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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5호] 2019.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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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통신]서울·평양 올림픽? 부산 엑스포부터!

글·사진 백춘미  통신원 

▲ 상하이 엑스포박물관의 엑스포장 미니어처.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유치전에 나설 대표선수로 서울이 선정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정상회담을 통해 2032년 올림픽 남북공동유치에 나설 것을 공동선언에 못 박았다. 올림픽은 국가가 아닌 도시 이름을 걸고 치르기 때문에 서울과 부산은 대표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여왔다. 서울이 2032년 올림픽 유치에 최종 성공한다면,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이후 44년 만에 올림픽을 다시 열게 된다.
   
   2032년 올림픽 후보도시로는 상하이도 거명된다. 지난해 11월 상하이시 체육국(局)이 작성한 ‘2032년 올림픽 실행가능성 연구’라는 내부 문건이 공개돼 상하이 전역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64만위안(약 1억원)을 들여 2032년 올림픽 실행가능성을 연구한다는 내용이었다. 문건의 내용이 알려지자 상하이시 당국은 단순 기초연구에 불과하다면서 말을 아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대만 매체가 대만 출신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우징궈(吳經國)의 말을 인용해 “2032년 올림픽을 상하이가 신청하려고 한다”고 재차 보도하며 여진이 계속됐다.
   
   사실 상하이의 올림픽 개최는 시간 문제다. 당장 내일 올림픽을 개최한다 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의 인프라를 완비하고 있다. 푸둥(浦東)공항은 올해 탑승동 완공과 함께 기존의 2배 규모로 커진다. 공급과잉이 염려될 정도의 숙박시설을 비롯해 팔만인(八萬人)경기장, 훙커우경기장 등 각종 스타디움이 도처에 널렸다. 올림픽 주경기장 건설을 위한 부지도 일찌감치 확보해놓았다. 역대 올림픽 1, 2위를 다퉈온 중국 대표팀의 경기력도 올림픽 흥행의 보증수표다. 올림픽을 주관하는 IOC로서도 본전을 뽑기에 상하이만 한 도시가 없다.
   
   하지만 상하이는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올림픽보다 2030년 중국월드컵 유치라는 국가적 목표를 위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이미 순번이 정해진 2022년 카타르월드컵, 2026년 북중미월드컵(미국·캐나다·멕시코 공동개최)에 이은 2030년 월드컵을 중국에서 치르겠다는 목표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이미 치렀거나 예정하고 있기에 올림픽에는 그리 목을 매지 않는다.
   
   
   2032년 올림픽 남북 vs 중 빅매치?
   
   2030년 월드컵 중국 유치가 좌절될 경우 2032년 상하이올림픽 유치는 언제든지 꺼내들 수 있는 필승 카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직후 2016년 리우올림픽을 연거푸 치러낸 브라질의 선례처럼 월드컵과 올림픽을 중국이 싹쓸이해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상하이가 2032년 올림픽 유치에 정식 참가할 경우 남북·중(南北中) 간 한바탕 빅매치가 불가피하다. 2020년 도쿄, 2024년 파리, 2028년 LA로 이미 순번이 정해진 하계올림픽은 대륙별 순환개최 원칙에 따라 2032년에는 아시아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만약 2032년 올림픽 유치전에 부산이 나가 상하이와 맞붙었다면 승산은 ‘제로’였을 것이다. 그나마 서울의 여건이 조금 좋다지만 이미 올림픽을 한 차례 개최한 터라 상하이와 맞붙을 명분이 서지 않는다.
   
   남북 공동개최의 한 축인 북한이 명줄을 쥐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득표전에 나서기도 어렵다. 평양이 대표선수로 나서겠지만, 동네잔치인 아시안게임을 치러본 경험조차 없는데 올림픽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다. 서울과 평양이 합심해 상하이와 싸워서 이긴들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올림픽에 필요한 인프라를 깔고 IOC 위원들을 상대로 ‘작업’하는 데 따른 재정적 부담은 고스란히 남측에서 떠안을 것이다.
   
