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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 통신] 상하이 택시기사들이 ‘디디’에 대처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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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6호] 2019.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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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통신]상하이 택시기사들이 ‘디디’에 대처하는 법

백춘미  통신원 

▲ 상하이 택시 기본요금은 14위안(왼쪽), 16위안(오른쪽)으로 차종에 따라 각각 다르다. photo 바이두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올랐다. 주간 기본요금 인상률만 무려 26.7%에 달한다. 2013년 이후 5년여 만에 인상이라고 하지만 기본요금을 이 정도 올리는 배짱이 어디서 나오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급격한 요금인상은 근대 교통수단인 택시의 남은 수명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
   
   택시의 위기는 상하이에서도 현재 진행형이다. 상하이 택시의 기본요금은 14위안(약 2300원)이다. 2015년 13위안에서 14위안으로 1위안 올린 이래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0년 상하이엑스포를 계기로 도입한 MPV형 택시 폭스바겐 투란과 지난해 9월 첫 도입한 순수전기택시 로위 Ei5에 한해 16위안(약 2600원)의 기본요금이 적용된다. 차종에 따라 기본요금이 다른 체계다. 거리당 요금은 3㎞당 2.5위안으로 동일하다. 기본요금 16위안 택시가 14위안 택시를 점차 대체하는 중이다.
   
▲ 지난해 말 새로 도입된 로위 Ei5 전기택시. 기본요금은 16위안. photo 바이두

   그보다 상하이에서 택시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은 승차공유 서비스인 ‘디디(滴滴)’다. 중국판 우버(Uber)인 디디와 택시의 요금 차이는 사실 그리 크지 않다. 디디가 출범 초 워낙 강력한 요금할인 공세를 편 까닭에 디디가 택시보다 저렴하다는 일종의 고정관념이 생겼다. 과거 같은 거리를 이동할 경우 디디는 확실히 택시보다 저렴했다. 디디, 메이퇀, 디다 등 승차공유 앱의 치열한 경쟁에 따른 각종 할인이 적용될 때는 버스요금(2위안)보다 쌀 때도 있었다.
   
   요금이 아니더라도 디디가 택시의 지위를 위협하는 까닭은 여럿 있다. 이는 대개 미터기란 기계장치의 유무에서 판가름 난다. 일반승용차를 이용하는 디디는 미터기 자체가 없다. 디디앱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예상요금이 고지된다. 이때 차량 사양과 운전자 숙련도에 따라 차별화된 요금이 제시되는데, 지갑 사정에 맞춰 선택하고 배차를 기다리면 된다. 목적지에 도착한 후에는 호출 시 사용한 앱으로 요금이 부과되고 해당 금액을 즈푸바오(알리페이) 등으로 결제한다. 디디앱과 모바일결제를 미리 연동해놓을 경우 도착 후 차에서 내리면 요금이 자동 결제된다.
   
   택시 역시 디디앱을 통해 호출할 수 있다. 하지만 미터기에 근거해 요금을 부과하는 까닭에 예상운임을 알 수 없다. 목적지에 도착 후 미터 금액을 확인 하고 현금, 교통카드 혹은 즈푸바오로 결제하는 식이다. 디디 앱으로 호출했다면 기사 호출 시 사용한 휴대폰으로 전송하는 미터 요금을 즈푸바오 등으로 결제하면 된다. 요금이 자동연동이 안 되니 디디와 같은 자동결제는 불가능하다.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아 탈 경우 중국에서 현금보다 많이 쓰이는 즈푸바오로 모바일결제를 하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휴대폰 정보가 없기 때문에 차내의 QR코드를 직접 스캔한 뒤 미터기에 책정된 금액을 수동으로 입력하고 결제를 해야 한다. 디디에 비해 확실히 결제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일분일초가 아쉬워 택시를 타는 사람들에게 여간 번거로운 절차가 아닐 수 없다.
   
   미터기가 없는 디디는 탄력요금제를 적용한다. 미터요금제를 따르는 택시는 출퇴근 시간이나 한가할 때나 동일한 요금체계가 적용된다. 디디는 출퇴근 때나 악천후 시 일정 금액을 추가하면 빨리 배차받을 수 있다. 비가 자주 내리는 상하이의 출퇴근 시간 하염없이 택시를 기다려본 상하이 시민들이라면 이 시스템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알 수 있다.
   
