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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1호] 2018.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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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 국내 언론 첫 인터뷰 ‘명성의 거리’ 헌정된 지나 롤로브리지다

“록 허드슨은 최고의 파트너, 나와 사랑했다면 동성애자 안 됐을 것”

박흥진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회원 

한때 ‘20세기의 모나리자’라 불리며 전 세계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탈리아의 섹스심벌 스타 지나 롤로브리지다. 올해 90세인 그녀와의 인터뷰가 최근 웨스트할리우드에 있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사무실에서 있었다. 롤로브리지다는 최근 할리우드의 ‘명성의 거리’에 자신의 이름이 헌정되는 기념식에 참가했다가 인터뷰에 응했다.
   
   롤로브리지다는 거동이 다소 불편하긴 했지만 원기왕성한 모습이었다. 이탈리아 사람 특유의 큰 제스처와 굵은 음성으로 유머를 섞어가며 질문에 대답했다. 얼굴은 비록 주름졌지만 크고 고혹적인 눈은 과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했다. 롤로브리지다는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면서 버트 랭커스터와 토니 커티스(‘공중 트라피즈’), 앤서니 퀸(‘노트르담의 꼽추’), 율 브린너(‘솔로몬과 시바의 여왕’) 및 록 허드슨(‘9월이 오면’) 등 빅스타들과 공연했다. 롤로브리지다는 사진작가, 조각가로 활동했다.
   
   
   - 할리우드 명성의 거리에 뒤늦게 이름이 올랐는데 소감은.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도 할리우드가 날 사랑해주는 것에 대해 크게 감격했다. 술에 취한 기분이다. 영화를 떠난 후 사진을 찍고 내 꿈이었던 조각에 몰두해서 할리우드의 기억으로부터 사라진 줄 알았다. 사진과 조각과는 달리 독특한 마법을 지닌 영화는 내 인생의 한 부분이다. 배우로서 활동한 것이 지금도 기쁘다.”
   
   - 할리우드에서 활동했을 때 즐거웠는지. “그렇다. 난 미국을 특별히 사랑한다. 내가 할리우드에 왔을 때는 영화배우로서 초년이었지만 사람들은 날 여왕처럼 대해줬다. 그들은 내가 나온 영화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의 여왕처럼 대해줬다.”
   
   - 언제 자신이 스타라는 것을 깨달았는가. “아르헨티나 페론 대통령의 초청을 받고 아르헨티나에 갔을 때였다. 비행기가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하자 경호원들이 날 피신시켰다. 팬들이 떼로 몰려와 비행기를 파괴할 것처럼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6만여명의 사람들이 길에 나와 반겨주었다. 팬들이 ‘헬로’ 하며 공격적으로 다가오는 바람에 죽지나 않을까 하고 겁이 날 정도였다. 그런 인기를 누린다는 것이 거의 부끄러울 정도였다. 극장에 갔을 때도 팬들의 아우성이 극에 달해 30명이 체포됐고 9명이 부상을 입었을 정도다. 인기도 좋지만 그 정도 되면 겁이 나게 마련이다.”
   
▲ 영화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의 율 브린너와 지나 롤로브리지다.

   - 요즘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일을 하거나 안 하거나 정확히 아침 6시에 일어난다. 난 일하는 것에 익숙한데 일을 하면 몸과 마음이 다 가벼워진다. 죽을 때도 일하다 죽고 싶다. 일을 안 하면 편하지가 않다. 난 휴가라곤 안 간다. 모두 휴가를 갔을 때 아무도 날 건드리는 사람이 없어서 중요한 일을 그때 한다. 나는 매일 바쁘게 산다.”
   
   - 어떻게 그렇게 미를 유지할 수 있나. 뭘 먹는가. “미에 대해선 나도 모르겠다. 그냥 내가 그림을 그릴 줄 아니까 화장도 그런 식으로 하는 것 같다. 옛날엔 많이 먹을까봐 겁을 냈는데 요즘에는 조각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느라 별로 먹지도 않는다.”
   
   -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1959)을 찍을 때 솔로몬 역의 타이론 파워가 심장마비로 사망하면서 율 브린너로 대체됐는데 충격이 컸었는지. “열흘만 더 찍으면 촬영이 끝날 때였는데 파워가 죽어 전부 다시 찍어야 했다. 파워는 조지 샌더스와 결투 장면을 찍다가 쓰러졌다. 그전에 그는 나와 각본을 상의하다가 갑옷 때문에 숨을 못 쉬겠다면서 자기 트레일러로 갔다. 그때 파워가 날 향해 손을 흔들면서 ‘걱정 말아요. 어쨌든 삶은 계속되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때 그는 이미 죽어가고 있었다. 그는 정말로 멋있는 배우였는데 참으로 불행한 경험이었다.”
   
