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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2677호] 202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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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부동산 전문가가 본 ‘대장동’의 이상한 사업자 공모

김원중  부동산학 박사 

▲ 지난 9월 29일 검찰이 압수수색한 성남도시개발공사. photo 뉴시스
대장동 사업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관련 기사는 연일 쏟아지고 여야 정치권의 대결은 거세다. 대통령 선거가 임박한 탓이리라. 여야의 진실공방이 거세지는 만큼 국민들은 피곤해진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민간사업자가 개발이익을 100% 가져가는 것을 막고 5500억원 상당의 이익을 성남시로 환수한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공익환수사업”이라고 대장동 사업을 평가했다. 진실은 어디까지인가.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가.
   
   필자는 현역 시절 증권사에서 부동산 프로젝트금융(PF·Project Finance)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의 문제점을 분석하려고 한다. 일단 대장동 사업이 민간 사업자에게 엄청난 규모의 수익을 몰아준 사실이 알려진 후 민주당의 이재명·이낙연 후보가 내놓은 사태의 수습방안은 본질을 놓쳤다. 두 후보는 한목소리로 ‘대통령이 되면 공공·민간합동형 PF사업을 없애고 모두 공공개발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민간과 공공이 공동으로 개발하면 개발이익을 민간이 많이 가져가니 공공이 단독개발해 민간의 개발이익 편취를 막겠다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들의 주장은 타당한가? 두 사람 주장이 옳은지를 따져보기 전에 먼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해 민간·공공 합동형 PF의 역사와 구조를 소개한다.
   
   
▲ 지난 9월 29일 검찰이 압수수색한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photo 뉴시스

   공공·민간 합동형 PF가 등장한 배경
   
   공공·민간 합동형 ‘특수목적금융투자회사(PF·Project Finance)’ 사업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도입됐다. 실무에서는 프로젝트금융구조(PFV·Project Finance Vehicle) 사업이라고 부른다. 공공은 이 사업에서 토지확보와 인허가를 책임지고, 민간은 자본과 개발 콘셉트를 제공한다. 이 방식은 상업, 업무, 주거시설 등이 혼재해 난이도가 높은 대규모 복합시설 개발사업(이하 ‘복합개발사업’)을 실행하기 위해 탄생했다. 사업 유형이 다양하고 규모가 큰 개발사업을 통합 개발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PFV를 도입하기 전에는 각 시설별로 필지를 나눠 개발한 탓에 난개발이 발생하고 분양이 쉽지 않아 상가는 오랫동안 공실 상태로 있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 중심상업용지의 땅값이 워낙 고가인 탓에 거액의 자금을 투자해 통합 개발할 시행사, 건설사가 없어서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에서 했듯이 PFV 사업 구조가 주택개발사업에 적용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주택개발사업을 공공·민간 합동형 개발사업으로 진행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 및 수도권에서 주택개발사업은 지방 사업과 비교해 ‘땅 짚고 헤엄치는’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전체 사업비에서 토지비 비중이 높아 이윤은 적더라도 분양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지를 확보하려는 건설사와 시행사는 공공이 택지를 매각할 때마다 낙찰받기 위해 장사진을 이룬다. 공공은 택지 입찰에서 높은 가격을 써내는 업체에 매각하면 되는데 무엇 때문에 민간과 주택을 공동 개발해 이익을 나누겠는가. 매년 정부의 경영평가를 받고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으며 승진 인사에 반영되는 공기업의 특성상 ‘쉬운’ 사업을 동업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공공은 주택용지 매각에서는 고자세이지만 복합개발사업으로 가면 태도가 바뀐다. 공공 단독으로 복합개발사업을 할 수 없어서다. 공공임대주택 개발 경험이 많아 주택개발은 능숙할 수 있어도, 거대자본이 필요하고 사업구조가 복잡한 오피스, 호텔, 쇼핑몰 등의 업무·상업시설 개발 역량은 공공이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복합개발사업에서 민간의 참여가 필요한 이유다. 사실 공공은 복합개발사업을 민간과 동업할 때 민간보다 얻는 이득이 많다. 공공은 개발사업자로 선정된 컨소시엄에 토지를 출자해 지분을 확보하므로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에 토지를 파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상당 지분의 주식을 가지므로 이익이 발생하면 사업을 청산할 때 배당도 받는다. 게다가 사업자를 선정하면 사업 수행을 목적으로 명목회사인 PFV와 사업을 직접 집행하는 자산관리회사(AMC)를 설립하는데 공공은 대개 자산관리회사의 대표 선임권을 갖고 상당수 직원을 파견 보낸다. 공공이 인허가권과 토지수용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2000년대 한국토지공사 등 공기업들이 전국적으로 다수의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한 덕택에 최소 5~6년 이상 걸리는 복합개발사업이 지속되는 동안 공기업은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파견된 직원들은 민간 기업 기준으로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어 모두 만족해했다. 이처럼 공공 입장에서는 복합개발사업을 민간과 공동으로 시행할 때 얻는 것이 많았다.
   