   대신 한가한 시간에는 할인혜택이 제공된다. 최근에는 승차 시 운임을 감액해주는 할인권 제도도 생겨났다. 춘절과 같이 운전자들이 모두 고향으로 떠나버려 차량공급이 부족해지면 일정액의 서비스비가 추가된다. 시장의 수요공급에 따라 요금을 탄력 적용해 이용자와 공급자의 상호 불만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이다.
   
   서비스의 질에서도 택시와 디디의 승부는 이미 판가름 났다. 주관적인 운전실력과 친절도가 동일하다고 할 경우 결국 서비스는 차량 등급에서 판가름 난다. 다종(大衆)택시 등 상하이 4대 법인택시의 주력 차종은 상하이폭스바겐에서 생산한 싼타나, 라비다, 투란 등 3개 차종이다. 한국 택시의 주력인 현대 쏘나타급보다 협소하고 승차감이 떨어진다. 한국과 같은 그랜저급 이상의 중대형 모범택시는 아예 없다.
   
   디디의 경우 가장 저렴해 많이 이용하는 등급인 ‘콰이처(快車)’의 주력 차종은 로위 550, 비야디 친(秦) 등 국산 준중형 차량으로 택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 윗급 ‘좐처(專車)’는 폭스바겐 파사트, 도요타 캠리, 혼다 어코드급 차량이 제공된다. ‘좐처’보다 윗급인 ‘호화차’의 경우는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급 차량이 나온다. 차량 선택의 폭에서 택시와 비교가 안 된다.
   
   
   택시기사들 디디로 갈아타기
   
   좐처 이상 서비스의 경우 운전자가 검은색 정장을 착용하고, 무료 생수서비스를 제공한다. 승객이 무거운 짐을 들었을 경우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짐을 싣고 내리는 것을 도와줘야 한다. 승객이 요구하지 않으면 라디오도 틀지 않고 말을 걸지도 않는다. 이는 운전자가 특별히 친절해서라기보다는 승객의 운전자 사후 평가항목에 들어가 있어서다.
   
   택시가 가진 비교우위가 아직 몇 가지 남아 있다. 가장 큰 특권은 길거리 승객을 언제든 태울 수 있는 점이다. 고유 색깔과 택시표시등(사인캡)을 가지고 있어 야간에 식별도 쉽다. 공항이나 기차역에 설치된 택시승강장에 진입해 손님을 기다릴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일반승용차로 분류되는 디디는 택시승강장 진입 자체가 안 된다. 다중이용시설 근처에서는 택시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상하이 택시기사들 역시 디디에 대한 반감이 크다. 디디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입이 확연히 줄었다. 상하이 최대 다종택시에 따르면, 디디 도입 전 8000위안(약 130만원)가량이던 택시기사들의 월수입은 4000~5000위안 수준으로 급감했다. 택시당 하루 평균 40여차례의 승차횟수는 20차례로 반토막났다. 택시기사를 모집하기도 힘들어 졌다. 과거 법인택시 1대를 2명이 몰았는데, 지금은 1명도 못 채울 정도라고 한다.
   
   상하이의 경우 전체 택시 5만여대 중 법인택시가 절대다수다. 번호판이 ‘X’ 자로 시작하는 개인택시가 있기는 하지만 3000여대가 채 안 된다. 자연히 택시기사들은 디디 도입에 집단시위나 분신자살 같은 극단적 방법으로 저항하기보다 디디 기사로 전직하는 길을 택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이해집단의 집단행동을 용인해주는 분위기도 아니다.
   
   차를 가진 사람은 자기 차로, 차가 없는 사람은 차를 빌려서 디디 영업에 뛰어든다. 상하이에 등록된 디디만 무려 40만대다. 상하이시 전체 등록택시 5만대의 8배가 사실상 유사 택시영업에 뛰어든 셈이다. 택시 사납금은 디디 차량 임대료로 바뀌었다. 상하이 택시기사들은 기술발전과 시대흐름을 거스르기보다 흐름에 따라 각자 살길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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