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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5호]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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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워치]중국 국산 항모가 대만해협으로 남하한 까닭

지해범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장 hbjee@chosun.com

▲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 산둥호. photo 유튜브
지난 11월 17일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 산둥호(山東號)가 전함단을 이끌고 대만해협을 통과한 뒤 남중국해로 남하(南下)하자, 주변 여러 국가가 신경을 곤두세웠다. 미국과 일본은 구축함을 보내 추적에 나섰다. 베트남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가장 강하게 반발한 쪽은 대만이었다. 대만은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의 인기가 치솟는 중이었다. 대만은 즉각 정찰기를 띄워 연합정보감시체제를 가동했다. 또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차이 총통의 선거유세가 본격화하자 중국이 대만 선거에 적극 개입하려 한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겁먹지 않을 것이며 투표를 통해 중국에 ‘노(No)’라고 말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중국은 “정례 훈련일 뿐 특정 목표물을 겨냥하거나 (대만의) 현 상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힌 뒤 오히려 미국을 향해 “남중국해에서 힘 자랑을 그만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굴욕의 바다’ 대만해협을 통과한 산둥호
   
   중국의 반응은 일주일 전 미 해군 순양함 챈슬러스빌(Chancellorsville)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과 미 함대가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벌이는 것을 겨냥한 것이었지만, 실은 지난 70년 역사에 대한 아픈 기억의 산물이기도 했다. 중국은 1949년 대륙을 장악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미국의 방해로 대만 통일에는 실패했다. 1958년에는 영해를 12마일로 선포하고 대만 진먼다오(金門島)와 마주다오(馬祖島)를 점령하기 위해 대규모 포격을 가했으나 이도 여의치 않았다. 미국의 3개 항모 전단이 개입하여 제해권과 제공권을 장악하면서 중국은 더 이상의 무력 공격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은 1995~1996년에도 좌절을 맛봐야 했다. 대만 리덩후이(李登輝) 총통이 미국을 방문해 코넬대학에서 강연하는 등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하자, 중국은 1996년 2월 말 대만해협 건너편 푸젠성(福建省)에 12만명의 군사력을 배치하고 대만 가오슝(高雄)항 앞바다로 미사일을 발사해 전쟁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는 그해 3월 23일로 예정된 대만 최초의 총통 선거에 위기감을 조성해 리 총통을 떨어뜨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무력 공세에 대항해 미국이 니미츠호와 인디펜던스호 등 2개 항모전단을 대만 인근에 배치해 압박한 데 이어 총통 선거에서 리덩후이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되자, 중국은 결국 무력 압박을 풀고 물러났다. 즉 대만해협은 중국에 ‘굴욕의 바다’였다. 이런 바다를 중국 최초의 국산 항모인 산둥호가 전단을 이끌고 지난 11월 17일 통과한 것이다. 중국으로선 아픈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20여년간 해군력 증강에 매진한 ‘와신상담(臥薪嘗膽)’의 결실이었던 셈이다.
   
   
   괌 기지까지 위협하는 중국 항모전력
   
   중국의 해군력 증강은 역으로 미국과 일본에는 새로운 위기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항모전단 증강이 아시아 주둔 미군의 활동과 대만해협 및 동·남중국해에 대한 미군의 개입을 차단하는 이른바 ‘접근저지-영역거부(A2/AD) 전략’의 일환이라 본다. ‘접근저지(Anti-Access)’란 중국이 본토로부터 원거리에 있는 오키나와 등 미군기지나 항모강습단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미군 전력이 서태평양 해역으로 접근하는 것을 지연·방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영역거부(Area Denial)’란 대만해협이나 동·남중국해 등 중국 연안지역 분쟁 시 미군과 동맹군의 효율적인 연합작전을 위한 ‘행동의 자유’를 차단함으로써 일정 지역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군사능력을 말한다.
   
