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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호] 201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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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통신]징둥 빅세일! 월드컵보다 뜨거운 618 열풍

백춘미  통신원 

▲ 징둥 물류창고 photo 바이두
지난주에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벤트가 줄줄이 열렸다.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열렸고, 6월 14일에는 러시아월드컵이 개막됐다. 하지만 두 이벤트에서 상하이는 무풍지대였다. 전자는 당사자가 아니고 정치에 별 관심이 없다는 점에서, 후자는 늘 그래왔듯 출전자격 획득에 실패한 비(非)출전국이란 점에서 그랬다. 오히려 가장 관심을 끄는 날짜는 6월 18일이었다.
   
   중국 인터넷은 이미 ‘618’이란 숫자로 도배돼 있다. 특정 날짜에 의미를 부여해 숫자로 부르는 것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3월 1일 독립운동기념일을 ‘삼일절(3·1절)’,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일을 ‘육이오(6·25)’라고 부르듯, 중국 역시 5월 1일 노동절은 ‘오일(5·1)’, 10월 1일 국경절은 ‘십일(10·1)’이라고 부른다.
   
   6월 18일을 뜻하는 ‘육일팔(618)’은 사실 국가적 기념일이 아닌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京東·JD닷컴)’의 창립기념일에 불과하다. ‘중국판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징둥은 2010년부터 창립기념일인 6월 18일을 전후해 약 20일간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해왔다. 2009년 11월 11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11월 11일 솔로들을 위한 ‘광군절’을 ‘쌍십일(11·11)’로 부르며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펼쳐 대성공을 거둔 것을 벤치마킹해서다.
   
   징둥이 창립기념일인 6월 18일을 전후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펼치자 알리바바 등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맞대응에 나섰다. 급기야 6월 18일은 징둥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부분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가격전쟁을 펼치는 날로 자리매김했다.
   
   알리바바 계열의 타오바오와 톈마오(티몰)를 비롯해 쑤닝, 웨이핀후이, 이하오뎬, 궈메이 등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들도 자신과 아무 상관없는 ‘618’이란 숫자를 내걸고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 중이다. 징둥의 경쟁업체인 웨이핀후이(VIP닷컴)는 아무런 연고를 찾을 수 없는 ‘616’이란 숫자를 내걸고 파격세일을 진행한다. 6월 18일에 이틀 앞서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덕분에 618은 알리바바가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벌이는 ‘쌍십일(11·11)’과 함께 중국의 연중 최대 소비기간이 됐다. 각각 겨울과 여름 문턱에서 펼쳐지는 알리바바의 쌍십일과 징둥의 618 매출은 경쟁적으로 늘어나는 양상을 보여왔다. 지난해 618 행사 때 징둥이 거둔 매출은 1199억위안(약 20조원)이다. 지난해 11월 11일 쌍십일에 알리바바가 거둔 매출은 1682억위안(약 28조원)이다. 자연히 올해 징둥이 618로 거둘 예상매출은 지난해 알리바바의 쌍십일 매출(1682억위안)을 뛰어넘을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특히 올해 618은 음력 5월 5일 ‘단오절’ 3일 연휴와 겹쳐 더욱 큰 매출신장이 기대된다. 이 밖에 징둥을 제외한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발생하는 소비를 다 합치면 줄잡아 수십조원의 돈이 6월 한 달간 풀리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일개 민간기업의 창립기념일에 불과한 618이 전통명절인 단오절이나 618과 비슷한 숫자의 만주사변 기념일 ‘918(9월 18일)’보다 오히려 더 부각되자 이 같은 세태를 개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으로 618 열풍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눈부신 성장을 보여준다는 견해도 많다.
   
   앞서 2012년 중국 최대 부동산 부호인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부호인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1억위안(약 168억원)을 걸고 ‘세기의 내기’를 벌였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중국에서 전자상거래가 전체 소매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을지를 두고 내기를 벌인 것이다.
   
