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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0호] 2018.01.08

1인 가구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

MBC ‘나 혼자 산다’ vs SBS ‘미운 우리 새끼’

유슬기  조선pub 기자 prima@chosun.com

▲ 2017 MBC 연예대상을 수상한 전현무(가운데)와 ‘나 혼자 산다’의 멤버들. photo MBC
1인 가구 453만 시대다. 연예계에서도 3분의 1은 1인 가구다. 1인 가구를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었다. 가족에서 떨어져 외따로이 지내는 기러기, 결혼이 늦어져 혼자 사는 미혼남녀, 고향을 떠나 서울에 온 청년 등 수동적 관점이 아니다.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능동적인 ‘욜로족’의 삶이다. 10년 전에 33만건이었던 혼인 건수가 2016년에는 28만건으로 줄어들었다는 통계청의 발표도 있었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와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는 지난 10년 동안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2017년 연말 연예대상에서 각 방송사의 ‘대상’을 수상한 작품들이기도 하다. KBS는 올해 연예대상을 진행하지 않았다. 예능 트렌드를 장기 집권해온 관찰예능이 육아·가족·연애 등의 관계에 있었다면 이제는 ‘혼자서도 잘 사는’ 이들의 ‘홀로 라이프’가 왕좌를 차지했다. 사실 2013년 첫 방송을 시작한 ‘나 혼자 산다’의 초기 멤버는 김태원, 이성재, 김용건 등 가족과 떨어져 사는 ‘기러기 아빠’ 위주였다. 이들의 궁상맞은 삶이 초반의 웃음 포인트이기도 했다. 지금은 다르다. ‘나 혼자 산다’의 전성기를 이끈 멤버는 전현무, 한혜진, 이시언, 박나래, 웹툰작가 기안84다. 이들은 나름 자기 분야에서 성취를 이뤘다. 때문에 시청자는 이들이 혼자 사는 집을 바라보며 이들이 이룬 성취를 연결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요가매트를 깔고 스트레칭을 시작하는 톱모델 한혜진이나, 수육부터 각종 숙취음료까지 끊이지 않고 안주를 내어놓는 나래바(Bar)의 주인이자 지금 가장 핫한 방송인 박나래에게 감탄한다. 이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전 회장’이라 불리는 전현무는 집에 오면 그저 소파에 누워 지내는 ‘방탕한 삶(?)’을 살다가 박나래에게 요리를 배우기도 하고, 헨리와 함께 테니스를 치기도 한다.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이 서로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이 과정은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는 무지개회원뿐 아니라 이들의 삶을 관찰하는 시청자와도 멤버십을 다지는 과정이다. 실제로 ‘나 혼자 산다’에서 황당한 기행으로 세 얼간이로 불리는 이시언과 기안84, 헨리를 본 시민들이, 이들의 이름이 아닌 프로그램 속 애칭 ‘1얼’ ‘2얼’ ‘3얼’로 부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서로의 삶을 존중하되 간섭하지 않는 이들의 유연하고 느슨한 연결이 시청자에게까지 확장된다.
   
   
   또 하나의 가족 vs 미운 우리 가족
   
   ‘미운 우리 새끼’는 ‘나 혼자 산다’의 성공에 힘입어 탄생한 프로그램이다. ‘홀로 사는 미혼 연예인의 삶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렇다. 후발주자인 SBS는 이 출연자를 좀 더 세분화 했다. 최소 생후 480개월(40세) 이상의 비혼 남자 연예인의 삶을 보여준다. 김건모, 박수홍, 이상민, 토니안이 그 멤버다.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관찰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나 혼자 산다’의 ‘무지개 라이브’와는 달리 이들의 삶을 관찰하는 건 ‘엄마’다. ‘미운 우리 새끼’의 부제가 ‘다시 쓰는 육아일기’인 이유다. 김건모의 어머니인 이선미 여사, 박수홍의 어머니인 지인숙 여사, 토니안의 어머니인 이옥진 여사와 이상민의 어머니인 임여순 여사는 스튜디오에서 아들의 모습을 보며 혀를 끌끌 차기도 하고, 박장대소를 하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홀로족인 자식의 삶에 이입하는 동시에 관찰하며 만담을 나누는 이들의 어머니에게도 공감한다. ‘나 혼자 산다’보다는 좀 더 가족의 끈끈함으로 뭉친 공동체다. 때문에 어머니들의 대화는 ‘결혼’에 집중된다. 아들의 삶도 ‘결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훑어보게 된다. 각 출연자는 서로의 삶에 관여하지 않는다. 다만 어머니와 아들 간의 영향력만 더욱 높아진다.
   
   MBC 연예대상을 ‘나 혼자 산다’의 전 회장 전현무가, SBS의 연예대상을 ‘미운 우리 새끼’의 네 명의 어머니가 수상했다는 것은 프로그램을 이끄는 중심축이 누구인가를 보여준다. 전현무는 각자의 고유한 삶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미운 우리 새끼’의 어머니들은 톱스타 아들을 둔 부모로서 그 아들의 삶을 관찰하고 관여하며 시청률 20%가 넘는 흥행을 이끌었다. 이 상황도 흥미롭다. 부모를 떠나 자유롭고 싶은 욕구와 여전히 부모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1인 가구의 보편적 충돌이 ‘예능’으로 소화됐다. 어머니들의 머리에는 이따금 화산이 폭발하기도 하고, 걱정과 염려로 어두워지기도 한다. 누구도 그들의 리액션을 제한할 수 없다. 이들은 출연진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잔뼈 굵은 방송인인 MC 신동엽과 서장훈도 어머니들 앞에서는 그저 ‘아들뻘’일 뿐이다.
   
   
▲ 2017 SBS 연예대상을 수상한 ‘미운 우리 새끼’의 어머니들. photo SBS

   가족보다 더 친밀하게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는 헨리는 캐나다 출신 아이돌이다. 고등학교 시절 오디션에 붙어 열아홉에 한국에 왔다. 지금 그는 ‘혼자’ 사는 1인 가구다. 하지만 외롭지 않다. 지난 연말 ‘나 혼자 산다’ 멤버들의 송년회도 헨리의 집에서 열렸다. 서로의 삶을 지켜봐왔던 멤버들은 가족보다 더 친밀하게, 그러나 가족보다는 더 자유롭게 서로의 삶에 흡수됐다. 프리랜서 선언 후 각 방송사를 종횡무진 누비던 전현무의 진가는 ‘나 혼자 산다’에서 영글었다. 그는 송년회에서 기안84에게 양복을 선물했다. 연말 시상식에 패딩 차림으로 오던 동생이 안쓰러워 준비했다고 했다. 기안84는 그 옷을 입고 연예대상 시상식에 참석했고 무대에 올라 전현무의 대상 수상을 축하했다. ‘미운 우리 새끼’로 어머니들이 대상을 수상하자, 박수홍은 “내가 28년을 노력해도 하지 못한 일을 우리 어머니가 한 방에 해냈다”고 말했다. 김건모의 어머니인 이선미 여사는 “늘 집에 있던 나를 이렇게 큰 무대로 데리고 와준 아들 김건모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1인 가구에게는 두 개의 가족이 있다. 혼자 살며 커뮤니티를 이룬 ‘또 하나의 가족’, 그리고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미운 우리 가족’, 2017년 연말 연예대상은 이 두 가족이 함께 공존하는 한 편의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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