   항모가 없을 때 중국 전투기의 작전범위는 한 번 급유로 전투기가 날 수 있는 행동반경 내로 제한을 받는다. 그러나 항모에 전투기가 실리면 항모의 항해거리만큼 작전반경은 늘어난다. 이는 그동안 미군이 장악해온 남중국해와 말라카해협, 서태평양과 인도양까지 중국의 해군력이 투사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미국 오바마 정부 때 시작되고 트럼프 정부가 가속화하고 있는 ‘아시아 재균형 전략(Pivot to Asia)’과 중국의 ‘A2/AD 전략’은 필연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러시아 항모를 개조한 제1호 랴오닝(遼寧)호에 이어 이를 모방한 산둥호까지 2척의 항모를 보유 중이며, 현재 제3호 항모를 상하이항에서 건조 중이다. 중국은 2025년까지 4척의 항모를 보유한다는 목표다. 중국의 항모 기술은 전반적으로 미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특히 함재기를 이륙시키는 재래식 사출기는 미국 전자식 사출기에 비해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중국은 미국의 기술을 해킹해 제3호 항모부터 적용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이더 성능과 전단의 합동작전능력도 미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중국 해군 발전 2단계인 2020년까지 2개의 항모전단이 완료되면, 중국 인민해방군의 행동반경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해역(제2도련선)까지 확대되어 괌 미군기지를 위협하게 된다. 중국은 또 자체 군사력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미사일·잠수함의 성능 향상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중국이 보유한 대함(對艦) 탄도미사일인 DF(둥펑)-21D와 잠수함 등에 배치된 순항미사일은 미 군함에 매우 위협적이다.
   
   특히 중국형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루양(Luyang)-Ⅲ 구축함의 수직발사대에 장착된 YJ(鷹擊)-18 미사일은 적의 공대공 또는 함대공 미사일로부터 격추를 피하기 위해 초음속으로 비행할 뿐만 아니라 최종 공격 단계에서는 속도가 마하 2.5~3으로 빨라져 미 해군의 하푼 미사일로 요격이 쉽지 않다.
   
   
   2035년쯤 미·중 전력이 역전되면 한국의 운명은?
   
   일본 육상 자위대 동부방면 총감(總監)을 지낸 와타나베 요시카즈(渡部悅和) 일본전략연구포럼 시니어펠로는 2018년 저서 ‘중국인민해방군의 전모’에서 “중국은 2000년부터 약 20년에 걸친 놀라운 군사력 증강(병기 질의 개선과 양의 증가)으로 미군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군대로 성장했다. 2030년에는 주요 함정 수에서 미군을 추월한다. 중국군의 수의 우위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시진핑 정부 들어 2016년부터 시작된 인민해방군의 개혁, ‘싸워 이기는 인민해방군’ 실현에 박차를 가하면서 통합작전능력에서 미군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 자위대가 F-35 전투기, 함정, 잠수함 등을 포함해 군사력 질의 측면에서 우세한 분야가 있지만 수의 측면에서 인민해방군에 압도되는 분야가 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해상 통제권을 중국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신형 공격 핵잠수함 건조와 다목적 해양항공기 투입, 신형 줌왈트급 구축함의 레이더 성능 향상과 미사일 방어망 강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항모전단의 능력이 강화되고 인공섬과 활주로 건설 등으로 남중국해를 ‘내해화(內海化)’하면 할수록 미군의 활동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만약 중국이 남중국해를 통제하는 날이 오면, 이 해역을 통해 에너지와 무역화물을 수송하는 한국과 일본은 엄청난 안보 위협을 받게 된다. 최근 일본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 군비확장과 군사훈련에 적극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 최초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 초대 함장을 지낸 김덕기 공주대 교수는 “지금과 같은 추세로 갈 경우 아시아에서 미·중의 군사력이 역전되는 시기는 2035년 정도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대비하여 한국은 핵잠수함과 같은 비대칭전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의 동의와 지원을 얻을 수 있도록 한·미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일과 군비경쟁을 벌일 수는 없지만, 아무도 한국을 건드릴 수 없도록 ‘고슴도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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