   
▲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사업부지 전경. photo 뉴시스

   용인 죽전 개발사업 성공 이후 인기
   
   민간의 복합개발사업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복합개발사업은 개별 시설의 성격이 다양하며 사업기간이 길고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 리스크가 많다. 수요가 항상 존재하는 주택과 달리 상가, 호텔, 오피스 등은 경기 상황 등 수많은 변수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게다가 복합개발사업은 택지지구 중 땅값이 가장 비싼 중심상업지구에서 진행된다. 중심상업지구는 전철 등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이 교차하고 밀집하는 곳이므로 오피스, 백화점 같은 업무시설, 상업시설이 들어서기에 최적이지만 땅값이 무척 비싸다. 비싼 땅값만큼의 고민이 있는데 바로 인허가 취득 여부다. 아파트 몇 동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 쇼핑몰까지 개발한다면 인허가 확보에 대한 확신 없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개발을 하는 민간기업은 없다. 회사 부실을 각오해야 할 수 있는 사업을 어느 건설사가 수행하겠는가. 즉 민간 입장에서 공공은 인허가를 받아내고 강제수용권을 발동해 토지를 확보할 수 있으니 대형 개발사업의 최고 파트너인 것이다. 인허가와 사업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면 개발사업의 절반은 성공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복합개발사업에서 남아 있는 장애물은 무엇인가. 거시경제 상황이다. 복합개발사업은 장기간 사업을 진행해야 하므로 정부 정책과 금리 등 국내외 경제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었던 삼성물산이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한 뒤 본 계약을 맺지 않고 이탈한 이유는 거시경제 환경 악화로 사업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었던 성남 판교역 복합단지 개발 ‘알파돔시티’ 사업에서 사업자로 선정된 ‘롯데컨소시엄’이 2010년대 초반까지 오직 토지대금의 이자와 연체이자를 LH에 지급하면서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하지 못한 것도 거시경제 환경이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얼어붙었던 부동산 개발 시장이 되살아난 시점이 2013년 이후인 사실을 고려할 때 복합개발사업의 난이도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공공·민간합동형 PF사업을 없애고 모두 공공개발로 전환하겠다”는 이낙연·이재명 후보의 약속은 현실을 모르고 하는 주장인 것이다.
   
   국내 최초의 공공·민간 합동 PF사업은 한국토지공사가 2001년 공모한 용인 죽전 복합개발사업이다.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상가, 서점, 주상복합아파트 등을 건설했다. 한국토지공사는 죽전 복합개발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뒤 용인 동백 ‘쥬네브쇼핑몰’ 복합개발사업 등 다수의 사업을 성공시켜 회사 경영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한국토지공사의 사업 성공을 목격한 한국주택공사는 공공·민간 합동형 PF사업을 따라 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공모 개발 사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 2001년 1건에 불과했던 공모사업은 2009년 상반기까지 총 50건으로 늘어났고 초기 한국토지공사 위주로 시행된 PF사업은 2009년 상반기 기준 23개 공기업이 진행했다. 서울시가 SH를 통해 공공·민간 합동 PF사업을 벌여 재정자립도가 향상되는 것을 목격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체 도시개발공사를 설립했고 성남시는 2012년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세운 것이다.
   