   오히려 가능성이 있는 것은 2032년 올림픽 서울·평양 공동유치보다 2030년 엑스포 부산 유치로 보인다. 사실 제2도시 부산의 엑스포 개최는 늦은 감이 있다. 아시아권만 놓고 봐도 그렇다. 일본의 경우 1964년 아시아 최초로 도쿄올림픽을 치른 후 6년 뒤인 1970년 제2도시 오사카에서 엑스포를 개최했다. 2020년 두 번째 도쿄올림픽 5년 뒤인 2025년에도 오사카에서 엑스포가 예정돼 있다. 중국의 경우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치른 2년 뒤인 2010년 제2도시 상하이에서 엑스포를 개최했다.
   
▲ 상하이 엑스포박물관에 내걸린 역대 개최지 명단. 월드엑스포는 파란색으로 되어 있다.

   한국은 아시아 두 번째로 1988년 서울올림픽을 치러냈지만, 아직까지 ‘등록엑스포’를 유치하지 못했다. 1993년 대전엑스포와 2012년 여수엑스포는 ‘인정엑스포’였다. ‘월드엑스포’란 명칭이 붙는 종합박람회가 아닌 주제별 전문박람회에 불과했다. 이런 맥락에서 2030년 엑스포 유치에 뛰어든 부산의 발걸음은 뒤늦은 감이 있다. 다행히 중국은 2030년 월드컵에 관심을 두고 있는 터라 2030년 엑스포 개최를 놓고 한·중이 맞붙을 가능성은 낮다.
   
   혹자는 2025년 엑스포 개최지가 일본 오사카로 정해져 2030년 엑스포의 부산 유치가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5년 주기로 열리는 엑스포는 올림픽과 달리 대륙별 순환개최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2010년 상하이엑스포만 해도 2005년 일본 아이치엑스포(나고야)에 이어 열렸다. 2025년 오사카엑스포도 같은 아시아권에 속하는 2020년 두바이엑스포 다음에 열린다.
   
   엑스포 시설은 대개 가건물로 지어져 사후처리와 활용이 비교적 쉽다. 상하이 역시 황푸강 양안의 엑스포 시설을 일부는 철거하고, 남은 건물은 미술관, 박물관, 공연장으로 활용 중이다. 상하이엑스포의 상징건물인 중국관은 ‘중화예술궁’이라는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황푸강 북안의 엑스포엔터테인먼트홀은 ‘엑스포박물관’으로 개조해 운영 중이다. 황푸강 남안의 엑스포문화센터는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라는 이름의 상하이 최대 실내공연장으로 변신했다.
   
   황푸강 와이탄(外灘)변에 머물러 있던 도시의 발전축이 엑스포장이 있던 황푸강 상류까지 거슬러온 것도 특기할 만하다. 엑스포장 인근인 허우탄(後灘), 첸탄(前灘) 일대는 신흥 주거지로 각광받고 있다. 황푸강 양안의 엑스포장을 연결하던 지하철 8호선, 13호선은 남북으로 연장돼 상하이 남북 교통의 주요 축이 됐다. 상하이엑스포를 계기로 도시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
   
   사실 상하이엑스포는 한국으로서는 아픈 기억이다. 한국은 2010년 엑스포 개최권을 놓고 여수를 앞세워 상하이에 덤볐으나 패배했다. 여수는 결국 2012년 전문엑스포에 만족해야 했다. 지금 봐도 계란으로 바위 치기였지만, 인프라가 거의 전무한 여수를 앞세워 상하이를 상대로 4차 결선투표까지 갔다. 당시 조건이 훨씬 좋은 부산을 앞세웠더라면 기적이 일어났을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엑스포를 계기로 한 상하이의 비약적 부상은 적어도 10년 이상 지체됐을 것이다.
   
   부산과 상하이는 자매도시다. 각각 한·중 양국의 제2도시이자 최대 항구도시로 한·중 수교 직후인 1993년 자매결연을 했다. 부산역 바로 앞에는 ‘상해거리’가 있고, 상하이시에서 기증한 ‘상해문(上海門)’이 서 있다. 부산은 올림픽보다 엑스포를 먼저 택한 자매도시 상하이의 사례를 모범 삼아 2030년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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