   상하이 사람들 가운데 2022년까지 유효한 1억위안 내기의 승패를 의심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모든 사람들이 마윈의 승리를 점친다. 왕젠린의 완다는 백화점과 쇼핑몰 등을 팔아치우고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지만, 마윈의 알리바바는 손대는 사업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기 때문이다. 실제 백화점과 쇼핑몰, 마트는 주말에도 한산한 데 반해 상하이의 길거리에는 택배상품을 가득 실은 택배트럭과 오토바이가 쉴 새 없이 오간다.
   
   
   “알리바바를 뛰어넘겠다”
   
   마윈의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전자상거래 열풍을 주도하는 쌍두마차가 618을 기획한 징둥의 류창둥(劉强東) 회장이다. 지난해 기준 700억위안(약 11조원)의 재산을 보유해 중국 21위의 부자에 오른 류창둥 회장은 1998년 6월 18일 베이징 중관촌의 15㎡ 사무실에서 창업했다.
   
   이후 알리바바의 마윈과는 전혀 상반된 전략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공략해왔다. 알리바바가 이베이와 같이 C2C(소비자 대 소비자) 시장을 주로 공략했다면, 징둥은 아마존처럼 B2C(기업 대 소비자) 시장을 공략했다. 이 전략이 먹혀서인지 저렴하지만 ‘짝퉁’이 넘치는 알리바바 계열의 타오바오와 달리 징둥은 조금 비싸도 정품이라는 믿음이 소비자들 사이에 형성됐다.
   
   더욱 공을 들인 것은 빠르고 정확한 배송으로 정평이 난 자체 물류망이다. 징둥은 중국 대륙에 7개 물류센터, 주요 도시에 256개 물류창고를 구축했다. ‘익일배송’ ‘1시간배송’이란 말을 처음 만들어낸 곳도 징둥이다. 중국 전역을 자체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물류망을 갖춘 전자상거래 기업은 징둥이 유일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618부터는 드론(무인기)을 통한 배송도 시작했는데, 징둥의 드론은 이미 2만회 이상 출격해 비행거리만 10만㎞를 달성했다.
   
▲ 징둥 류창둥 회장 photo 바이두

   류창둥 회장은 “2021년에는 알리바바 계열의 톈마오를 추월해 중국 최대 B2C 플랫폼으로 도약한다”고 공언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을 두고 알리바바와 직접 경쟁관계에 있는 징둥은 앞서 2015년 텅쉰(텐센트)과 함께 ‘반(反)마윈’ 연합군을 결성했다. 텅쉰의 마화텅 회장 역시 모바일 결제 시장을 두고 알리바바의 즈푸바오(알리페이)와 직접 경쟁관계에 있다. 실제 징둥에서는 중국 최대 모바일 결제수단인 알리바바의 즈푸바오를 사용할 수 없다. 알리바바로서는 징둥이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매년 618을 전후해 벌어지는 징둥과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업체의 가격전쟁이 소비자들로서는 반갑기 그지없다. 618은 매년 6월 치러지는 중국의 대입시험인 ‘가오카오(高考)’ 직후이고, 여름철 무더위가 시작될 때 열리는 터라 비싼 가전제품이 집중적으로 팔려나간다. 지난해 618 매출액 기준 상위 5위에 든 제품은 휴대폰, 에어컨, 평면TV, 냉장고, 세탁기 순이었다. 전자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이 사실상 결정되는 만큼 삼성과 LG 등 한국 가전업체들도 가장 공을 들이는 시기다.
   
   한국의 경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기획된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매년 10월 열린다. 하지만 관(官) 주도로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 중국의 618에 비해 역동성이 떨어진다. 또 박근혜 정부 때 시작했다는 이유로 문재인 정부 들어 행사 규모와 예산 축소 수순을 밟고 있다. 있는 것도 제대로 못 키우는 마당에 내수 진작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매년 6월 현지에서 지켜보는 중국의 가공할 소비붐은 부럽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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