   
   공모 평가 시 토지매수가격 제시 빠져
   
   공모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방식이다. 공모사업의 사업자는 평가를 통해 선발하는데 2000년대 초반 한국토지공사에서 사업 평가와 관련해 관련 부서 중견간부의 비리가 터진 뒤 심사기준과 절차가 엄격해지고 강화됐다. 공공은 공공·민간 복합개발사업이 정착한 2000년대 후반 무렵부터 개발사업자를 공모할 때 토지매수가격에 대한 평점 비중을 높였다. 그 결과 높은 토지가격을 써내는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되는 데 매우 유리했다. 비싼 토지매수가격을 써낸 덕분에 사업자로 선정되었던 몇몇 컨소시엄은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한 뒤 시장이 악화되자 큰 후유증을 겪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 시행된 대부분의 공모사업에서 토지매수가격이 평가에 반영되고 평점 비중이 높았던 사실을 고려할 때 대장동 사업은 예외적이다. 민간에 토지매수가격을 제시하도록 하는 항목이 대장동 사업에서는 빠졌기 때문이다. 민간이 지나치게 개발이익을 편취하는 것을 막으려고 LH가 즐겨 사용하는 수단을 성남공사 스스로 포기한 셈이다.
   
   독자들은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기사를 읽으면서 특수목적회사(PFV), 자산관리회사(AMC)라는 기업과 SK증권 특정금전신탁 ‘천화동인 1~7호’라는 용어에 혼란스러울 것이다. 1개 회사를 설립해 개발사업을 하면 될 텐데 왜 명목회사 ‘성남의뜰’(PFV·Project Finance Vehicle)이라는 회사와 자산관리회사(AMC) ‘화천대유’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프로젝트 회사의 종류로는 일반 특수목적법인(SPC) 또는 법인세법의 적용을 받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있는데 대형 복합개발사업은 대개 PFV 형태를 취한다.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를 설립한 뒤 법인세법상 요건을 충족하고 배당가능이익의 100분의90 이상을 배당하면 배당액을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절세 효과를 노린 것이다. 성남도시공사가 공모지침으로 프로젝트회사를 법인세법상의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로 설립하라고 요구한 배경이다. 따라서 설립 자본금 50억원인 ‘성남의뜰’은 페이퍼컴퍼니, 명목회사인 것이고, 자산관리·운용·처분에 관한 업무는 자산관리회사인 ‘화천대유’가 집행하는 것이다. 명목회사와 자산관리회사의 주소지가 동일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이는 법인세법에 명시된 ‘당해 회사에 출자한 자가 단독 또는 공동으로 설립한 법인에게 위탁할 것’이라는 규정을 지킨 것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상법상 문제되는 이상한 지분구조
   