   - 백만장자 하워드 휴즈와 만난 경험은. “그는 내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끈질긴 사람이었다. 그는 날 지독히 원했는데 내가 영화를 찍고 있던 알제리까지 변호사를 보내 날 초청했다. 12년 동안이나 날 원했다. 미친 사람이지만 진지한 것만은 맞다.”
   
   - 함께 일한 할리우드 남자 배우들 중 누가 가장 멋있었는가. “록 허드슨이다.”
   
   - 그 사람은 동성애자 아닌가. “확실히 그렇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당시 허드슨이 동성애자라는 말이 돌자 그의 영화사가 허드슨을 비서와 결혼시켰다. 그때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허드슨을 무척 좋아했는데 만약 허드슨이 비서가 아니라 테일러나 나와 사랑을 했더라면 동성애자가 안 될 수도 있었다고 본다. 그는 도움이 필요했는데 잘못된 도움을 받은 것이다. 좌우간 난 그를 매우 좋아했다. 참 멋있는 배우였다. 그와 ‘9월이 오면’과 ‘스트레인지 베드펠로’ 등 2편의 영화를 찍었는데 즐거운 경험이었다.”
   
▲ 젊은 시절의 지나 롤로브리지다.

   - LA에 올 때마다 마릴린 먼로의 무덤을 방문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우린 친구였다. 먼로는 내면이 매우 약한 여자로 늘 자기를 사랑하는 남자가 필요했다. 먼로가 원한 것은 단지 그것뿐이었다. 그러나 여자가 일단 유명해지면 많은 남자들이 서로 시기하고 질투를 하는 바람에 불행해지게 된다. 유감스럽게도 인기가 있다는 것은 한편으론 좋기도 하나 동시에 쉬운 일이 아니다. 그에 대해선 내가 잘 알고 있다.”
   
   - 소피아 로렌과 인기를 놓고 서로 격심한 라이벌 관계였다는 말은 어느 정도 사실인가. “그것은 순전히 로렌 측 주장이다. 지난 50년간 자기 에이전트를 시켜 그 얘기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언론이 일조를 한 셈이다. 그 얘기를 계속해 듣자니 지루해 죽을 지경이다. 난 그런 어리석은 얘기를 만들어낼 시간도 없었다. 난 다루기 힘든 사람일지는 모르나 거짓을 모르는 진지한 사람이다. 난 그저 내가 좋아하는 일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사람이다. 요즘에는 초상화에 열중하고 있다. 언젠가 LA의 게티뮤지엄에서 내가 그리고 만든 초상화와 조각전을 열고 싶다.”
   
   -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삶은 신이 준 선물이다. 그것을 사랑해야 한다. 난 늘 긍정적이었다. 삶에 있어 긍정적이면 좋은 일을 하게 된다. 불행하게도 요즘 우리는 매우 어려운 때를 살고 있다. 특히 정치인은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조심해야 할 것이다.”
   
▲ 지나 롤로브리지다(왼쪽)와 마릴린 먼로.

   - 어떻게 해서 사진작가가 됐는가. “영화에 출연하면서 카메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그래서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전 세계를 돌며 사진을 찍었다. 찍히는 대신 찍는 것은 아주 신나는 경험이었다. 카스트로 등 국가수반부터 거리의 사람까지 다양하게 찍었다. 난 사람들의 눈을 주시하며 인상을 파악하는 데 관심이 깊다. 난 인간에 대해 관심이 크다. 그것이 날 이렇게 성숙하게 만들어놓았다.”
   
   - 남자들과의 사랑에 대한 느낌은. “난 한 번도 남자와 중요한 관계를 맺어보지 못했다. 그저 우정이었을 뿐이다. 불행하게도 여자가 유명해지면 남자들이 질투를 하는 바람에 참사랑을 하기가 힘들다. 때론 미녀라는 것이 보통 여자보다 나쁠 경우가 있다.”
   
   - 그러나 당신은 아들이 있지 않은가. “내게 아들은 실망스러운 존재다. 남의 나쁜 조언만 따라한다. 내가 받은 저주다. 어렸을 땐 좋은 아이였는데 지금은 사악한 마음을 지닌 자가 돼버렸다.”
   
   - 요즘 국제 정세를 어떻게 보는가. “아이고 맙소사. 정치하는 사람들이 권력에 눈이 멀어 세상을 쉽사리 파괴할 지경이 된 것 같다. 미친 짓들을 하고 있다.”
   
   - 건강한가. “그런 편이다. 그러나 작년 겨울에 거의 죽다가 살아나다시피 했다.”
   
   - 후생을 믿는가. “있길 바란다. 후생에 동물로 태어나면 인간으로서는 좋은 일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난 동물을 좋아한다. 특히 독일 셰퍼드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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