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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4호] 20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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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중국통 안유화 교수가 바라보는 중국 경제 위기

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9월 1일을 기해 중국은 750억달러(약 90조8700억원) 규모 미국산 제품에 5~10%의 관세를 매겼다. 이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 3000억달러(약 359조1300억원)어치에 대해서 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9월부터 미국의 관세 부과가 일부 시행되면서 양국의 무역분쟁은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이다.
   
   격화되는 미·중 무역분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 지난 9월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안유화(48)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를 만났다. 중국동포(조선족)로 중국 지린성 출신인 안 교수는 2003년 한국에 들어와 영주권을 갖고 한국에서 연구와 강연활동을 하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자본시장연구원’ 출신으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중국 경제·금융 전문가다. 현재는 성균관대에서 강의하면서 여의도 금융가에서 애널리스트와 직원들을 상대로 강연도 자주 하고 있다. 최근에는 팟캐스트 ‘신과 함께’에 출연해 청취자들에게 중국 경제를 알기 쉽게 풀이하고 있다.
   
   안유화 교수는 최근 중국의 미국산 물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에 대해 “중국이 트럼프와 치고받으면서 미국의 약점을 본 것 같다”며 “트럼프가 자국에서 유권자들로부터 받는 평가를 악화시키겠다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자국 농민들의 희생을 대가로 중국과 관세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고 현재는 미국 국민들이 전반적으로 중국을 때리는 데 동의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의 농민들도 연말쯤이면 임계치에 도달할 것이고 생각이 바뀔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상대에 피해를 주기 위해 출혈경쟁을 하는 상황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 교수는 “지금 미·중 무역분쟁에서 누가 승리할지는 미국과 중국의 국내 경제가 결정할 것”이라며 “서로가 서로를 쓰러뜨리는 게 아니라 각자가 자국이 지닌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에서 올 것”이라고 했다.
   
   
   2020년 중국 경제위기의 근거
   
   중국 경제·금융 전문가인 안 교수는 2015년 원광대에서 중국에 경제위기가 올 것인지를 분석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이 무렵부터 “2020년 무렵 중국에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를 꾸준히 해왔다. 그에게 중국에 경제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보는 근거를 물었다.
   
   안 교수가 첫째로 꼽는 위기 요인은 갈수록 악화되는 중국 정부의 재정 상황이다. 안 교수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 31개 성급행정구 중 상하이(上海)시 외 다른 모든 지방정부가 적자로 돌아섰다. 중국 4차 산업혁명의 진원지로 꼽히는 도시 선전(深圳)시 역시 적자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인프라 투자로 중국 경제를 연착륙시켜왔다. 하지만 지금은 기업이 어렵기 때문에 감세 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총부채는 GDP 대비 250% 수준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이례적으로 기업부채가 높다. 반면 정부부채와 가계부채는 GDP의 35~45%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기업부채를 가계와 정부로 넘기는 작업을 몇 년간 해왔다. “중국이 원래 작년까지는 그동안 쌓여 있던 부채를 계속 구조조정하면서 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미국과의 분쟁이 시작되면서 경제가 어려워지니까 하던 구조조정을 멈춘 상황이다.”
   
   안 교수는 중국의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주장의 근거로 올 1월부터 중국 외환 당국이 개인의 외환 사용을 엄격하게 통제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들었다. 안 교수에 따르면 이전까지 중국의 개인들은 1년에 5만달러(약 6000만원) 정도의 외환을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외환 사용이 통제되기 시작했고 관리가 강화됐다. 안 교수는 “지금은 매일 2000위안(약 34만원)씩만 출금하더라도 외환 당국에 미리 신고하지 않으면 출금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외환관리가 강화된 상황”이라며 “그만큼 외환에 여유가 없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중국에 실제로 경제위기가 발발할 경우 어떤 식으로 펼쳐질까. 안 교수는 “일단 달러 대 위안화 환율을 봐야 한다”며 “현재 7점대 초반 수준인 이 환율이 8점을 넘어서면 중국 내 외국 자본과 외국 기업에 들어간 돈이 나올 것이고 이 정도 상황이 된다면 중국 정부가 억지로 외화 반출을 막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가 다음으로 꼽은 것은 중국 내 M2(총통화) 증가율이다. M2는 협의의 통화인 M1에 기업들의 일반 예치금을 합한 금액이다. 안 교수는 “현재 중국의 M2 증가율이 계속 제로에 가까운 상황인데 갑자기 어느 순간에 늘어난다면 중국 정부가 돈을 찍어내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돈을 찍어낸다면 화폐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국민들의 실제 생활은 악화된다. 안 교수는 “중국 돼지고기 한 근 가격이 최근 단기간에 두 배 이상 뛰었다”며 “결국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그만큼 하락한 것”이라고 했다. “결국 미국이든 중국이든 하나씩 양보를 해야 협상이 되지 그러지 않으면 협상이 없다. 누가 오래 버티느냐의 답은 결국 미국 경제, 그리고 중국 경제가 줄 것이다.”
   
   
   “돈 찍어내는지 M2 증가율 주시해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소재로 만든 영화 ‘빅쇼트’(2015)를 보면 어느 농촌에서 봉춤을 추는 여자가 집을 5채 소유하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월스트리트 펀드매니저인 주인공들은 이를 보고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채권 공매도를 시작한다. 주인공들의 예측은 맞아떨어졌고 그들은 공매도로 큰 부를 획득한다. 안 교수는 “미국의 IB(투자은행)를 포함해 미국, 중국의 어떤 기관이든 기관들이 낸 자료를 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문서가 아니라 직접 중국의 내부로 들어가 나만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봉춤을 추는 여자는 일반적으로 사회의 바닥에 있는 계층이다. 이런 사람이 집을 5채 갖고 있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딱 맞다. 아주 디테일에서 금융위기의 전조를 파악한 것이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 경제를 지금부터라도 아주 자세히 분석하고 연구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투명한 정부 구조를 갖고 있어 대부분의 연방정부 자료가 대외에 공표된다. 반면 중국은 공산당이 지배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내부를 들여다보기 어려운 구조다. 안 교수는 “그러니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며 “나는 중국에 갈 때마다 현지 기업인들을 만나서, 마트에 가거나 택시를 타서도 항상 경제 상황을 물어본다”고 했다. 연해주와 근처 동북 3성을 많이 가다가 최근에는 시안(西安)을 포함한 중서부, 일대일로(一帶一路) 지역을 자주 찾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에 다녀온 베이징조차 상황이 좋지 않았다. 중국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안 교수는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 경제위기는 위기이자 기회”라며 “정부와 국책 연구기관이 예상되는 손실과 대응방안을 최대한 빨리 마련해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연구자 한두 명으로는 한계가 있다. 싱크탱크를 만들고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 일본이 중국인들보다 중국을 더 잘 안다는 말이 있다. 일본인들은 베이징이나 상하이에 한 번씩 가면 10년씩 있으면서 유창한 중국어로 최고위층과 인맥을 다진다. 반면 한국은 2~3년이면 돌아온다. 중국을 진짜 잘 아는 전문가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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