   문제는 이상한 지분구조다. 성남도시공사는 명목회사 ‘성남의뜰’ 발행주식의 50%+1주를 가지고 있어서 외관상 사업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분구조를 들여다보면 성남도시공사의 행태는 일반적이지 않다. 상법은 ‘우선주 규모는 당해 기업이 발행한 총주식수의 25% 이하에서 발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보통주는 59억6900만주인 반면 삼성전자 우선주의 발행량은 8억2200만주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우선주 발행총량은 총주식수의 13.7%에 그치는 것인데 상법상의 규정을 준수하기 위함이다. 상법이 우선주 발행비율을 규제하는 이유는 보통주 발행비율을 높여 책임의식을 갖고 사업을 하라는 주문인 것이다. 따라서 성남도시공사는 의결권 없는 우선주만을 보유하고 보통주 소유를 포기해 상법의 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다. 성남도시공사가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작성한 ‘민간사업자 공모 서면질의 답변서’를 보면 성남도시공사가 상법상의 규정을 몰랐거나 알면서도 무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 질의자는 공모지침 제9조(프로젝트회사의 설립) ④항에 관한 질의에서 “PFV의 자본금 50억원과 관련하여 보통주, 우선주로 구성할 때 각각에 대해 출자 지분율 제한이 있는지요?”라고 문의했다. 성남도시공사는 이에 대해 “출자 지분율 제한은 없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기업이 외부와 중요한 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매번 법률 자문을 받는 현실을 고려할 때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매우 이례적인 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상법의 규정을 따르면서 지분 50%+1주를 확보하고자 했다면 ‘우선주 25%, 보통주 25%+1주’를 가져야 했다. 최근 국민대 법대 교수가 “7%의 지분을 가진 보통주(화천대유 1%, 관계사 6%)가 51%의 지분을 가진 우선주보다 더 많은 배당을 받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민간 업자가 거액을 챙기는 것을 보고도 방치한 성남도시개발공사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 뒤 업무상 배임죄로 성남도시공사를 고발하겠다고 한 것은 개발사업 공모지침이 상법상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2015년 성남시 감사자료’에 따르면 3개 컨소시엄이 대장동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탈락한 컨소시엄은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컨소시엄(메리츠종금+외환은행), 한국산업은행 컨소시엄(한국산업은행, 부산은행, 전북은행, 대우증권) 등이다. 탈락한 컨소시엄은 모두 은행, 증권사로 구성된 반면 사업자로 선정된 화천대유 컨소시엄은 하나·국민·기업은행(지분 30%), 동양생명·하나자산신탁(지분 13%), 천화동인 1~7호(지분 6%), 화천대유(지분 0.9999%)로 이루어져 참여자가 다양하다. 눈여겨볼 대목은 탈락한 컨소시엄에 화천대유와 같은 시행사가 없다는 점이다. 타 컨소시엄에는 왜 사업을 직접 시행할 시행사가 없었을까? 타 컨소시엄은 시행사를 컨소시엄에 포함시키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몰랐을 수도 있다.
   
   
   컨소시엄에 건설사 배제한 이유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지침의 또 다른 특징은 컨소시엄에 건설회사가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건설사를 컨소시엄 구성에서 배제하라고 공모지침에 명시했기 때문이다. 특이한 것은 건설사를 컨소시엄 구성에서 배제하라고 요구하면서도 주택브랜드 사용을 위해 건설사 선정 계획을 사업계획서에 제시하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지침은 짐작건대 건설사를 단순 도급 형태로 참여시켜 사업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인 듯하다. 또 다른 이해할 수 없는 사항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모지침서에서 1공단 공원조성비(2561억원), 대장동 임대주택용지(60㎡ 이하 1603가구 공급) 외에 ‘성남도시공사에 제공해야 할 추가이익은 없다’고 명시했다는 사실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스스로 추가적인 사업이익 공유를 포기한 이유는 뭘까?
   
   공모지침과 관련된 석연치 않은 내용은 ‘민간사업자 공모 서면질의 답변서’에서도 나타난다. 공모에 참여했던 한 질의자는 대장동 사업에 “성남 1공단 공원 조성과 대장동 구역의 임대아파트를 조성한다는 공공성이 포함됐지만 향후 공공성을 해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지” 물었다.(최근 보도에 따르면 성남도시공사는 대장동 사업의 사업자를 선정한 다음 해인 2016년 성남 1공단 공원 조성 사업을 대장동 사업에서 분리해 대장동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사업수익이 확대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질의자는 이어서 “본 프로젝트는 단순한 주택분양사업을 넘어서 성남시가 자생할 수 있는 산업을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단기적 분양사업보다는 관광산업 유치 등을 통해 지역경제에 장기적 파급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토지이용계획이 있다면, 민간사업자가 이를 제안할 수 있도록 하여 본 프로젝트가 성남시의 장기플랜을 제시하는 구심점이 되기를 희망합니다”라고 질의했다. 이에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성남시 개발계획 등에 따라 금번 대장동·제1공단 결합 개발사업에는 제시해주신 의견을 반영할 수 없습니다”로 답했다. 민간사업자는 단기적 효과에 머무르는 분양사업에 그치지 않고 관광산업 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했는데 주최 측이 이를 거부한 것이다. 주택사업을 넘어 성남시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겠다는 민간 참여자에게 성남도시공사가 이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정상적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LH, SH에서는 보기 힘든 심사 방식
   
