 어려운데, 이 궤도까지 올려놓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게 스타트업 업계 이야기다. 다만 궤도로 올려놓을 경우 엄청난 사업성이 보장되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다.
   
   코로나19로 인한 디지털전환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결정적인 ‘트리거(방아쇠)’는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디지털전환이 제공했다는 게 업계의 관전평이다. 코로나19가 터지고 강제적으로 비대면 주문, 배달 등이 일상화되면서 모든 사람이 디지털 도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라는 전 지구적 전염병이 세계를 강타하면서 기존에도 진행되고 있던 디지털전환을 더 가속화시켰다는 설명이다. 현재의 과감한 투자 베팅 열풍 역시 이 같은 환경하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임정욱 TBT 대표는 “예전에도 인터넷, 스마트폰 등 어떤 큰 전기(轉機)가 나타날 때 이들이 몰고 온 기술적 변화가 트리거를 제공했다”며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촉매제가 디지털전환을 더 급격하게 만들어내면서 새로운 물결을 타고 과감한 투자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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