   사업계획서 평가과정 역시 LH, SH와 비교할 때 매끄러운 편이 아니다. 공모지침에서는 ‘절대적 평가’와 ‘상대적 평가’ 그리고 ‘별도 평가’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성남시 감사 자료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 경영지원실장이 참관인으로 배석하고 개발사업본부장을 포함한 내부 직원 3명이 절대적 평가를 심사했다. 보도에 따르면 상대적 평가도 내부 직원들이 심사했다고 한다. LH, SH 공모사업에서는 볼 수 없는 일이다.
   
   공모기간도 이례적이다. 서면질의 답변서에는 한 질의자가 “법적으로 정한 공모 응모기간은 90일(도시개발법 시행령 제6조 2항)이지만 이번 공고는 41일의 응모기간밖에 주어지지 않는데 이에 따른 문제가 없는지요?”라고 문의했다. 이에 성남도시공사는 “공모기간은 타 공사의 선례와 현재 우리 공사의 일정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 사항으로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라고 응답했다. 일반적으로 공모 기간을 여유 있게 제공해 사업 참여자들이 사업 제안서를 충실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관행을 고려할 때 이 또한 예외적인 경우다.
   
   공모지침 제29조 ⑥항2호의 사업계획서 평가방법도 일반적이지 않다. 한 질의자는 “컨소시엄의 최대 지분 투자비율을 기준으로 상위 3개 출자자를 평가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의미가 배당 지분율 및 의결권 지분율과 상관없이 출자금액 기준 지분율을 의미하는 것이 맞는지요?”라고 질의했다. 공사는 이에 대해 “출자금액 기준 지분율을 의미합니다”라고 답했다. 이것은 공사는 출자금액 지분율을 중시하지 의결권 지분율(보통주의 지분율)은 중시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이한 사실은 개발사업의 사업수행능력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시행사의 역량 평가는 없고 컨소시엄 대표사의 ‘부동산 PF사업 대출주간 및 대출실적’을 출자자의 사업실적으로 평가했다는 것이다. 필자는 시행사의 역량 평가는 건너뛰고 은행의 대출실적을 평가하는 주택사업 공모지침은 처음 본다.
   
   대장동 주택개발사업은 지금까지 이 땅에서 시행됐던 공공·민간 합동형 PF사업의 평가 기준을 벗어났다. 문제는 대장동 사업이 시행되기 2년 전인 2013년 성남시가 소유한 위례택지개발사업지구에서도 똑같은 형태의 주택개발이 실행됐다는 사실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이 사업에서도 의결권 있는 보통주를 포기하고 우선주 형태로 50%+1주 지분을 보유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사업 방식은 의왕도시공사가 2014년 의왕시 학의동 560번지 일대에서 시행되었던 백운지식문화밸리 PFV 도시개발사업과 비교된다. 의왕 사업은 공공이 의결권 있는 50% 지분을 확보한 채 주택, 상업, 업무, 의료시설 등을 개발했다. 전형적인 공공·민간 합동형 PF사업의 모델을 지킨 것이다. 결국 대장동 사업의 파문은 민간과 공공이 합작개발해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성남도시공사의 관리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다. 민간 기업을 탓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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